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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민주주의를 배우는 순례길 ‘북한산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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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18. 18:10

꽃과 잎이 피어나는 요즘, 봄을 만끽하기 위해 야외로 나들이를 가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북한산 둘레길도 언제나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명소로 손꼽힙니다. 북한산 둘레길은 옛성길, 내시묘역길, 효자길, 충의길, 왕실묘역길 등 다양한 코스로 구성돼 있는데 오늘은 이 중 북한산둘레길2구간인 ‘순례길’을 따라 나라를 위해 하나뿐인 목숨 아끼지 않은 분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북한산 둘레길을 따라서

(북한산둘레길2구간 순례길,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지도 캡쳐)

 

북한산 둘레길 21코스 중 두 번째 코스인 순례길은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 있는 솔밭근린공원 상단부터 수유동에 있는 이준열사묘역 입구까지 이어집니다.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완만한 경사를 가진 2.3km 코스라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습니다. 둘레길 중간에 국립 4•19 민주묘지, 16위의 독립유공자 묘역, 근현대사 기념관이 위치하고 있어요.

 

(북한산순국선열•애국지사 묘역 탐방 어플리케이션 메인 화면 캡쳐)

강북구청은 ‘북한산순국선열•애국지사 묘역탐방’이라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순례길과 묘역탐방로를 안내하고 있는데요, 교통 안내뿐만 아니라 순국선열들의 인적 사항과 주요 업적을 소개하고 있어요. 안드로이드폰에서만 설치가 가능하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하여

솔밭 근린공원 상단에서 얼마 걷지 않아 전망대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요. 전망대에서는 국립 4.19 민주묘지를 한눈에 볼 수 있었어요. 거대한 조형물과 그 조형물을 뒤로 펼쳐진 묘역은 말로 이룰 수 없는 벅찬 감동과 무한한 감사로 저를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국립 4•19 민주묘지는 1961년 국무회의 설립 결의를 시작으로 1963년에 준공되었고 1993년 성역화 사업을 시작으로 1995년 국립묘지로 승격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4•19혁명 기념관, 4월 학생혁명기념탑, 수호예찬의 비, 자유의 투사, 정의의 불꽃, 민주의 뿌리 등 다양한 조형물이 조성되어 있고 4•19 혁명 당시 사상자와 유공건국포장 수장자 등 398분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4.19혁명기념관)

4•19혁명은 우리나라 헌정사상 최초로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불의의 독재권력에 항거하기 위해 일어났습니다. 4•19혁명은 한동안 ‘혁명’ 또는 ‘의거’로 지칭되지 못하고 ‘4•19’로 불리었어요. 이는 4•19혁명에 대한 역사적 가치판단이 정립되지 못했음을 말해주는데요, 1993년이 되어서야 ‘4•19혁명’으로 정당한 역사적 평가를 받았습니다. 30여 년간 이 땅에 진정한 자유민주주의가 꽃피우지 못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죠.

 

 

사랑하는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이시영 선생 묘소)

이 코스가 ‘순례길’이라 불리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16위의 독립유공자 묘역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6위의 독립유공자에 대한 정보는 ‘북한산순국선열•애국지사 묘역 탐방’ 어플리케이션에서 간단히 소개하고 있는데요.
1세대 검사이자 헤이그 밀사의 한 분이셨던 이준 열사, 민족대표 33인이시며 천도교의 지도자 손병희 선생, 우당 이회영 여섯 형제 중 한 명이시자 대한민국 초대 부통령 이시영 선생, 을사5적 처형을 요구하신 김창숙 선생,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외무부장과 제헌 국회의장을 역임하신 신익희 선생, 2•8독립선언과 3•1운동을 불씨를 지피신 여운형 선생, 민족대표 33인이시자 기독교 대표로 독립운동을 지도하신 이명룡 선생, 무정부주의 운동을 이끄신 유림 선생, 한국독립군 참모장을 역임하신 김숙 선생, 신간회를 이끄시고 대한민국 초대 및 2대 대법원장을 역임하신 김병로 선생, 신간회를 결성하시고 광주학생 항일운동으로 옥고를 치르신 조병옥 선생, 신익희 선생의 장남이자 광복군 총사령부에서 활동하신 신하균 선생, 2•8 독립 선언을 주도하시고 초대 재무부 장관을 역임하신 김도연 선생, 국권회복을 위해 단체를 조직하고 제헌국회 헌법기초위원으로 헌정의 초석을 놓으신 서상일 선생, 광주학생운동 동조시위를 주도하고 항일의식을 고취시키신 양일동 선생 그리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광복군으로 중국 각 지역에서 일본군과 싸우다 전사 순국한 애국선열 17위 합동묘소까지 포함한 16위의 독립유공자 묘역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순례길은 초대 검사, 초대 부통령, 제헌 국회의장, 초대 대법원장, 초대 재무부장관, 제헌국회 헌법기초위원 등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주요 직책 첫 역임자의 묘소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초대길’로 불리기도 해요.

