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10. 16:00
막장 드라마들이 <시그널>•<태양의 후예> 등 명품 드라마의 등장으로 조금씩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데요. 명품 드라마의 성공 이유, 명품 드라마가 만들고 있는 방송계의 새로운 판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막장 드라마의 성공방정식
언제부턴가 지상파 드라마들은 정해진 성공방정식이 있다고 믿어져 왔습니다. 어떤 장르든 가족이 빠지지 않아야 하며 멜로는 더더욱 필수적이고, 나아가 그 자극을 더 강화하는 드라마 코드들(이를 테면 출생의 비밀•불륜•불치병•복수극)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것이 하나의 틀로 만들어진 게 이른바 우리가 ‘막장 드라마’라고 부르는 드라마들에요. <아내의 유혹>이나 <왔다 장보리>•<내 딸 금사월> 같은 드라마들은 가족극 틀에 멜로와 복수극을 엮고 ‘출생의 비밀’ 같은 자극적인 코드를 담아 이제는 지상파 드라마에서 얻기 어렵다는 30%를 훌쩍 넘겨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냈습니다.
이렇게 된 건 지상파 드라마를 보는 고정 시청층이 장년층이고, 그들의 취향이나 시청패턴은 옛 드라마의 그것에 머물러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이것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막연한 추측이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었어요. 그러나 단 몇 년 동안 모바일이나 인터넷 같은 뉴미디어들이 드라마 시청패턴을 바꿔놓았고, 그 뉴미디어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지상파 본방 시청에서 빠져나감으로써 시청률 추산의 구멍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구멍은 당연히 시청률 추산에서 젊은 세대들의 취향을 배제시켰어요. 그러니 지상파에서 시청률을 내는 드라마는 점점 막장 드라마가 아니면 안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높은 완성도로 젊은 세대들 취향 저격
하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지상파 드라마에 변화가 생겨나고 있어요. 대표적인 사례는 KBS <태양의 후예>에요. 이 드라마는 지상파 주중의 미니시리즈로서는 이례적으로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130억 원을 투자해 사전 제작을 했기 때문에 완성도가 높은데도 이런 폭발적인 시청률을 가져온 것에 관계자들은 놀라고 있는데요. 사실 어떤 면에서는 시청률을 위해 완성도는 살짝 흠집을 내야 하는 것이 지상파 드라마에 있어서는 마치 숙명처럼 여겨져 왔기 때문이에요. 본격 장르물을 해도 멜로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고, 가족 이야기가 빠지지 않아야 하는 식의 곁가지는 분명 완성도를 훼손시키는 일입니다.
물론 <태양의 후예>는 멜로가 근간이지만 거기에는 전쟁•재난•의학 같은 다양한 장르물들이 영화적 완성도로 잘 구현되어 있어요. 대본은 물론이고 연출•연기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을 정도. <태양의 후예>가 성공하기 전까지만 해도 지상파들은 저마다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어요. 그것은 tvN이 <미생>에 이어 <시그널>까지 대성공을 거두면서 지상파 시청자들의 이탈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생겨났기 때문이죠.
<미생>도 그렇지만 <시그널> 역시 지상파에서 제작이 거부됐던 드라마입니다. <미생>은 멜로가 없다는 이유였고, <시그널>은 형사물이 투자대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지상파의 입장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멜로가 없어도 본격 형사물이어도 된다는 걸 케이블이 보여주자 지상파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막장드라마를 해야 시청률이 담보되는 게 현실이지만 이렇게 가다가는 머지않은 미래의 시청자들을 몽땅 빼앗길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죠.
새로운 드라마 시대, 서막이 열렸다
이즈음에 생겨난 <태양의 후예>의 성공은 그래서 지상파도 기존의 성공방정식을 벗어나 좀 더 과감한 투자를 통해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어낸다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는 걸 확인시켜줬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가속화된 건 <응답하라> 시리즈나 <미생>•<시그널> 그리고 최근 방영되고 있는 <기억>까지 심지어 영화적 완성도가 느껴지는 드라마들을 쏟아낸 tvN이라는 케이블 채널의 공이라고 볼 수 있어요.
결국 이런 케이블의 자극과 지상파의 위기의식은 결과적으로 명품드라마라는 드라마의 새로운 판도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저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아니라 감탄하면서 감동하면서 볼 수 있는 드라마의 시대가 조금씩 열리고 있는 것. 시청자들로서는 이보다 즐거운 일이 있을까요.
영화제작 인력의 드라마 제작 진출이나, 중국이라는 시장과 합작해 만들어지는 글로벌 콘텐츠로서의 드라마 제작 같은 새로운 방식들이 향후 더 많은 명품드라마들을 예감케 합니다. 물론 단번에 바뀌지는 않을 거에요. 하지만 적어도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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