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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미덕과 힘' ≪혼자 있는 시간의 힘≫ VS ≪고독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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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10. 18:37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라고 김현승 시인은 노래했어요. 그 고독의 계절, 가을이 깊어가고 있djdy. 늦가을의 고독한 시간을 채워줄 만한 일로 고독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책들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혼자 있는 시간의 의의와 힘을 안다면 좀 더 충실하게 고독을 즐길 수 있을지 모를 일이에요.





  



"누가 가장 좋은 동료가 되어줄 수 있을까. 내가 나의 동료가 되어주어야 한다. 특히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세상에 자기편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럴 때에도 ‘나만은 내편’이라는 생각을 잃지 않도록 훈련해야 한다.”


-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중에서


 


가장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사이토 다카시의 ≪혼자 있는 시간의 힘≫(위즈덤하우스)랍니다. 저자의 체험에 바탕하고 있는 책인데,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펴낸 인기 저자이지만 사이토 다카시는 오늘의 자신을 만든 것이 10년의 혼자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어요. 대입에 실패한 열여덟 살의 재수생 시절부터 메이지대학의 교수가 된 서른두 살까지 10여 년 간의 시간이 그에게는 ‘암흑의 10년’이었어요. 지독히도 고독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혼자 있는 시간의 고독감이 엄청난 에너지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시간이기도 해요.

반드시 누군가와 함께해야 하는 일들이 있는 반면에 고독속에서 혼자 해야만 하는 일도 있어요. 공부와 독서가 거기에 해당한답니다. 곧 ‘지적인 생활이야말로 ‘혼자 있는 시간’의 본질이라 할 수 있어요. 혼자 있다는 것은 물론 외로움을 동반하지만 지적 성장과 내면의 성숙을 위해서는 그것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실제적인 체험담을 소개하고 있는 만큼 사이토 다카시는 자신이 외로움을 극복했던 방법도 일러주는데, 그것은 세 가지랍니다. 눈앞의 일에 집중한다, 원서를 읽거나 번역을 해본다, 독서에 몰입한다. 저자는 괴테 전집을 읽으며 느낀 기쁨을 고백하는데, 위대한 작가나 사상가를 정신적 멘토로 삼아서 그들과 대화를 나누는 일이 바로 독서라고 해요.

그렇게 독서는 고독의 질을 높여주는 가장 손쉬운 일이면서 가장 중요한 행위랍니다. 그렇다면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이란 달리 독서의 힘이라고 해도 무방할 거예요. “어른의 독서는 인간의 근본적인 고독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레슨”이라는 게 저자의 메시지인 것이죠.






   


"자신은 누군가에게 거부당하거나 비난받지 않을 것이고 별나게 취급당하지도 않을 거라고 확신하면서 내면 가장 깊은 곳의 느낌에 접촉하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을 때, 마음속에서 어떤 종류의 재배치나 분류 과정이 일어나면서 평화로운 느낌, 진리의 우물 깊은 곳에 정말로 닿았다는 느낌을 경험한다."

- ≪고독의 위로≫ 중에서





독서의 힘에 대한 사이토 다카시의 견해에 공감한다면 고독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저작으로 시선을 돌려보아도 좋을 것 같아요. 앤서니 스토의 ≪고독의 위로≫(책읽는수요일)이 고전급에 해당하는 책이랍니다. 고독에 관한 저자의 생각은 그가 인용하고 있는 에드워드 기번의 말에 집약돼 있어요. “대화는 서로를 이해하게 하지만, 천재를 만드는 것은 고독이다. 온전한 작품은 한 사람의 예술가가 혼자 하는 작업으로 탄생한다.”


첫사랑에 실패하고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지만 기번은 아주 행복하고 편안한 삶을 누렸고 ≪로마제국 쇠망사≫라는 대작을 남겼답니다. 모두가 기번의 사례를 따를 필요는 없지만 그의 삶과 대비해볼 때 우리는 인간관계에 너무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스토는 지적하고 있어요. 인간관계에 따라 우리의 행복이 좌우된다고 보는 것이 통념이고 반박하기 어려운 지적이랍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우리는 인간관계뿐 아니라 인간관계 이외의 것에도 끌리며, 저자가 보기에 그것이 우리의 인간조건인 것이죠.


가령 생존과 번식이라는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다르지 않아요. 그렇지만 여느 동물과 달리 인간은 번식기간을 지나서도 여전히 지속되는 삶을 상당 기간 살아가요. 인간관계 이외의 것에도 흥미와 관심을 갖게 되는 조건이랍니다. 그리고 수많은 창조 활동이야말로 대부분 인간관계 없이 혼자 있을 때 이루어져요.


따라서 공정하게 말하자면, 인간은 다른 이들과 가까이 지내고 싶다는 충동과 함께 독자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충동, 이 두 가지를 모두 갖고 있답니다. 즉 인간은 고독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듯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고독을 필요로 하며 고독을 추구해요. 특히 창조적인 작업에 관심을 둘 경우에 고독은 필수적이랍니다. 새로운 발견이나 통찰은 주로 혼자 있는 순간에 얻어지기 때문이에요.


저자는 이런 면을 간과하는 정신분석학의 여러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답니다. 혼자 있을 때 우리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과소평가한다고 보아서이지요. 친밀한 애착관계는 삶이 전개되는 한 축일 뿐 결코 유일한 중심축은 아니랍니다.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또 다른 축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고독이라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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