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10. 11:20
ㅣ배한성 성우 인터뷰ㅣ
안녕하세요, 교보생명 공식 블로그 가족•꿈•사랑의 가족 여러분~! 프론티어 기자단 권선영, 김현우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아마데우스, 맥가이버, 가제트 형사, 콜롬보, 제임스 딘, 이소룡, 성룡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천차만별로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이 캐릭터들 사이에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목소리라는 사실!그 주인공은 바로 46년 동안 2만 명에 달하는 인물들의 인생을 연기하고, 함께 살아온 우리나라 성우계의 대부, 배한성 선생님이랍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바쁜 성우 중의 한 분이라, 인터뷰 시간을 잡는 것도 무척 어려웠지만, 배한성 성우님께서는 저희 기자단을 위해 흔쾌히 시간을 내주셨답니다. 그럼 지금부터 배한성 성우님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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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1! 배한성 성우님과 함께하는 교보생명 이야기 |
Q. 교보생명과 여러 해에 걸쳐 함께 일해오고 계시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일을 해오셨는지 말씀을 부탁드릴게요.
A. KLBS(Kyobo Life insurance Broadcasting System, 교보생명 사내방송국)가 개국하기 전부터 15년 정도 함께 해왔기 때문에 일을 많이 한편이지요. 예전에 일이 많을 때는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교보생명에 들를 정도였어요. 교보생명을 갈 때마다 친숙한 느낌이 들지요. 작업실까지 가는 지름길까지 알 정도니까요.
Q. 교보생명에서는 영업서비스 현장을 지원하기 위해 리크루팅, 영업 노하우, 상품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매주 월~금 운영하는데 특히 성우분들의 역할이 크다고 들었어요. 교보생명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주로 하시나요?
A. 성과가 뛰어나거나 영업 노하우가 있는 FP 분들에 대한 프로그램이 시리즈로 많이 나갔는데 해설을 맡아요. 스티브 잡스의 ‘Think Different’처럼 새로운 방식으로 고객에게 접근하는 FP 분들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Q. 교보생명에서 하는 프로그램의 녹음에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A. 어떤 왕은 자신이 왕이기 때문에 '의사가 특별히 신경 쓰겠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의사는 모든 환자를 왕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 또한 어떤 것을 맡든 차별화를 두지 않고 해요.
Q. 배한성 성우님에게 교보생명은 어떤 이미지인가요?
A. 교보생명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교보문고가 있지요. 국민들의 지적인 부분의 바탕이 되는 곳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교보생명이 없었다면 교보문고도 없었을테고, 우리나라 지적 발전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교보문고 덕분에 다른 기업에 비해 느끼는 것이 다르네요.
PART2! 배한성 성우님과 함께하는 성우 이야기 |
Q. 요즘 이슈거리로 떠오르는 연예인 더빙 문제나 성우가 방송으로 진출하는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외화더빙을 성우만 해야 한다는 법은 없어요. 물론, 홍보효과를 위해 할 수는 있지만, 성우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더빙을 할 때는 싱크를 맞추기가 힘들지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작업입니다.
더빙은 성우만 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전문 성우가 아닌 사람들은) 감정연결이나 연기의 기초가 미약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어요. 성우가 있는데 다른 분야의 사람을 왜 쓰느냐는 질문에는, 성우들이 자기 자신들의 분야로서 자신만의 것으로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전문 성우도 재교육이 필요한데, 이 때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누구가 가르치느냐의 문제,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의 문제, 성우는 개인의 재능을 가지고 하는 직업이다 등-가 있어서 기초에 대한 재교육을 하려는 의지가 약해 선배로서 안쓰럽게 생각하고 있을 뿐이에요.
Q. 어린 나이에 가장 역할을 하셨다고 선생님이 쓰신 책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풍족하지 않은 환경인데도, 어떻게 그 와중에 성우라는 꿈을 키우게 되었나요?
A. 고등학교 때 영화를 많이 봤기 때문에 영화배우라는 꿈을 가졌었는데, 그 시절에는 신성일 선생님처럼 완벽한 외모가 필요한 시대였어요. 외모에는 자신감이 없었지만, 목소리 조건도 좋고 서울에서 태어나 지방 사투리도 없었기 때문에 영화배우라는 꿈을 목소리 배우인 성우로 바꾸는 것은 쉬웠지요. 같은 배우니까요.
Q. 선생님이 생각하는 성우의 매력이란 무엇인가요?
A. 나 자신이 성우를 안 했다면, 인생이 무미건조하고 재미없었을 것 같아요. 내가 성우란 직업을 선택했기 때문에, 신부터 악마의 화신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배우의 표현을 통해서 내 삶에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었고요. 내가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그 캐릭터에 대한 감정을 주면서 성우란 직업에 대한 매력을 느낍니다. 또한 그에 따른 청취자나 시청자 분들께서 성원을 해 주시고, 그에 따른 인정을 받을 수 있어서 기쁨을 느낍니다.
