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3. 10:30
2017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의 이튿날이 밝았습니다. 편안하고 아늑한 숙소에서 피로를 풀고, 맛있는 아침을 먹었더니 대장정을 시작할 힘이 새롭게 솟았습니다. 본격적으로 청년정신을 따라 걷게 되는 2일 차 대장정. 그 날의 설렜던 마음을 가지고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 2일차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본격적인 대장정의 시작
빡빡한 일정 때문에 이른 시간부터 나서야 해서 피곤했겠지만 대원들은 힘든 내색 없이 즐겁게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하늘도 우리를 반겨주듯이 정말 화창했어요. 예쁜 구름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절로 좋아졌답니다. 신나고 재미있는 일만 가득할 것 같은 느낌 팍팍 받으며, 대장정 2일 차 출발!
옛 모습이 살아있는 신민대가
대장정 2일 차 첫 일정은 장춘에서 제일 큰 광장인 신민대가에서 시작했어요. 신민대가를 탐방하기 전 대산문화재단 곽효환 상무님의 짧은 강의가 있었습니다. 어떤 배경으로 장춘은 정치도시가 되었고, 심양은 경제도시가 되었는지를 설명해주셨는데요. 땡볕 아래에서 강의가 이뤄졌지만 대원들은 뜨거운 햇볕도 아랑곳하지 않고 메모하며 적극적인 자세로 강연을 경청했습니다.
신민대가는 장춘에서 제일 큰 광장으로 팔대부와 같은 공공기관들이 모여있던 곳이었습니다. 팔대부란 치안부, 사법부, 경제부, 교통부, 흥농부, 외교부, 문교부, 민생부의 통칭을 말하는데요, 신민대가 주위에는 만주국 시대 일본인들이 사용했던 건물들이 지금까지 원형 그대로 남아있어요.
백석의 숨결이 살아있는 동삼마로
신민대가 탐방 후 걸어서 백석이 기거하며 글을 쓴 곳으로 동삼마로로 향했어요. 동삼마로에서는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유성호 교수님께서 강의를 해주셨는데요. 백석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를 해석해주시며 이번 대장정의 주제 인물 중 한 분인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이 이 시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대원들은 빛나는 눈동자로 강연을 들으며 동삼마로에서 백석 선생의 숨결을 느꼈습니다.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의 한이 서려있는 장춘 위황궁
동삼마로 다음 일정은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가 살던 장춘 위황궁(위만 황궁)이에요. 황제의 궁은 입장표에서부터 고급스러운 느낌이 났어요.
위황궁은 1930년대 일본군이 침략했을 때 중국의 마지막 황제인 푸이가 잠시 거처했던 황궁이에요. 저희가 보기엔 굉장히 컸는데, 황궁치고는 작은 편이라고 해요. 원래 소금 창고였던 건물을 황궁으로 개조하여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해요. 허수아비 황제로 임명되어 이곳에서 외롭게 산 푸이를 생각해보니 괜히 마음이 아려왔습니다.
위황궁을 마지막으로 장춘에서의 탐방을 마치고 연길로 이동하기 위해 장춘 고속열차역으로 이동했어요. 열차가 많이 지연돼 역 내에 앉아 햄버거와 치킨을 먹으며 열차를 기다렸어요. 오랜 이동시간과 빡빡한 일정으로 지칠 만도 한데, 기운찬 얼굴로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우리 대원들!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대원들과 마음 놓고 이야기꽃을 피우며 시간을 보내니 연길로 향하는 열차가 도착했어요. 장춘을 떠나는 것이 아쉬웠지만 우리가 새롭게 발 디딜 연길은 어떤 곳일지 기대하며 열차에 올랐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담겨있는 연길
2시간 30분 동안 열심히 달린 끝에 대원들은 연길에 도착했습니다. 연길과 연변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주도가 바로 연길이라고 합니다. 주민의 40%가 조선족인 연길에는 한글 간판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어요. 오랜만에 읽을 수 있는 글자가 보여서 정말 반가웠답니다.
연길역에 도착한 후 바로 버스를 타고 연길 조선족자치주 박물관으로 향했어요. 가는 동안 보이는 건물과 풍경들은 낯설기도 하면서 익숙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2시간 정도를 이동하여 드디어 연길 조선족자치주 박물관에 도착했어요. 계속 열차와 버스로 이동하느라 지쳤던 대원들은 버스에서 내려 상쾌한 공기를 맡자마자 활기를 띠었습니다.
