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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최우수상 - 비포장도로에는 발자국이 남는다
연신 차창에 머리를 부딪쳤다. 나는 감았던 눈을 뜨고 차창 너머로 먼 데서 동이 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환한 빛은 산등성이 너머로 자취를 감췄다가, 이내 온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그제야 잠이 좀 깨는듯했다. 시트에 몸을 기댄 채 유리창 너머 백미러로 시선을 옮겼다. 백미러는 차가 지나왔던 길을 길게 비추고 있었다. 타이어는 멈추지 않고 축축한 흙바닥에 곡선을 그려냈다. 나는 울퉁불퉁한 도로 탓에 차체가 흔들리는 것을 보며 목적지에 다다랐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그 날의 나는,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게 된 할머니의 짐을 챙기러 엄마를 따라 할머니 집으로 가고 있었다. 운전대를 잡은 엄마는 내내 말이 없었다. 엄마는 뻥 뚫린 고속도로의 끝을 바라보면서 의사의 말을 되새기고 있었을 것이다. 암이 온몸에..
2017.05.24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최우수상 - 비포장도로에는 발자국이 남는다
연신 차창에 머리를 부딪쳤다. 나는 감았던 눈을 뜨고 차창 너머로 먼 데서 동이 트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환한 빛은 산등성이 너머로 자취를 감췄다가, 이내 온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그제야 잠이 좀 깨는듯했다. 시트에 몸을 기댄 채 유리창 너머 백미러로 시선을 옮겼다. 백미러는 차가 지나왔던 길을 길게 비추고 있었다. 타이어는 멈추지 않고 축축한 흙바닥에 곡선을 그려냈다. 나는 울퉁불퉁한 도로 탓에 차체가 흔들리는 것을 보며 목적지에 다다랐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그 날의 나는,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게 된 할머니의 짐을 챙기러 엄마를 따라 할머니 집으로 가고 있었다. 운전대를 잡은 엄마는 내내 말이 없었다. 엄마는 뻥 뚫린 고속도로의 끝을 바라보면서 의사의 말을 되새기고 있었을 것이다. 암이 온몸에..
2017.05.24
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우수상 - 두 번째 소녀
“이렇게 요란한 옷을 입겠다고? 엄마가?”놀라는 나의 반응에 엄마의 두 볼이 금세 빨갛게 달아올랐다. 알록달록한 작은 꽃들이 잔뜩 수 놓인 원피스를 가슴 앞에 대보고 있던 엄마는 슬쩍 옷을 제자리에 걸어놓았다. 옷 가게를 나온 뒤 내 팔짱을 끼고 말없이 걸으면서도 엄마의 얼굴은 한참이나 부끄러움으로 물들어 있었다. “아니, 저 원피스 예쁘긴 한데, 엄마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전혀 아니잖아?”치마보다는 바지, 꽃무늬보다는 줄무늬, 화려한 것보다는 심플한 것을 좋아하던 엄마였다. 어릴 적 나에게 옷을 사주거나 입혀줄 때도 늘 마찬가지였다. 오죽하면 그 시절 내 소원 중 하나가 팔랑거리는 스커트를 한 번 입어보는 것이었을까. “너도 늙어봐라. 저런 게 눈에 들어온다.”별 대꾸 없이 거리를 구경하던 엄마는 소심한..
2017.05.23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우수상 - 두 번째 소녀
“이렇게 요란한 옷을 입겠다고? 엄마가?”놀라는 나의 반응에 엄마의 두 볼이 금세 빨갛게 달아올랐다. 알록달록한 작은 꽃들이 잔뜩 수 놓인 원피스를 가슴 앞에 대보고 있던 엄마는 슬쩍 옷을 제자리에 걸어놓았다. 옷 가게를 나온 뒤 내 팔짱을 끼고 말없이 걸으면서도 엄마의 얼굴은 한참이나 부끄러움으로 물들어 있었다. “아니, 저 원피스 예쁘긴 한데, 엄마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전혀 아니잖아?”치마보다는 바지, 꽃무늬보다는 줄무늬, 화려한 것보다는 심플한 것을 좋아하던 엄마였다. 어릴 적 나에게 옷을 사주거나 입혀줄 때도 늘 마찬가지였다. 오죽하면 그 시절 내 소원 중 하나가 팔랑거리는 스커트를 한 번 입어보는 것이었을까. “너도 늙어봐라. 저런 게 눈에 들어온다.”별 대꾸 없이 거리를 구경하던 엄마는 소심한..
2017.05.23
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우수상 - 도킹하는 우주에게
사람 하나하나가 각자 하나의 우주라고 한다면 지하철은 수많은 우주가 하나의 방향으로 겹쳐지는 흔치 않은 장소 중 하나일 것이다.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는 수많은 우주가 겹쳐지고, 멀어지면서 도시에 숨을 불어넣는다. 가끔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 지하철이라는 공간이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 커다란 우주들이 만나는 장소가 아무런 사건 없이 그저 스쳐 가는 장소로만 존재한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나는 수많은 우주를 스쳐 지나가며 생각한다. 이렇게 서로가 스쳐 지나갈 뿐인 세계에서 내가 다른 사람의 우주에서 유영할 수 있게, 혹은 다른 사람이 나의 우주에서 유영할 수 있게 되는 관계가 된다면 그건 정말로 기적 같은 일일 것이라고. 스무 살 무렵의 나는 많은 관계..