Q. 지금까지 성우 일을 하시면서 녹음실에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A. 보통은 NG에서 많은 에피소드가 나오는 편인데, 나는 NG를 많이 낸 적이 없어요. 특히 젊은 시절에는 고집을 가지고 집중을 해서 NG를 내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
일을 열정적으로 하는 편에요. NG를 낸 시간조차도 다시 대본을 들여다보고, 캐릭터를 연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NG 시간이 잡담 시간이 되는 경우가 많아 선배로서 따끔한 충고를 할 때도 있죠. 성격이 융통성이 없거나 재미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일에 집중하고 열정적으로 하는 것은 당연하며, 잡담이 아닌 한 번 더 연구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성우 일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맥가이버, 가제트 형사, 형사 콜롬보, 제임스 딘, 이소룡, 성룡 등 2만 명이 넘는 캐릭터의 삶을 살아오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있나요?
<배한성 선생님이 연기하신 영화 '아마데우스'의 한 장면. (출처 : 네이버 영화)>
A.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듯이 모든 캐릭터를 소중하게 생각해요. 소위 '허접'한 캐릭터를 맡은 적도 있었지만 임하는 자세만큼은 허접스럽지 않았습니다.
모차르트 역을 맡았던 톰 헐스의 연기는 1초마다 연기가 달라지는 것 같았지요. 이런 변화무쌍함을 성우로서 표현하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표현하기 힘들었던 배역들이 좀 더 기억에 남고 대표적으로 남아있을 뿐이지 모든 작품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Q. 애니메이션(컴퓨터 형사 가제트, 심슨 가족 등), 내레이션(도전! 지구탐험대 등), 외화(아마데우스 등), 라디오드라마(배한성의 고전열전)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데 어떤 콘텐츠를 가장 선호하시는가요?
A. 애니메이션, 내레이션, 외화, 라디오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가 있는데, 어떤 장르든지 난해하더라도 극복해야 하는 대상이 돼야 한다 생각해요. 어떤 것에 영향을 받아 잘하지 못하는 것을 징크스라고 하는데, 난 징크스를 만들려 하지 않았어요. 유능한 배우라면 어느 장르든지 잘 할 줄 알아야 하며, 어떤 것은 잘하고 어떤 것은 못하다는 생각을 가지면 안 돼요. 멀티플레이어로서 다 잘 할 줄 알아야 해요.
작업을 할 때 오른손에 대본을 들고 하지 않으면 연기가 잘 되지 않는다는 성우분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나는 어떤 위치든지 상관없어요. 나는 그런 분들께 자리를 양보하는 편이고 그런 습관을 고치라고 이야기를 하지요.
<배한성 선생님의 사인>
Q. 성우는 목이 생명인데요, 선생님께서 목을 관리하는 특별한 비법이 있나요?
A. 대체적으로 건강을 타고난 편이기 때문에 따로 비법이라고는 없어요. 그리고 담배를 하지 않고 절주하고 일찍 자는 습관을 들여 몸에 신경을 쓰지요. 하지만 이런 철저한 자기관리는 프리랜서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Q. 성우를 꿈꾸고 있는 친구들에게 해 주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A. 성우를 하겠다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지금은 토털 엔터테이너(Total Entertainer) 시대이기 때문에 성우만 하는 시대는 이제 아니란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요즘 세상에 연극배우가 연극만 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되고, 방송이나 영화 분야에도 본인의 역량을 키워야 하듯이, 성우의 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한 우물만 파라는 옛말은 현대사회에서는 힘들어졌고, 다양한 곳에 자신의 재능을 도전시켜봐야 합니다. 현재 내가 성우 외에도 강연을 뛰듯이, 성우를 활동하고 있지만 자기 일을 확장시킬 줄 알아야 해요.
제가 성우로 활동한 시절에는 외화 더빙(보이스오버)이나 라디오 드라마 위주로 활동했는데, 지금은 라디오 드라마가 많이 위축되어 있고, 외화도 많이 방영되지만 더빙본으로는 많이 나가지 못하고 있답니다.
현재 성우 지망생이 150만 명으로 추정되는데 5000만이 넘는 인구 중에서 과연 누가 잘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기 때문에, 성우를 하나의 직업으로 보지 말고 다양하게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소리가 좋으면 성우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정말 옛날 얘기가 되었어요. 50~60년대의 옛날 영화는 잘 생기기만 했으면 배우를 할 수 있었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얼굴만 잘생겼다고 배우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듯이, 성우도 마찬가지로, 목소리만 좋다고 성우를 할 수 없는 것이죠.
<배한성 선생님과 권선영(좌), 김현우(우) 프론티어 기자가 함께한 기념 사진>
모든 대화가 끝나고, 배한성 성우님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는 것으로 이번 인터뷰가 끝났어요. 선생님께서는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녹음 일정이 있으셔서. 저녁도 드시지 못하고 서둘러 녹음을 하시러 가셨답니다.
그 뒷모습을 보며, 성우가 되신 지 40년이 훌쩍 넘으셨는데도 저렇게 열정적으로 선생님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살아간다는 점에서 존경심이 들었어요. 그리고 저도 삶을 이렇게 살아야겠구나, 하는 마음가짐과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긴 시간 동안 프론티어 기자단과 교보생명 공식 블로그 가꿈사 가족 여러분을 위해 시간을 할애해 주신 배한성 성우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번 기사를 마무리하겠습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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