연길 조선족자치주 박물관은 조선족의 생활상, 이주사, 항일운동 등을 전시해놓고 있었어요. 한글로도 설명이 돼 있어서 모두들 집중해서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혼례 풍습, 돌잡이와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가 전시돼 있어 매우 반가웠어요. 박물관 탐방을 통해 연길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며 가슴 깊은 곳에서 같은 민족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박물관을 탐방한 후 저희가 머무를 숙소로 향했어요. 드디어 2일 차 대장정의 끝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 숙박 장소는 화룡 진달래민속촌이었는데요, 깔끔하고 널찍한 숙소에 다들 만족스러워 했답니다. 부서지는 햇살에 빨래를 널며 잠시 여유를 가져보았어요.
2017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 요리대첩
숙소에 짐을 풀고 ‘2017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 요리대첩’을 진행했습니다. 조별로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등을 선착순으로 선택하고 요리를 만들어 제출해야 했어요. 조원들이 합심하여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모습, 훈훈하죠?
다 만들어진 요리는 식사 장소로 옮겨서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았어요. 3개의 요리가 최종 선정됐는데, 비록 모든 조가 뽑히지 않았지만 모두들 열심히 참여했기에 즐겁게 이야기하며 맛있는 저녁 식사를 마무리했습니다.
2일차 대장정의 마무리 ‘밤의 대화’
저녁 식사 후 ‘밤의 대화’ 시간을 가졌어요. 익명으로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을 쓴 쪽지를 함께 읽어 보는 자리였는데요. 99명의 청춘 남녀가 모인 만큼 사랑 관련 사연도 있었고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사연도 있었습니다. 밤의 대화의 마지막은 한 대원이 써낸 좋은 글귀로 훈훈하게 마무리 됐어요. 밤의 대화 시간을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대원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대장정의 잊지 못할 추억, 단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취침하러 숙소로 이동했는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수도관이 고장 나서 단수가 됐어요. 대원들 모두 멘탈 붕괴에 빠져 버렸는데요. 일단 숙소 주인 할머니가 떠놓으신 물로 돌아가면서 간단하게만 씻었어요. 제대로 못 씻어서 찝찝했지만 이런 것도 추억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단수로 또 한 번 정다운 이야기꽃을 피우다 다음날을 위해 잠에 들었습니다. 3일째에는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꽃을 피우게 될까요?
(2017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 박찬송 대원,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Q. 2017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에 지원한 동기가 무엇인가요?
새로운 경험은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에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람 만나는 것도 굉장히 좋아하고요. 사람은 같이 지내는 사람들의 인생을 닮아간다는 말이 있어요. 평소에 만날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될 수밖에 없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전공도 나이도 다 다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Q. 2일 차 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동삼마로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고등학생 때 백석 시인의 ‘국수’라는 시를 읽고 이 시인의 매력에 빠졌거든요. 일제강점기라는 상황 속에서 시 백 편을 써 오리라고 다짐하며 중국으로 건너갔던 백석 시인이 바로 동삼마로 일대에서 살았던 것을 상상하니 시간을 거슬러 온 기분이었어요. 당시의 상황과 시인의 마음은 어땠을까 생각하면서요. 더불어 유성호 교수님께서 백석의 ‘흰 바람벽이 있어’란 시와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의 유사성을 설명해주신 게 정말 인상 깊었어요. 우리 또래 나이였던 윤동주 시인이 어떤 마음으로 백석의 시를 표현했을지 상상해보았습니다. 곧 윤동주 시인이 별을 헤아렸던 곳을 탐방하게 되는데 정말 기대가 됩니다.
Q.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 여성 단원 대표인데, 각오 말씀해주세요.
대원들 덕분에 감사하게도 대표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 여름에 함께하게 된 것은 참 귀중한 인연이라고 생각해요. 각자의 삶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안전하게 대장정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계성원에서부터 지금까지 일정이 생각보다 많이 촘촘한데요, 끝까지 지치지 않도록 긍정 에너지를 팍팍 날려주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사랑해요 여러분!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 파이팅!
(2017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 윤민영 대원, 계명대학교 심리학과)
Q. 2017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에 지원한 동기가 무엇인가요?
Q. 2일 차 일정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청나라 마지막 황제가 살았던 위만황궁이 인상 깊었어요. 그 당시 환경을 잘 보존하고 있어 푸이의 심정이 잘 드러나는 것 같아 좋았어요.
Q.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에서 얻어가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에서 들었던 말 중에 마음에 가장 와 닿았던 말이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에요. 앞으로 계속 함께 멀리 갈 수 있는, 힘들 때 의지하고 생각나는 사람들을 얻어가고 싶습니다.
장춘에서 연길로 장소를 옮긴 2일 차 대장정은 단수로 인해 더 잊지 못할 시간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잊지 못할 순간 추억을 만들어 준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 3일 차 일정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해주세요. 지금까지 가꿈사 프론티어 11기 유채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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