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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간의 계절, 간의 열을 다스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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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3. 17:30

만물을 소생시키는 봄. 봄의 기운과 가장 닮은 장기는 바로 간입니다. 간의 기능이 약화되면 봄철 피로가 잦아지고, 분노가 치솟고, 춘곤증 등이 발생하기 쉬워요. 한의학적으로 간 건강을 돌보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대한여한의사외 김미령 선생님께 간 건강 진단과 일반적인 간 건강 관리법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순환 속 우리 몸

간은 봄을 주관하고 봄 기운과 통한다고 한의학에서 말하는데 왜 그럴까요? 간은 피로와 관계가 있으면 있지, 파릇파릇한 봄과 연관성은 도무지 없어 보이는데 말입니다. 이는 한의학이 바로 기운의 흐름과 분포를 중시하는 균형의학이기 때문이에요. <동의보감(東醫寶鑑)> 잡병편은 “사람과 천지자연은 서로 통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원리는 천지자연이 움직이는 원리와 동일하며 서로 연결돼 있다”고 말합니다. 즉, 한의학적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흐름은 발생, 성장, 조화, 수렴, 저장의 과정을 거쳐 발산하는 양(陽)에서 응축하는 음(陰)으로 가는 연속적 순환을 나타냅니다. 이 중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발 생하는 기운으로 우리의 몸에 적용하면 오장육부 중 간과 담에 해요.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소화샘으로 대사, 영양분의 합성과 보관, 해독, 호르몬 균형, 열 생산과 담즙 분비 등의 굵직굵직한 역할을 도맡고 있어요. 또한 간문맥(Portal vein)을 통해 위, 장, 췌장과 비장으로부터 많은 정맥혈이 간으로 가서 간 속에는 500g 정도의 정맥혈이 들어 있으며, 분당 1.5L의 혈액이 통과합니다. 뇌는 근육이나 간과 달리 연료인 당분을 저장할 곳도 없고 포도당을 산화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산소와 포도당 공급을 필요로 해서 혈액공급이 많지만, 간으로는 왜 이렇게 많은 피가 가는 것일까요? 간은 음식 약물 및 내외부의 독성물질들이 반드시 일차적으로 거치는 대사기관으로 일반적 소화뿐 아니라 독소를 수용성 형태로 변화시켜 몸 밖으로 배출되도록 하는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에요. 안정상태에서의 기관별 에너지 소비율을 보더라도 간의 에너지 사용량은 뇌에 버금갈 만큼 많은 일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항상 피로한 장기이기도 합니다. 나의 피로도 간 때문일 수 있지만, 쉬지 못하는 나의 간도 과로로 피로하답니다.

 

 

우리 몸 속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순환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같은 발생, 성장, 조화, 수렴, 저장의 순환을 감정에 적용하면 분노, 기쁨, 생각, 슬픔, 공포예요. 사람은 만물이 발생하고 뻗어나가는 양기(陽氣)에 순응하되 지나치지 않을 때 간이 기(氣)의 운동을 조절하는 소설(疏泄) 기능과, 혈액을 저장하고 조절하는 장혈(藏血) 기능이 순조롭다 고 보았어요. 소설(疏泄)은 뭉쳐있는 기운을 풀어서 소통시키는 것인데, ‘뭉쳐있는 기운’이라는 표현이 다소 모호할 수 있지만, 현대적으로는 보통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감정으로 해석합니다.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소통의 기능을 간이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때, 분노나 부인의 경우에는 하혈(下血) 등으로 나타날 수 있어요. 한의학을 비롯한 대체의학에서 간은 생명력의 중요한 원천이자 분노나 자존심과 관련된 강한 감정들을 배출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직장인들은 소통을 통해 풀지 못한 감정의 응어리를 술이나 담배에 기대어 해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술은 열이 많고 독해서 기가 올라가게 하거나 기를 어지럽혀 간에 과중부담을 주게 돼요. 술이 찬바람과 추위를 물리치고 혈과 맥이 잘 돌게 하여 약 기운을 이끄는 데는 그만한 것이 없으나, 너무 많이 마시거나 빨리 마셔서 지나치면 안 됨을 한의학 의서들이 공통적으로 주지시키는 이유입니다.

