2020. 10. 13. 10:48
해외여행 대신 제주도로 수십만 명이 몰린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비행기를 타고 제주를 여행하기에는 여러 가지 걱정이 많은 시기입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방 안에서 제주도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제주도에서 온 맥주와 아름답고 적막한 감성을 담고 있는 시집과 함께 내 방에서 제주 감성에 빠져볼까요?
제주 맥주와 함께 읽으면 더욱 제주도의 감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시집을 한 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바로 이원하 시인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입니다.
이원하 시인은 순전히 시가 쓰고 싶어 도시를 포기하고 제주도로 내려온 우리 세대의 젊은이입니다. 이 시집에서는 제주도의 아름다우면서도 적막하고 외로운 감성을 느낄 수 있는데요, 제주도의 실제 지명과 바다, 바람, 동백 같은 것들이 직접적인 시어로 등장해 더욱 제주도의 감성을 더해줍니다. 마치 이 시집을 읽고 있으면 창밖에 제주 바다의 파도가 치고 있고, 문을 열고 나가면 금방이라도 돌담길을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시인은 제주도의 모든 것을 관찰하며 시를 써 내려갑니다.
‘바다는 아래로 깊고, 나는 뒤로 깊다.’
‘위로의 말은 없고 이해만 해주는 바람의 목소리’
감미로운 글귀 속에 제주 바다와 바람이 주는 상큼한 분위기를 음미할 수 있습니다.
제주 감성이 느껴지는 시집과 함께 집에서 제주를 느낄 수 있는 맥주는 ‘제주 맥주’가 유일합니다. 맥파이, 제스피 같은 제주 수제 맥주가 있긴 하지만 직영점이나 특정 술집에 가야 만날 수 있죠. 현재 편의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제주산 맥주 중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것 중 제주 위트 에일, 제주 펠롱 에일, 제주 슬라이스를 골라봤습니다. 제주 맥주 홈페이지를 통하면 전용 잔과 감귤칩 안주도 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마셔볼 맥주는 ‘제주 위트 에일’입니다. 제주 맥주가 선보인 첫 맥주로 5.3도의 적당한 알코올 도수에 제주 특산품인 귤 향을 가득 머금고 있습니다. 잔에 따르기만 해도 전해지는 상큼한 시트러스 향이 제주도를 생각나게 합니다. 귤 향 외에도 여러 가지 산뜻한 향이 더해진 ‘제주 위트 에일’은 풍미가 좋고 쓴맛 없이 깔끔한 맛이 일품입니다.
두 번째 맥주는 ‘제주 펠롱 에일’입니다. ‘펠롱’이란 ‘반짝이다’라는 뜻의 제주도 방언으로 ‘제주 펠롱 에일’은 다양한 홉으로 만들어 위트 에일보다 색도 진하고, 좀 더 쌉쌀한 맛이 느껴지는 묵직한 맥주입니다. 알코올 도수도 5.5도로 제주 맥주 삼 형제 중 가장 높습니다.
마지막 맥주인 ‘제주 슬라이스’는 열대 과일인 패션프루트 향이 물씬 나는 맥주입니다. 진한 탄산 속에 상큼한 패션프루트 향이 가득해, 과일 맥주 특유의 시큼한 맛이 입안을 감싸는 느낌을 줍니다. 알코올 도수도 4.1도로 제주 맥주 중 가장 낮아 가볍게 즐길 수 있습니다.
두보, 이백 같은 중국 대표 시인부터 우리나라의 김삿갓까지, 많은 문학가 특히 시인 중에 애주가가 많습니다.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을 대표하는 보들레르는 시집 ‘파리의 우울’에서 “끊임없이 취해야 한다. 무엇에? 술이건 시건 덕성이건 그대 좋은 대로 취해야 한다.”라는 명 시구를 남겼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지쳐가는 요즘, 제주 향을 담고 있는 맥주와 시집 한 권으로 제주 특유의 낭만과 여유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차가운 맥주 한 잔과 시인이 들려주는 제주의 아름답고 은은한 이야기들이 일상에 지친 나를 위로해 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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