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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들의 위험한 투자, 선물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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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5. 20. 16:00

선물옵션 거래는 시장에 대한 정보와 그 정보를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개인의 정보력이 팀 단위로 움직이는 기관투자가를 능가할 수 없어요. 선물옵션은 누가 이익을 보면 반대쪽이 꼭 손해를 보는 제로섬게임입니다. 선물옵션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대박과 쪽박 사이, 선물옵션


영화 <빅 쇼트Big Short>에서 브래드 피트는 “우리는 지금 미국 경제가 붕괴 하는 것에 돈을 건 거야. 우리 생각이 맞으면 우리는 돈을 벌겠지만 사람 들은 집을 잃고 길거리로 나앉게 될 거야. 너무 좋아하지는 말자”라는 대사를 합니다. 빅 쇼트란 자산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그 방향으로 돈을 거는 금융투자전략을 뜻하는데요. 공매도라고도 해요. 이 영화는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를 초래한 미국 주택담보시장의 부실 징후를 이용해 파생금융 상품 거래에서 값이 떨어지는 쪽에 거액을 건 투자자 이야기에요. 영화 속 이야기지만 우리 금융시장에서도 이렇게 무서운 일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빅쇼트와는 개념이 다르지만 그 못지않게 위험한 파생금융상품이 선물옵션이에요. 개인 투자자 중에서는 빅 쇼트보다는 선물옵션으로 쪽박 찬 사람이 많아요. 대박을 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여기를 기웃거리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강남 스타일’ 후속음반에 돈 걸기

파생금융상품인 선물(先物)은 생일 때 주는 선물(膳物)과는 달라요. 이해를 돕기 위해 ‘강남 스타일’이 대히트를 친 2012년로 돌아가보겠습니다. 가수 싸이와 음반 제작사는 ‘1년 뒤 나올 싸이의 새 음반도 히트를 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을 거예요. 고민의 결과 싸이와 음반제작사가 1년 뒤 음반 100만 장을 100억 원에 발매하는 계약을 했다고 해봅시다. 1년 뒤 싸이의 인기가 더 높아져서 음반 100만 장 발매가격이 150억 원이 되면 싸이는 미리 체결한 계약 때문에 50억 원을 손해 보게 돼요. 음반제작사로서는 150억 원이 들었을 제작비를 100억 원으로 줄였으므로 50억 원 이익이고요. 반대로 1년 뒤 싸이의 인기가 떨어져서 음반발매가격이 50억 원이 된다면 싸이는 50억 원 이익, 음반제작사는 50억 원 손해를 보는 셈이 되죠.

이게 바로 가격을 먼저 정해두고 나중에 정산하는 선물거래입니다. 거래 대상을 싸이의 음반 대신 주식으로 대체하면 바로 주식시장에서 말하는 선물거래에요. 선물과 비슷한 파생상품 거래로 옵션이라는 게 있어요. 차이점은 옵션거래의 경우 만기일에 투자자가 예측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가격이 움직여서 손실이 커졌을 때 일정 비용(프리미엄)을 지불하고 거래를 포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금을 완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빠져나갈 구멍이 있지만 위험하긴 마찬가지에요.

옵션에는 2가지가 있는데요. 만기일에 주가지수(또는 주식)를 정해진 가격과 수량대로 살 수 있는 콜옵션과 만기일에 주가지수를 팔 수 있는 풋옵션이 있어요. 헷갈린다면 콜옵션의 콜은 전화 ‘call’을 해서 산다는 의미이고, 풋옵션 의 풋은 시장에 내다놓고 ’put’ 판다는 의미라고 알아두세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시장


1998년 로버트 드니로가 주연한 <왝 더 독Wag the dog>이라는 영화가 있어요. 의역하면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라는 말인데요. 이 영화는 대통령의 성추행 스캔들을 무마하기 위해 가상의 전쟁을 일으켜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고 결국 재선에 성공하게 된다는 내용이에요. 사안의 본질과 동떨어진 가상의 전쟁(꼬리)이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대통령 선거(몸통)를 뒤흔들어 놓은 것입니다.

이렇게 사소한 꼬리가 정작 중요한 몸통을 흔드는 사례가 증시에서도 일어납니다. 증시에 꼬리는 선물시장, 몸통은 현물시장이에요. 선물시장 상황에 따라 현물주식이 거래되는 시장이 출렁거린다는 의미입니다. 선물시장을 토대로 한 프로그램 매매 때문에, 간단히 줄여 말하면 꼬리 때문에 몸통(현물시장)이 흔들리는 것입니다.

올해부터는 파생상품에 양도소득세가 붙어요. 전반적인 파생시장이 위축되고 현물시장의 거래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데 이렇게 되면 파생상품 유동성이 떨어지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더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더 위험한 시장이 된다는 뜻이에요.

이렇게 비정상적인 시장에서 개인이 돈을 버는 게 가능할까요? 외국인이나 기관투자가들은 선물이나 옵션을 위험을 줄이는 수단으로 이용합니다. 대규모 투자가 한쪽 방향으로 쏠리면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위험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투자금의 극히 일부를 떼어 보험에 들어두는 것이죠. 반면 개인은 어디 그럴 수 있나요? 자기 돈을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 고루 투자해둔 상태에서 남는 돈으로 선물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인생 역전을 노리며 전 재산을 몽땅 집어넣는 경우가 많죠. 결국 결말은 너무 뻔합니다. 재앙이 될 수 있는 선물옵션시장에 어설프게 발을 들여 놓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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