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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시즌2' 시작한 윤태호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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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 27. 16:00

윤태호는 성실한 작가입니다. 사람을 평가할 때 능력보다 성실성을 더 높이 두는 그의 작품 속 캐릭터들 하나하나가 바로 그의 분신이죠. 많은 사람들이 그의 눈부신 성공과 재능을 칭찬하지만 그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지 않습니다. 이 시대의 ‘마음 청년’ 그를 만나봅니다.

 

 

타협하지 않는 리얼리티와 디테일 

윤태호 작가의 만화를 볼 때 가장 먼저 와 닿는 느낌은 ‘리얼리티 reality’와 ‘디테일detail’인 것 같아요. 굳이 ‘리얼리티’와 ‘디테일’을 언급한 이유는 두 단어가 주는 느낌을 고스란히 옮겨줄 만한 우리말이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국어사전의 의미로 리얼리티는 ‘사실성, 현실성’이고 디테일은 ‘세부사항, 부분’인데 윤태호의 작품들은 사실성, 세부사항 같은 짧은 단어에 포함시키기 어려운 더 깊고 넓은 의미의 것들이 담겨 있어요. 그만큼 리얼리티와 디테일은 윤태호 만화를 완성하는 중요한 뼈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윤태호의 만화 중 최초로 영화화한 <이끼>부터 <내부자들>•<미생>•<인천상륙작전>•<파인> 등은 시대•배경•사건•캐릭터들이 천태만상으로 다양하고 이질적인데, 딱 하나의 공통점을 꼽는다면 그게 바로 ‘리얼리티와 디테일’입니다. 이 뼈대를 완성하는 과정에는 어떤 타협도 없어요. 사람들은 윤태호 만화의 리얼리티와 디테일에 감탄하면서도 그 뒤에 숨겨진 노고는 잘 생각하지 못하죠. 물론 독자들이 그럴 의무는 없지만 윤태호의 만화들은 하나같이 오랜 시간 공들인 취재를 거칩니다. 당연히 그 취재에도 ‘적당히’라는 말은 없어요.

 

 

오직 성실함이 인생의 주연이다

사진출처 | 다음 웹툰 연재작 윤태호작가 미생 시즌2

짧은 지면으로 윤태호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는 어렵지만 압축된 특징을 말하라면 이렇습니다. 그의 모든 작품의 뼈대는 리얼리티와 디테일로 이루어지고 그가 작품을 통해 추구하는 인생관은 ‘성실한 삶’이에요. ‘<미생> 시즌 1’의 주인공 장그래는 실패자, 낙오자에 가까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캐릭터가 된 것은 오직 성실하기 때문입니다. 바둑 이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젊은이가 프로의 꿈을 접고 세상 밖으로 밀려났을 때 무엇을 할 수 있겠어요. 성실하게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죠. 윤태호는 장그래를 통해 비정한 사회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크든 작든 쉬운 성공은 어디에도 없어요. 머리 좋은 프로지망생이 사회에 나와 승승장구하는 판타지였다면 미생의 성공은 없었을 거에요.

“회사가 전쟁터라고? 밖은 지옥이야”와 같은 미생의 많은 명대사들은 우연히 만들어진 게 아니에요. 그렇게 현장에서 막 집어온 것 같은 생생한 감성이 담긴 대사는 현장사람들의 진솔한 조언 없이는 불가능하고 그런 스토리텔링은 오직 현장에서 발로 뛰고 맨몸으로 부딪치는 성실한 밀착 취재를 했을 때만 가능하죠.

윤태호는 성실한 작가입니다. 그는 빛나는 재능으로 어느 날 갑자기 스타 덤에 오른 천재만화가가 아니에요. 노숙자생활에 가까운 간난신고를 겪으면서 만화에 입문했고 허영만 문하생, 조운학 화실을 거치면서 실력 있는 만화가로 이름을 알리기까지 그가 가진 경쟁력은 오직 성실함뿐이었어요. 사람을 평가할 때 능력보다 성실성을 더 높이 두는 그의 작품 속 캐릭터들 하나하나가 바로 그의 분신이죠. 많은 사람들이 그의 눈부신 성공과 재능을 칭찬하지만 그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지 않고, 숭배자들이 만든 허상에 자신을 동일시하지도 않습니다.

윤태호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가치는 해피엔딩이 아니라 결코 포기하지 않고 펄떡거리며 살아 움직이는 희망의 생존과정에 있어요. 그것이야말로 완생(完生)을 추구하는 이 땅의 모든 미생(未生)들의 진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시즌 2가 시작됐다. 무엇에 중점을 두었는가?

시즌 2에는 기업의 회계업무에 관한 에피소드를 넣으려고 해요. 좋은 회사를 판단하는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재무제표에요. 회사생활이라고는 단 하루도 해본 적 없는 내가 그런 내용들을 실감나게 다루기 위해서는 당연히 전문가들의 디테일한 조언이 필요해요. 시즌 1을 진행할 때 수출, 무역에 관해서 도움을 주었던 전문가들이 있는데 회계 쪽도 마찬가지에요. 요즘은 꼭 필요한 조언자가 미국에 가있어서 모바일 메신저로 소통하는 데 한 번씩 주고받는 양이 단편소설 하나쯤 돼요. 조언하는 분께는 대단히 송구하지만 나로서는 달리 방법이 없으니 매달릴 수밖에 없어요. 귀찮아하지 않고 질문까지 틀리거나 어색한 부분을 일일이 수정해서 보내줄 때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윤태호 만화가는

1969년생. 노숙자생활에 가까운 고난의 과정을 통해 만화가로 데뷔했다. 허영만 화백, 조운학 화실을 거쳐 성장했으며 1998년 <야후>로 두각을 나타냈고 2007년 <이끼>, 2011년 <내부자들>, 2012년 <미생>을 발표하면서 국민만화가의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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