2017.05.23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우수상 - 도킹하는 우주에게
사람 하나하나가 각자 하나의 우주라고 한다면 지하철은 수많은 우주가 하나의 방향으로 겹쳐지는 흔치 않은 장소 중 하나일 것이다.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는 수많은 우주가 겹쳐지고, 멀어지면서 도시에 숨을 불어넣는다. 가끔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 지하철이라는 공간이 기묘하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 커다란 우주들이 만나는 장소가 아무런 사건 없이 그저 스쳐 가는 장소로만 존재한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지하철에서 나는 수많은 우주를 스쳐 지나가며 생각한다. 이렇게 서로가 스쳐 지나갈 뿐인 세계에서 내가 다른 사람의 우주에서 유영할 수 있게, 혹은 다른 사람이 나의 우주에서 유영할 수 있게 되는 관계가 된다면 그건 정말로 기적 같은 일일 것이라고. 스무 살 무렵의 나는 많은 관계..
2017.05.23
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길, 내가 딛는, 내딛는 발걸음으로
돌아보니 그랬다. 그저 방학일 뿐이었던 여느 때의 1월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한 친구들은 “방학이라 좋겠네, 늦잠도 자고.”라는 말을 쉽게도 했다. 그 애들은 정오쯤 일어나 씻지도 않고 집 앞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사 먹는 내가 부러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애들은 몰랐을 것이다. 밥솥을 열 때 나는 ‘삐리릭!’ 소리가 얼마나 큰지. 그건 방 안에서 티브이를 보고 계시는 할머니를 나오게 하기에 충분한 소리라는 사실도. “밥 먹게?”하며 반찬을 꺼내오시는 할머니 앞에서 나는 자꾸만 작아졌다. 그 누구도 내게 ‘밥만 먹는 식충이’ 식으로 눈치 주지는 않았지만, 그냥 내 마음이 그랬다.그러나 사실은 합격한다고 해도 걱정이었다. “너 요즘 뭐하냐?” 묻는 친척 어른들께 “대학원 생..
2017.05.22 by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17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장려상 - 길, 내가 딛는, 내딛는 발걸음으로
돌아보니 그랬다. 그저 방학일 뿐이었던 여느 때의 1월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졸업과 동시에 취업한 친구들은 “방학이라 좋겠네, 늦잠도 자고.”라는 말을 쉽게도 했다. 그 애들은 정오쯤 일어나 씻지도 않고 집 앞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사 먹는 내가 부러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애들은 몰랐을 것이다. 밥솥을 열 때 나는 ‘삐리릭!’ 소리가 얼마나 큰지. 그건 방 안에서 티브이를 보고 계시는 할머니를 나오게 하기에 충분한 소리라는 사실도. “밥 먹게?”하며 반찬을 꺼내오시는 할머니 앞에서 나는 자꾸만 작아졌다. 그 누구도 내게 ‘밥만 먹는 식충이’ 식으로 눈치 주지는 않았지만, 그냥 내 마음이 그랬다.그러나 사실은 합격한다고 해도 걱정이었다. “너 요즘 뭐하냐?” 묻는 친척 어른들께 “대학원 생..
2017.05.22
[평생이와 든든이가 알려주는]실손의료보험 해부하기
2017.05.19 by 교보생명
라이프
[평생이와 든든이가 알려주는]실손의료보험 해부하기
2017.05.19
[평생이와 든든이가 알려주는] 보험의 유니버셜 기능 200% 활용하기
2017.05.12 by 교보생명
라이프
[평생이와 든든이가 알려주는] 보험의 유니버셜 기능 200% 활용하기
2017.05.12
[평생이와 든든이가 알려주는]정기보험과 종신보험이란
2017.04.27 by 교보생명
라이프
[평생이와 든든이가 알려주는]정기보험과 종신보험이란
2017.04.27
교보생명, 지속가능경영 ‘한 권에 담았다’
‘2016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해 이해관계자와 소통 교보생명이 지난 한 해 지속가능경영 활동과 성과를 담은 ‘2016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공동발전하는 지속가능경영을 통해 ‘존경 받는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 지난 2011년 생보업계 최초로 보고서를 내놓은 이래 일곱 번째예요. 비상장 기업이 해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로 이름 붙여진 보고서에는 고객, 재무설계사, 임직원, 투자자, 정부∙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와의 약속에 대한 추진내용과 성과를 담았어요. ▲고객만족활동 강화 ▲재무설계사 역량강화 지원 ▲임직원 자기계발 기회 확대 ▲자산운용이익률 제고 ▲생명보험업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활동 등 이해..
2017.04.26 by 교보생명
뉴스룸
교보생명, 지속가능경영 ‘한 권에 담았다’
‘2016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해 이해관계자와 소통 교보생명이 지난 한 해 지속가능경영 활동과 성과를 담은 ‘2016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공동발전하는 지속가능경영을 통해 ‘존경 받는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 지난 2011년 생보업계 최초로 보고서를 내놓은 이래 일곱 번째예요. 비상장 기업이 해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로 이름 붙여진 보고서에는 고객, 재무설계사, 임직원, 투자자, 정부∙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와의 약속에 대한 추진내용과 성과를 담았어요. ▲고객만족활동 강화 ▲재무설계사 역량강화 지원 ▲임직원 자기계발 기회 확대 ▲자산운용이익률 제고 ▲생명보험업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활동 등 이해..
2017.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