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13. 13:37
'기차여행'. 말만 들어도 저절로 설레고 들뜨게 하는 단어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여행'이란 단어는 듣는 이로 하여금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죠. 다소 느릿느릿 움직인다고 해도, 열차가 덜컹거린다고 해도 오히려 그 불편함이 낭만과 소위 '아날로그적'이라고 하는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 바로 기차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어요. 이러한 기차여행은 특히 추운 겨울날 떠나기에 좋은데요, 자동차와 달리 빙판길 미끄러짐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고속도로가 막혀 답답해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에는 겨울 당일 기차여행 떠나기 좋은 곳을 엄선해서 소개해드리려 해요!
겨울 당일 기차여행 떠나기 좋은 곳 하나. 분천역
(출처 : 두산백과)
분천역
주소 :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964
전화번호 : 1544-7788
고즈넉한 시골 기차역이 동화 속의 '산타마을'로 변신한다면?! 이보다 더 신나는 일이 있을까 싶네요.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에 위치한 분천역은 경상북도 봉화군에 있는 작은 기차역인데요, 이곳에서는 올해 2월 13일까지 눈과 산타를 주제로 한 '산타마을'을 만나보실 수 있어요. 참고로 서울에서 가실 때에는 청량리 역에서 O-train(중부내륙순환열차)을 이용해 출발하게 되며 분천역까지는 약 4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답니다.
원래 분천역은 이전까지만 해도 하루 이용객이 열 명이 채 되지 안을 정도의 시골 간이역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월 백두대간 협곡열차가 다니면서 하루 1,000여 명이 찾는 명소로 뒤바뀌었고, 특히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산타마을이 조성되면서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어요.
(출처 : 경상신문)
현재 분천역 건물은 겨울 특유의 낭만이 가득한 산타클로스의 집으로 바뀌었는데요, 열차 승강장에서부터 하차 동선을 따라가면 산타마을로 입장하실 수 있답니다. 산타마을의 광장은 초대형 트리와 루돌프 포토존, 산타 시네마와 체험관, 산타 우체국 등 산타와 관련된 다양한 소품으로 꾸며져 있으며 개장 기간 동안에는 루돌프 대신 당나귀가 끄는 산타 마차를 타볼 수도 있답니다. 덕분에 여러분 또한 직접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될 수 있어요! 이외에도 산타 카페에서는 경북 봉화 지역의 별미를 맛볼 수 있으며 역 주변에는 눈썰매장과 얼음썰매장 등을 설치해두고 있어 놀이를 즐기기에도 좋답니다.
겨울 당일 기차여행 떠나기 좋은 곳 둘. 김유정역
(출처 : 위키피디아)
김유정역
주소 :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
전화번호 : 1544-7788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기차역은 김유정역이에요. 김유정역이 위치한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에 가면 춘천 명물인 닭갈비와 막국수를 파는 식당들이 들어서 있는데요, 그 이름이 저마다 '유정식당', '봄.봄 막걸리' 식이랍니다. 또, 인근의 금병산의 등산로에는 '봄.봄 길', '동백꽃길', '금 따는 콩밭길', '만무방길' 등의 이름이 붙어있어요. 서정적이고 향토적인 작품으로 세대를 막론하고 큰 사랑을 받았던 우리나라의 문학가 김유정을 기리는 마음이 넘쳐나죠? 김유정역의 원래 이름은 신남역이었지만, 해마다 김유정의 작품 세계와 삶을 쫓아 이곳을 찾는 이들 사이의 인기 덕분에 철도역사상으로는 처음으로 사람 이름이 들어간 '김유정'역으로 바뀌게 된 것이랍니다. 김유정 역은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역명 표기에 궁서체를 적용해 문학적 향취를 더욱 뽐내는 곳이기도 해요.
(출처 : 김유정 문학촌 홈페이지)
서울에서 경춘선 전철을 타고 한 시간 남짓 달리면 도착하는 이곳에 내리면 당연 실레마을을 찾아가보셔야 해요. 김유정의 대표작인 <봄봄>을 비롯해 <동백꽃>, <총각과 맹꽁이>, <소낙비>, <산골나그네> 등의 12편이 이곳 실레마을을 배경으로 쓰여졌답니다. 마을 내 김유정 문학촌은 김유정의 생가 터를 복원해 만든 것으로, 김유정 기념 전시관과 생가를 비롯해 디딜방아, 외양간 등 당시의 크고 작은 건축물을 재현해둔 곳이랍니다.
김유정 기념관은 사실 규모로만 따지자면 작은 편이지만, 김유정 문학의 특징처럼 소박하고 정감 어린 공간으로 유지되는 것이 매력이랍니다. 덕분에 작가이기 이전에 '사람' 김유정의 삶을 엿보는 데도 좋은 기회가 될 거예요. 김유정 문학촌 입구를 찾으시면 소설 <동백꽃>의 주인공이 동갑내기 처녀 점순이에게 닭 싸움으로 괴롭힘을 당하는 유명한 장면을 묘사한 조형물도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이외에도 김유정문학촌 뒤로 난 실레이야기길을 걸어보는 것도 추천해드려요. '돌병이들이 넘어오던 눈웃음길',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 '장인 입에서 할아버지 소리 나오던 데릴사위길' 등 김유정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과 길의 테마를 연결에 길을 거니는 재미를 한층 더해준답니다. 이렇게 마을을 걸으면서 작가 김유정의 문학적 향기를 음미해보는 시간을 가지시면 참 좋을 것 같네요!