 

 

간 건강 진단

간에 혈이 많아 그득(실(實))할 때는 양쪽 옆구리 아래가 아프고 아랫배까지 당기며 화를 잘 내고, 혈이 부족해 기운이 부족 (허(虛))할 때는 눈이 희미하여 잘 보지 못하거나 귀가 잘 들리지 않고 자주 두려워한다고 <동의보감>에 나와 있어요. 배의 조직 질감을 만져서 살피는 복진에서는 배꼽 왼쪽으로 맥이 두드러지게 뛰는 동기(動氣)가 있고, 눌렀을 때 단단하거나 통증이 있는 경우로 간의 문제를 진단했습니다. 간으로 인해 아랫배까지 당기고 동기를 언급한 것은 간이 여러 장기와 폭넓게 연접면을 이뤄 탄력성을 잃게 됨으로써 근막을 통해 복대 동맥(Abdominal Aorta)의 맥동이 강하게 전달되는 걸 의미한 것으로 추정돼요. 실제로 간은 인대성 조직인 간원삭으로 배꼽에 연결돼 있고, 여러 인대와 후면 근막과 막성 연결을 이룹니다. 크기도 커서 위로는 복막과 횡격막, 왼쪽으로는 위장, 아래로는 담낭과 대장, 십이지장, 뒤로는 오른쪽 부신과 신장 등 여러 장기와 연접을 이루고 있어요. 간 자체의 생명력이 떨어지는 경우 외에 반대로 연접면이 매끄럽지 않고 유착되는 경우도 간이 제 기능을 못하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간은 태생적으로 양기가 많아 열이 쌓이기 쉬운 장기인데, 치료는 간이 허할 경우 간의 양기를 돋우고, 실할 경우 소통시켜서 열을 내리며, 주변 조직 사이의 움직임이 매끄럽지 않을 경 우는 인대나 막성 연결 부위를 풀어주는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간 건강 관리법

여러 숙취 해소제나 피로회복제가 간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성분으로 이뤄지는 것도 간의 대사와 해독작용에 주목한 결과예요. 그렇다면 숙취 해소제나 피로회복제를 챙기는 것 외에 간 건강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선, 계절이 바뀌면서 몸의 기능이 다소 둔화되고 응축됐던 겨울에서 밖으로 뻗어나가는 봄으로 전환하는 시기에 몸이 제때 적응하지 못하면 몸이 더 무겁게 느껴지고 식곤증이나 춘곤증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몸을 가볍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 만연한 덧셈의 원칙을 버리고 뺄셈을 생각하길 권합니다. 한의학의 고전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는 사계절에 따른 양 생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 봄철 양생법으로 취침은 조금 늦게 하는 대신 일찍 일어나 산책을 함으로써 봄의 기운인 생기에 순응하는 방법입니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간 부위가 당겨서 괴로우면 단맛으로 풀어주게 돼요.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감초, 멥쌀, 소고기, 대추, 아욱 등이 있고, 기운을 밖으로 발산할 수 있도록 돕는 음식으로 매운맛의 천궁이 있습니다. 또 간이 허할 경우에는 생강이나 귤의 말린 껍질이 좋아요. 이외에도 참깨, 개고기, 자두, 부추 등의 신맛으로 작용하는 음식을 먹으면 좋습니다. 하지만 약의 경우에도 독(毒)을 약하게 쓰면 약(藥)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모든 약은 성미가 치우쳐서 약으로 쓰는 것이기에 항상 주의 해서 써야 해요. 마지막으로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시점에 간이 봄에 배속되었다고 해서 봄에만 간 건강을 챙기거나 특정 음식만 고집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랍니다. 간단하지만 일찍 자고 일찍 일어 나며, 산책이나 등산을 하는 등 자연을 가까이하고, 제철 음식과 과일을 먹으며 자연과 한층 더 가까워진 생활 패턴을 되찾으려 노력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간 건강에 좋은 차(TEA)

간의 열을 내려주는 차

결명자차 : 간의 기운을 돕고 독으로 간에 열 이 있는 것을 치료한다. 가루 내어 먹거나 결명자의 어린 가지와 잎을 나물로 해서 먹는다.

간이 허할 때 기운을 북돋워주는 차

복분자차 : 간을 보하고 눈을 밝게 한다. 복분 자 딸기를 가루 내어 먹거나 날것으로 먹어도 좋다.
산수유차 : 산수유나무 열매는 간을 데워 주므로 가루를 내거나 달여 먹으면 좋다.
모과차 : 모과는 간을 도와 근육과 혈을 북 돋워주는 역할을 한다.

간을 소통시켜 주는 차

귤 껍질차 : 덜 자란 귤의 껍질을 말린 청피(靑皮)는 간의 기운이 잘 퍼지지 못할 때 소통시키는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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