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27. 14:39
프로이트·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알프레드 아들러는 “인간은 변할 수 있고,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어요. 오늘은 아들러의 심리학을 ‘대화체’로 쉽고 맛깔나게 정리한 책 ≪미움받을 용기≫와 인간 정신에 대한 혁명적 통찰을 담은 고전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강의≫를 함께 읽으면서 심리학의 거장들의 현재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해요!
아들러는 트라우마 이론을 부정하면서 이렇게 말했네.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는 성공의 원인도 실패의 원인도 아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받은 충격-즉 트라우마-으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경험 안에서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 ≪미움받을 용기≫ 중에서
“세계는 단순하고 오늘부터 당장 행복해질 수 있다.”고 누군가 설파한다면 쉽게 수긍하기 어려울 거예요. ‘철학관’에서나 들어볼 만한 이런 메시지의 제출자가 인본주의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랍니다. 알프레드 아들러는 프로이트·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꼽히지만, 프로이트의 그늘에 가려 오랫동안 제대로 주목 받지 못했답니다.
그는 프로이트와 달리 학파를 조직하는 데 힘쓰지 않았고, 그나마 그를 따르던 제자들 다수가 나치의 유대인 박해 때 학살당한 것도 이유라고 해요. 국내에서도 전집과 두툼한 평전까지 소개돼 있는 프로이트와 융에 비해 아들러는 상대적으로 홀대받아왔어요. 그런 상황에서 반가운 책이 출간됐는데요, 일본의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와 프리랜서 작가 고가 후미타케가 합작한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가 바로 그 책이랍니다.
두 저자는 아들러의 ‘새로운 심리학’이 어떤 독창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조언은 무엇인지 철학자와 학생의 대화라는 형식을 빌려서 진지하면서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어요. 아들러의 저작들을 직접 읽으려는 독자라도 유익한 가이드북으로 활용할 수 있답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과 의사 아들러도 애초에는 프로이트가 창설한 정신분석협회의 일원이었답니다. 하지만 그는 프로이트와의 이견으로 탈퇴해서는 자신의 독자적인 ‘개인심리학’을 제창했어요. 어떤 의견 차이인가. 아들러 심리학의 획기적인 점은 프로이트의 트라우마 이론을 부정한다는 데 있답니다. 프로이트는 과거의 트라우마(심리적 외상)가 현재의 나를 지배한다고 보는 ‘원인론’의 입장이라면, 아들러는 정반대로 개인은 각자가 설정한 목적에 따른다는 ‘목적론’을 주창하고 있어요.
아들러에 따르면, 인간의 성격이나 기질은 원인에 의해서 고착되지 않았으며, 목적의 재설정을 통해서 얼마든지 변화될 수 있답니다. 우리는 인생을 사는 방식으로서 ‘생활양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자기 삶을 변화시킬 수 있어요. 즉 우리는 과거의 트라우마에 좌우되는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생활양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답니다. 아들러가 ‘자기계발의 아버지’라고도 불리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납득할 수 있어요.
아들러는 또한 인간의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타인과의 인정투쟁에서 탈피하라고 충고한답니다. 그는 과제 분리를 요구하는데,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서 어디까지가 나의 과제이고 어디부터가 타인의 과제인지를 분명하게 분리하라는 것이에요. 그런 분리를 통해서 누구도 내 과제에 개입시키지 말고 나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 대인관계에 대한 아들러의 처방이에요. 그렇게 되면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 돼죠.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지 않는다는 건 부자유스러울 뿐더러 불가능한 일이랍니다. 거꾸로 우리가 행복해지려면 ‘미움받을 용기’도 있어야 해요. 그런 점에서 아들러의 심리학은 ‘용기의 심리학’이기도 해요.
“여러분이 자신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지는지는 내 관심사가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인간 본성 속에 있는 이기적인 악의 존재에 대해서 반박하고 나서는 것을 의무로 느낄 만큼 그렇게 상사나 동료에게서 호의를 받고 있습니까?”
- ≪정신분석 강의≫ 중에서
아들러의 심리학은 한편으로 그가 대척점에 놓고 있는 프로이트 심리학에 대한 이해에도 도움이 된답니다.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두 심리학자가 인간에 대한 이해에 있어서 정반대의 견해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에요. ≪미움받을 용기≫ 덕분에 프로이트에 대한 관심도 촉발됐다면 프로이트에 저작에 도전하는 용기도 내볼 만해요.
프로이트의 저서 중 가장 많이 읽히는 책은 ≪꿈의 해석≫이지만 이론적인 저작으론 ≪정신분석 강의≫(열린책들)가 기본서에 해당해요. ‘정신분석입문’으로도 많이 번역된 바있는 ≪정신분석 강의≫는 원제가 ‘정신분석 입문을 위한 강의들’이랍니다. 제1차세계대전까지 정신분석학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하고 있기에 몇몇 이론적 주장은 1920년대 이후 수정되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기본적인 내용은 정신분석학의 골격으로 계속 유지되므로 프로이트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저작이랍니다. 프로이트는 주로 실수·꿈·신경증 등과 같은 주제를 다루면서 매우 꼼꼼하면서도 철저하게 이들을 설명했어요. 이후의 그의 생각들은 ≪새로운 정신분석 강의≫에서 읽어볼 수 있답니다.
다른 한편으로 ‘프로이트냐 아들러냐’라는 선택지를 놓고 공정하게 판단하려면 아들러의 ≪인간이해≫(일빛)와 대비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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