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5. 17:05
연말연초가 되면 술 마실 일이 많아지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과음은 음주로 인한 다양한 신체적인 질환을 야기할 수 있으며, 결국에는 음주 자체가 문제가 되는 알코올 남용 혹은 알코올 중독으로 진행될 수 있답니다. 알코올 중독(알코올 의존)은 현대의학으로는 완전히 나을 수 없는 만성적인 불치병이랍니다.
알코올 중독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인격 파탄자나 부랑인, 폐인 등 술로 인하여 사회적 지지체계를 모두 상실한 사람들만을 생각하기 쉬워요. 병원 진료실에서도 자신은 회사를 잘 다니고 있으니 알코올 중독이 아니라며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를 종종 볼 수 있는데요, 특히 한국 사회에서 남자들에게 있어서는 음주가 일종의 ‘사회적 능력’과도 같이 받아들여지는 측면이 있어 알코올 중독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답니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의 핵심은 술을 마신 기간이나 술의 양이 아니라 ‘술에 대한 조절감을 상실한 상태’이며 사회 부적응자만 걸리는 몹쓸 병이 아니라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라는 데 있어요. 오늘은 이러한 알코올 중독의 진단과 치료, 자가 진단의 방법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
알코올 중독의 원인은?
알코올 중독의 원인은 한 가지로 딱 잡아 말할 수만은 없답니다. 일반적으로 생물학적·심리적·사회적 요인이 공동으로 작용을 해서 알코올 중독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유전적으로 알코올 중독이 있는 부모의 자녀는 알코올 중독이 없는 부모의 자녀에 비해 알코올 중독이 될 확률이 4배가 높다고 알려져 있답니다. 심리적으로는 일반적으로 알코올 중독자가 수줍고, 외톨이이며, 예민하고 불안이 많은 인격을 가지고 있어 무의식적인 스트레스와 좌절감을 감소시키기 위해 술을 마신다고 해요. 이외에도 술을 권하는 문화, 술에 대한 사회적·도덕적 관념 등이 알코올 중독에 영향을 미치기도 해요.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 보아야 하는데요, 한 개인이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 상당한 양의 음주를 매일 해야만 하는 경우, 주말 등 특정 시간에 집중하여 과음을 하는 패턴을 규칙적으로 보이는 경우, 수주에서 수개월 폭음을 한 후 일정기간 금주를 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이에요.
특히 음주 습관이 특정 행동과 연관된 경우가 흔한데, 가령 일단 시작하면 통제하지 못하고 폭음하게 되는 경우, 금주를 위해 반복되는 노력을 하는 경우, 최소 이틀 이상 하루 종일 취해 있는 경우, 흔히 필름이 끊긴다고 말하는 음주와 연관된 기억장애를 보이는 경우, 심각한 신체질환이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는 경우 등이 이에 포함된답니다.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장애 진단 통계 편람(DSM-IV-TR)에는 알코올 중독이라는 용어 대신에 알코올 남용과 알코올 의존이라는 진단명을 쓰고 있어요.
간단한 알코올 중독 자가진단 방법
알코올 중독에 대해 간단한 자가 진단법이 있답니다. 최근 6개월 동안 아래 중 4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알코올 중독일 가능성이 높아요.
1 자기 연민(슬픔)에 잘 빠지며 이것을 술로 해결하려고 한다.
2 혼자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3 술 마신 다음날 해장술을 마신다.
4 일단 술 한 잔을 마시면 계속 마시고 싶다.
5 술 마시고 싶으면(술 생각나면) 거의 참을 수가 없다.
6 최근 6개월간 2회 이상 술 마실 때 일어났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7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술이 해롭다고 느낀다.
8 술로 인해 일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9 술로 인해 아내가 떠났거나 떠나겠다고 위협한다.
10 술이 깨면 진땀, 손 떨림, 불안을 느끼거나 잠을 자지 못한다.
11 술이 깨면서 공포나 몸 떨림을 경험하고 헛것이 보이거나 헛소리가 들린 적이 있다.
12 술로 인해 생긴 문제(골절, 창상)로 치료 받은 적이 있다.
알코올 중독의 폐해와 치료
만약 내가 알코올 중독이라면 어떠한 폐해가 생길 수 있을까요? 우선 간염·지방간·간병변 등 간 장애, 위염·설사 등 위장관계장애, 췌장염·당뇨·심근병증·성기능 장애 등이 신체적 합병증으로 나타난답니다. 특히 신경계는 비타민B 결핍증으로 인해 기억력 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알코올성 치매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알코올 중독은 이러한 신체적 폐해뿐 아니라 다양한 정신적 폐해도 유발할 수 있답니다. 알코올 중독 환자의 1/4 내지 2/3에서 일생 동안 우울증을 겪게 되고, 특히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 자살시도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해요. 또한 공포증과 공황장애, 물질(니코틴·암페타민·마리화나 등) 사용 장애가 동반되어 나타날 수도 있으며 임신 시 산모가 음주를 하게 되면 태아 알코올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답니다. 태아 알코올 증후군은 출산 후 아기의 발육이 늦어지고 얼굴과 머리 부분의 기형, 중추 신경계 이상 징후가 나타날 수 있어요.
알코올 중독은 진행되는 병이며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일 수 있어요. 따라서 빨리 치료하면 할수록 경과나 예후에 도움을 줄 수 있답니다. 또한 알코올 중독은 가족의 병입니다. 배우자와 자녀를 비롯한 가족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가져다 주며 술을 마시니까 미워하고, 미워하니까 마시는 악순환의 사슬이 지속되는, 결국 모두 피해자이자 환자인 상황이 되어버린답니다.
치료를 시작하면 환자는 금단증상을 줄이는 약물치료를 받게 되고, 전문가와의 면담을 통해 확고한 병식과 병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술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대처 능력과 기술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받게 되요. 보통 병에 걸리면 의사를 찾아가 진단을 받고 지시에 따르는 것처럼, 알코올 중독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알코올 전문가와 상담하고 치료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두 기억해주시기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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