겨울 당일 기차여행 떠나기 좋은 곳 셋. 정선역
(출처 : 두산백과)
정선역
주소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애산리 428
전화번호 : 1544-7788
*정선5일장이 열리는 매월 2일, 7일, 12일, 17일, 22일, 27일에만
하루에 1편의 무궁화호(오전 8시 10분 청량리 역에서 출발)가 운행 중
'아리랑의 고장'으로 불리는 강원도 정선군. 오랜 세월 동안 정선 사람들의 삶이 노랫가락에 실려 수많은 노랫말로 만들어진 만큼 정선 아리랑은 남녀의 사랑과 연정, 이별, 세태에 대한 풍자 등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우리네 인생 그 자체랍니다. 이러한 아리랑 가락을 따라 정선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엿보는 데 있어 정선5일장만큼 좋은 구경거리가 또 있을까 싶네요. 정선5일장은 말 그대로 5일마다 열리는 정기 재래시장으로 전국 최대규모의 재래시장이랍니다.
<정선5일장 (출처 : 두산백과)>
정선역에서 내려서 약 10분 정도 걸어가면 정선 읍내로 들어서게 되는데요, 정선5일장 관광열차인 '아리아리열차'를 타면 5일장까지 연계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실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라요. 정선5일장은 매달 2, 7, 12, 17, 22, 27일에 열린답니다. 정선5일장에서 갖가지 볼 거리를 구경하고 맛있는 먹거리로 배를 채운 다음에는 아우라지 나루터를 둘러보시는 것도 추천해드려요.
<아우라지 (출처 : 한국관광공사)>
정선군 북면 여량리에 자리한 아우라지는 구절 쪽에서 흘러내리는 송천과 임계 쪽에서 흘러내리는 골지천이 만나는 곳으로 두 개의 천이 합쳐 어우러지는 곳이라고 해서 '아우라지'라는 이름이 붙었답니다. 두 천이 만나는 산 아래에는 아우라지 처녀상과 정자가 세워져 있는데요, 이곳에서도 정선아리랑의 흔적을 엿볼 수 있어요.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네주게 / 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 / 잠시 잠깐 님 그리워 나는 못 살겠네'
얼핏 노래 가사가 구슬프게 느껴지시죠? 이 노래와 아우라지 처녀상에는 슬픈 이야기가 얽혀 있는데요, 옛날 아우라지를 사이에 두고 여량과 구미에 각각 떨어져 살던 처녀와 총각이 있었어요. 둘은 동백을 따러 가기로 약속했으나 폭우로 물이 불어 나룻배를 띄울 수 없게 되었고, 그 심정이 정선아리랑의 한 구절이 되어 현재까지 전해졌다고 해요. 이렇게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이 강에는 지금도 강을 건네주는 나룻배가 있답니다.
최근 코레일에서는 '정선아리랑열차 A-train'을 새로 개통했는데요, 이 열차는 청량리역과 정선역, 아우라지역을 매일 1회로 왕복 운행하고 있답니다. 이 열차는 국내 여객열차 중에서 최초로 지역 명칭을 사용했는데요, 정선아리랑 가락을 따라 정선 사람들의 삶을 엿보고 싶으신 분들은 이용해보시길 추천해드려요!
겨울 당일 기차여행 떠나기 좋은 곳 넷. 추전역과 환상선 눈꽃순환열차
(출처 : http://7788.co.kr)
추전역
주소 : 강원 태백시 화전동 산123
전화번호 : 033-553-8550
*환상선 눈꽃순환열차를 이용해 갈 수 있으며 일반 열차는 정차하지 않음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추전역은 강원도 태백시 화전동에 있는 기차역이랍니다. 추전역은 남한 지역에서는 해발고도(885m)가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역이에요. 추전역은 원래 1995년 1월부터 여객 취급을 중지했지만 1998년 12월, 철도청에서 관광상품으로 개발한 '환상선 눈꽃순환열차'가 이 역에서 장시간 정차하면서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었답니다. 2008년부터는 모든 정기 여객열차가 무정차로 통과하다가 2013년 4월 12일 중부내륙순환열차(오트레인 O-Train)가 운행을 개시하면서 여객 취급을 재개하였으나, 일반열차는 정차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어요.
추전역 인근은 연평균 기온이 남한 기차역 가운데에서도 가장 낮고 적설량도 가장 많아 한여름 외에는 연중 난로를 피워야 할 만큼 춥답니다. 하지만 추전역을 찾으면 혹독한 추위 속에서 더욱 찬란하게 피어나는 눈꽃이 온통 펼쳐진 별천지를 만나보실 수 있어요! 추전역에 내리면 저 멀리 보이는 매봉산 산자락에 위치한 8개의 풍력발전기가 방문객을 더욱 반갑게 맞아준답니다. 찾아가기 힘든 만큼 추전역 인근은 때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융단처럼 깔린 새하얀 눈길을 밟는 소리조차 경쾌해 더욱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곳이랍니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환상선 눈꽃순환열차는 서울역과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강원 태백시 추전역과 경북 봉화군 승부역, 단양역, 그리고 앞서 소개해드린 분천역을 순환하는 관광열차인데요, 이 이름은 오지의 기차역을 둘러보며 돌아오는 기차길이 하늘에서 봤을 때 큰 원을 그리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이 열차를 타게 되면 여행 중 약 120여개의 역, 200여개의 터널, 500여개의 교량을 지나게 된답니다. 참고로 열차를 이용하실 때에는 분천역을 제외하고는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도시락과 간식거리를 반드시 챙기는 것이 좋답니다.
이렇게 겨울 당일 기차여행 떠나기 좋은 곳을 소개해드렸는데 잘 살펴보셨나요? 이제 겨울철 추위도 절정에 달할 것 같은데요, 그만큼 겨울에만 느껴볼 수 있는 낭만과 아름다움도 함께 무르익어 가는 만큼 여행을 사랑하는 가·꿈·사 가족 여러분은 기차를 타고 떠나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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