 

(이준열사묘소)

산속 사이사이 묘소가 조성되어 있어 하나하나 찾아가기에 어려웠지만, 그 길을 찾아 헤매며 운동화에 묻은 흙먼지가 이토록 자랑스러웠던 적이 또 있었나 싶었습니다. 묘소를 찾을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붉어지는 눈시울이 부끄러웠고 이제야 찾아 뵙는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어요. 물론 일상에서 매 순간 기억하며 감사함을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역사를 잊지 않고 때때로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분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희는 존재조차 희미할 거예요.

 

이준 열사 묘소와 가까운 곳에는 근현대사기념관이 자리하고 있어요. 근현대사기념관은 헌법정신의 요체인 ‘자유’, ‘평등’, ‘민주’의 이념이 단순히 외래의 소산이 아니라 선열들이 피땀 흘려 체득하고 축적해 온 소중한 가치임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립운동가들이 꿈꾼 나라’, ‘사월혁명의 투사들이 소원했던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의 미래상임을 알리고자 2016년 설립되었습니다.
2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관람객이 방문하는 주요 전시실은 1층이고, 2층에는 갤러리, 열람실, 강의실, 사무실이 있어요. 1층 전시실은 크게 세 곳으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첫 번째 A존은 ‘짓밟힌 산하, 일어선 민초들’이라는 주제로 독립운동사를 소개하고 있으며 B존은 ‘시대의 마감, 민주의 마중’이라는 주제로 영상물을 상영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C존은 ‘우리가 사는 나라, 민주공화국’이라는 주제로 광복부터 4•19혁명을 소개하며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대한독립만세, 대한민국 민주주의 만세

마지막으로 근현대사기념관을 관람하면서 독립과 자유민주주의의 연관성에 대해 의문이 생겼어요. 과연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독립과 자유민주주의는 별개의 개념이라고 생각했는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대한민국 임시헌장과 대한민국 정부의 제헌 헌법을 들여다보니 그 궁금증은 명료하게 해소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임시헌장(1919.4.11. 제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
제2조 대한민국은 임시정부가 임시의정원의 결의에 의하여 이를 통치함
제3조 대한민국의 인민은 남녀•귀천 및 빈부의 계급이 없고 일체 평등
제4조 대한민국의 인민은 종교•언론•저작•출판•결사•집회•통신•주소•이전•신체 및 소유의 자유를 향유함
제5조 대한민국의 인민으로 공민 자격이 있는 자는 선거권 및 피선거권이 있음
제6조 대한민국의 인민은 교육•납세 및 병역의 의무가 있음
제7조 대한민국은 신의 의사에 의하여 건국한 정신을 세계에 발휘하고 나아가 인류 문화 및 평화에 공헌하기 위하여 국제연맹에 가입함
제8조 대한민국은 구황실을 우대함
제9조 생명형•신체형 및 공창제를 전폐함
제10조 임시정부는 국토 회복 후 만 1년 내에 국회를 소집함

 

위의 대한민국 임시헌장에서 볼 수 있듯이 그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신은 지금의 헌법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이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제헌 헌법도 그 정신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헌법 제 1호, 1948.7.17. 제정)>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며 모든 사회적 폐습을 타파하고 민주주의 제도를 수립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케 하며 각인의 책임과 의무를 완수케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여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결의하고 우리들의 정당 또 자유로히 선거된 대표로써 구성된 국회에서 단기 4281년 7월 12일 이 헌법을 제정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헌 헌법은 수차례 개정됐으며 1987년 마지막 개정을 통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죠. 기본 골격은 같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헌법 제 10호, 1987.10.29. 전부개정) >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1항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임시정부의 대한민국 임시헌장과 대한민국 정부의 제헌 헌법에서 볼 수 있듯 독립과 자유민주주의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후손에게 국가의 독립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해주고자 했음을 알 수 있죠. 자신의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고 일제의 신민이 되느니 대한의 개나 소가 되어 살고자 한 선조들의 땀과 피로 일군 대한민국! 선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한국민이 되고 싶다는 생각한 시간이었습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주변에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이 되셨길 바랍니다. 이상 가꿈사 프론티어 10기 장주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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