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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도 주고 받는 나와 가족의 심리테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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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5. 6. 17:23




상담을 하던 한 여성이 “교수님, 정말 외로울 때가 언제인지 아세요? 저 혼자 있을 때가 아니에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있는데, 도대체 말이 안 통할 때에요.”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필자도 이 말에 깊이 공감했는데요, 우리가 진짜로 외로울 때는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나 소중한 가족들과 함께 있어도 전혀 대화가 되지 않을 때가 아닐까 싶어요.





  


가족은 언제나 양가감정을 불러일으킨답니다. 따뜻함과 단단한 소속감을 주기도 하지만 가장 아픈 상처의 근원이 되기도 해요. 우리는 일상 속에서 크든 작든 수많은 상처를 겪고,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해소하면서 살아가기 마련이에요. 그러나 가족에게 받은 상처는 다른 어떤 상처보다 더 아프고 독성이 깊답니다. 가족에게 받았던 상처가 더 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그게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이기 때문이에요.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는 “행복한 가족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족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라는 말이 나와요. 가족이 행복해지려면 수많은 요소들이 성공적이어야 하는데, 그 중 한 가지라도 어긋나면 나머지 요소가 아무리 성공적이라도 가족이 행복해질 수 없다는 말이랍니다. 그래서 가족 문제와 갈등의 원인을 찾는 과정은 무척 복잡하고 어려워요.


사실 심리상담의 영역 중에서도 가장 치료가 어려운 분야가 바로 가족문제랍니다. 대부분의 가족문제는 다양한 원인이 거미줄처럼 꼬여있어요. 그렇기에 개인상담보다 가족상담은 훨씬 힘겨운 치료과정을 갖는답니다. 가족에게 불행을 가져다 주고, 가족 모두에게 아픈 상처를 남기는 복잡하게 뒤엉킨 갈등의 원인은 가족 구성원 한 사람의 개인적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이 가진 상호작용의 문제로 봐야 해요. 가령 가장이 어둡고 긴장된 표정으로 집에 들어오면 집안에 있던 가족들은 일순간 가장의 감정에 영향을 받아요. 가족 구성원 한 사람의 감정은 강력한 전염성을 가지기 때문이에요. 가족 누군가 강력하게 불안을 느끼면 불안감은 가족 전체로 퍼져나가요.


가족은 하나의 모빌과 같답니다. 아기 침대 머리맡에 걸려 있는 모빌을 생각해 보세요. 형형색색 각기 다른 모양과 색깔을 한 조각들이 모빌을 구성해요. 아기의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모빌 조각 하나를 손가락으로 툭 건드려본다고 생각해보세요. 분명 한 조각을 건드렸을 뿐인데 그 조각뿐 아니라 모빌 전체가 움직이죠. 가족이란 이런 것이랍니다. 우리는 가족 안에서 결코 개별적인 존재로 살 수 없답니다. 가족의 한 구성 요소로서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해야 해요.






가족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끊임없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가족의 변화도 가족 중 어느 한 사람에게만 요구할 수 없답니다. 가족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가족 전체의 체질을 개선할 때만이 가족은 변화할 수 있어요. 이런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그간 유지해오던 관계와 소통의 방식이 전체적으로 변해야 해요. 이를 위해 두 가지 정도가 필요하답니다.


첫 번째는 다른 가족들의 정서와 생각을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능력, 즉 공감능력이 필요해요. 인간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다른 사람과 공감대가 형성된 대화를 나눌 때랍니다. 눈과 눈이 마주치고, 얼굴과 얼굴이 서로 를 향할 때 가장 큰 기쁨을 얻는 것이죠. 가족들이 소통 부족과 대화 결핍을 호소한다면 이것은 단지 말이 부족해서가 아니랍니다. 공감능력을 갖추고 커뮤니케이션할 때 가족의 소통은 원활해져요. 서로 공감을 해줄 때 비로소 가족구성원들은 자신이 가족들에게 사랑 받고 있음을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답니다.



두 번째는 가족들 사이에 ‘주고받음(give&take)’을 잘 실천해야 해요. 이는 가족 뿐 아니라 대인관계에서도 통용되는 기본법칙이랍니다. 우리는 받은 것을 꼭 되돌려주고 싶은 욕구를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얼마나 상처를 줄 수 있는지, 또 그 상처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부부싸움이랍니다. 

상대를 비난하거나 폄하하는 말은 상처로 남아요. 상처를 받은 이는 이를 본능적으로 되돌려주려고 해요. 나중에는 이성을 잃어버릴 정도로 화가 나 서로를 공격하고, 상처가 되는 말을 서슴지 않게 되죠. 가족 구성원끼리 주고받아야 할 것은 상처나 폄하가 아니라 칭찬과 격려, 용기와 희망이어야 해요.


가족 관계는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답니다. 행복한 가족은 희생과 양보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어요. 물론 참고, 희생하는 것도 행복한 가족을 위한 소중한 자원임에는 틀림없어요. 그러나 이것만으로 행복한 가족관계를 유지할 수 없답니다. 행복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자발적인 마음이랍니다. 결코 의무감이나 억지로는 할 수 없어요. 여기에 꼭 필요한 것이 서로에 대한 배려인데요, 서로에 대한 배려는 주고받게 된답니다. 이런 배려 속에서 가족들은 용서와 화해의 기회를 서로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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