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22. 13:43
해마다 명절이 다가오면 한 번쯤 찾아가 보고 싶은 풍경, 바로 한옥입니다. 한옥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전국 각지의 명소가 되어 있는데요, 서울 근교인 인천에서도 지하철역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한옥 나들이 장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넓은 도로와 고층 빌딩의 틈에서 전통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인천의 한옥 명소 두 곳을 지금부터 소개해 드릴게요.
인천 이 씨의 전통이 깃든 역사의 터, 원인재
지하철 수인선을 타고 원인재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오면 왼편으로 넓은 도로와 아파트 단지가 보입니다. 하지만 오른편은 전혀 다른 경관인 나무숲 공원과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어요. 둘레길로 들어가는 보행로 옆 작은 출입구들을 지나 3~4분 정도 걸으면 원인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외부에 시가 새겨진 비석과 안내 현판, 전통 조형물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원인재는 인천 이 씨 시조인 이허겸의 묘역을 수호하고 제사를 받들기 위한 곳입니다. 인천이 인천 이 씨 각 파의 근원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인천문화재자료 제5호로도 지정되어 있어요. 언제 세워졌는지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조선 순조 7년(1807) 혹은 고종 4년(1835)에 세운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자리는 옮겨져 복원 증축된 곳이에요. 입구에는 원인재에 대한 설명이 한글과 더불어 영어로도 안내되어 있는데, 일단 대문 안으로 들어가면 아무런 안내문이 없기 때문에 밖에서 충분히 읽어 보고 들어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원인재 경내로 들어서면 다섯 채의 아담한 한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원인재, 돈인재, 명인사와 유생들의 숙소인 승휴당, 그리고 서재인 율수실로 이루어져 있어요. 마당 한가운데 서서 둘러보면 위풍당당하고 간결한 한옥의 멋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원인재의 아담한 한옥들은 우리 전통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마루 밑마다 신발을 벗어 두는 돌인 댓돌이 그대로 놓여 있어요. 또 문풍지와 나무로 격자 무늬를 넣은 창문, 목조로 짜인 대청마루가 과거로 여행을 안내합니다.
원인재의 한옥은 팔작지붕 형식입니다. 정면에서 보면 사각형에 사다리꼴이 붙어 있는 형태로, 이러한 팔작지붕은 멋스럽기도 하지만 처마를 길게 내뻗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요. 모퉁이 기둥이 비에 젖고 강한 햇빛에 노출되면 뒤틀림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 구조가 나왔다고 합니다.
입구에서 왼편을 따라 걸으면 참배로로 연결됩니다. 언덕을 올라가면 소나무가 숲을 이룬 이허겸의 묘소가 있어요. 한적한 풀밭을 밟는 시간을 가지며 언덕에서 내려와 뒤편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인공적인 조형물 하나 없이 돌을 심고 쌓아 울타리를 만든 연못도 나옵니다. 원인재 첨소문 밖으로는 이허겸의 무덤 앞에 세운 비인 신도비와 우리나라 최초의 비평문학서인 <파한집>의 저자, 이인로의 시가 새겨진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원인재를 둘러본 후 다시 지하철역으로 갈 때는 연수 둘레길과 숲 속에 자리한 또 다른 한옥도 들러 보세요. 연수 둘레길은 겨울에는 낙엽으로 둘러싸여 갈색 자연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산책로입니다. 연수 둘레길에 도착하기 전 석탑과 한옥이 서 있는 넓은 터를 만나게 되는데, 한식당으로 운영되던 장소에 건물만이 남은 곳이라고 해요. 연못과 쉼터, 지붕이 있는 나무 정자와 석탑이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내는 곳입니다.
주소: 인천 연수구 경원대로 322(지하철 수인선 원인재역 1번 출구 도보 3~4분)
식문화를 즐기며 과거와 미래 산책, 송도 한옥마을
송도국제도시에서 3대가 함께 식사하기에 좋은 장소를 추천하라면 ‘송도 한옥마을’이 빠지지 않습니다. 송도의 한옥마을은 고궁과 같은 역사를 품은 장소가 아니라 새로운 식문화를 창조하고 있는 곳이에요. 한옥의 정취를 구현한 마을 안에서 한식, 일식, 중식과 커피를 즐기고, 산책과 나들이를 함께 할 수 있는 곳이죠.
송도 한옥마을은 송도 특유의 세련된 고층빌딩과 아파트 단지 틈에서 발견할 수 있는 뜻밖의 공간입니다. 깔끔하게 정비된 보행로와 눈앞의 고층 빌딩들 틈에서 한옥의 지붕을 발견하는 색다른 경험이 이곳을 명소로 만들고 있죠.
우리가 잘 아는 현대적 분위기의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도 이곳에서는 한옥 안에 있어요. 서까래 밑으로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고, 조명 등의 작은 소품 하나도 전통 문양을 지닌 한옥 건물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죠. 풀밭과 나무 정원, 연못을 품고 있어 탁 트인 분위기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야경 명소로도 인기인데, 조명 장식이 화려해 밤에는 은은한 조명 속에서 고풍스러운 한옥의 운치를 더욱 잘 느낄 수 있어요.
한옥의 운치 속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지만, 무엇보다 산책을 즐기며 야외 활동을 곁들일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식사만 하고 헤어지기 아쉬운 모임이 많은데, 이곳에서는 식사 이후의 시간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죠. 특히 아이들을 동반한다면 한옥마을 안 정원은 물론, 몇 걸음만 걸으면 연결되는 웅장한 센트럴파크까지 과거와 미래를 한번에 산책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시간 여유가 있다면 바로 옆 인천도시역사관의 무료전시관까지 둘러보시는 것을 추천해요.
멀리서 방문하는 분이라면 바로 옆에 자리한 한옥 호텔도 함께 경험해 보세요. 지하철역에서 걸어 오다 보면 한옥마을 이전에 눈에 들어오는 곳이 바로 경원재 앰버서더 호텔입니다. 현대와 과거가 섞인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으로, 호텔 숙박객이 아니라도 야외에서 건물과 경치를 감상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달을 품은 연못’이라는 뜻의 함월지, 경복궁 아미산 굴뚝과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진 굴뚝이 도심의 현대적인 배경과 고풍스러운 한옥의 어우러짐을 전해 줍니다. 한식당이 있어 식사 장소로도 이용할 수 있으며, 넓은 야외마당에서는 야외 결혼식도 진행 가능하니 특별한 결혼식 장소를 찾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주소: 인천 연수구 테크노파크로 180(인천지하철 테크노파크역 3번 출구 도보 2~3분)
원인재와 송도 한옥마을은 전통 고궁은 아니지만 한옥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공간입니다. 지하철역에서 몇 걸음이면 만날 수 있는 곳이니 꼭 명절이 아니라도, 한국의 멋과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들을 찾아 바쁜 일상 가운데 작은 쉼표를 찍어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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