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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아바타 숲, 교래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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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6. 17. 17:45

올해 봄, 우리 가족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숲속입니다. 집에서 가까운 오름은 거의 매일 가고, 주말이면 제주 곳곳의 숲을 찾아 다녔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교래자연휴양림 을 꼽을 수 있습니다. 초록이 가득한 5월에서 6월 사이는 특히 더 아름다운 때라고 할 수 있어요. 사람들이 왜 영화 <아바타>의 실사판이라 부르는지 바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곳이랍니다. 
제주의 허파라고도 불리는 교래자연휴양림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주의 곶자왈, 어떤 곳일까?

교래자연휴양림은 우리나라 최초로 조천 곶자왈 지대에 조성된 곳입니다. ‘곶자왈’은 ‘곶’과 ‘자왈’의 합성어인데요, 제주어로 곶은 ‘숲’, 자왈은 ‘자갈이나 바위 같은 암석 덩어리’를 뜻합니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분출한 용암 지대에 나무와 돌, 나무 뿌리 따위가 제멋대로 뒤섞여 있는 제주의 독특한 숲을 말하죠. 간혹 ‘곶자왈’을 고유한 지명으로 헷갈리는 경우가 있는데, 곶자왈은 지명이 아니라 지형입니다. 제주에는 조천-함덕, 애월, 한경 지역 등에 곶자왈이 분포해 있습니다.

돌이 많은 곶자왈 지역에서는 농사를 지을 수 없어서 예전부터 제주 사람들은 곶자왈을 주로 방목지로 이용했는데요, 이곳에서 땔감을 얻고 숯을 만들어 쓰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곶자왈의 독특한 식생이 제주 생태계의 허파가 되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술적 의미와 보존 가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요.  

무엇보다 곶자왈을 처음 경험한 분들이라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신비로운 숲의 모습에 매료되실 거예요. 영화 <아바타> 에서 표현된 태초의 생명을 담은 모습 같습니다. 신비로운 제주의 곶자왈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교래자연휴양림에 들러 보세요. 



교래자연휴양림 탐방하기

교래휴양림 안에는 생태관찰로(2.5km)와 오름산책로(7km) 두 가지 탐방코스가 있습니다. 두 코스 모두 충분히 곶자왈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데요, 여유롭게 곶자왈 생태를 관찰하며 숲길을 걷고 싶다면 생태관찰로를, 지그리오름의 울창한 삼나무 숲까지 걸어보고 싶다면 오름산책로를 선택하세요. 생태관찰로는 40분 정도, 오름산책로는 2시간 30분 가량 소요됩니다. 

교래자연휴양림 매표소를 지나면 곶자왈 생태 체험관과 야외공연장, 숙박시설이 있는 휴양관을 지나 생태관찰로 입구가 보이는데요, 생태관찰로를 따라 곶자왈을 둘러보겠습니다.


곶자왈의 식물들

곶자왈에는 곧게 뻗어 솟은 나무들이 없습니다. 돌과 바위를 비집고 태어난 나무들은 휘어지고 구부러진 채로 자라나 덩굴을 둘둘 감은 채 살아 가는데요, 특히 화산석을 휘감고 땅 위로 뿌리를 노출한 나무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를 ‘판근현상’이라고 합니다.

곶자왈 땅은 양치류 식물의 천국입니다. 곶자왈은 열대 북방한계식물과 한대 남방한계식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식생을 가지고 있는데요, 아열대식물인 천량금, 남방계 식물인 주름고사리와   개톱날고사리, 한라산 고지에서나 볼 수 있는 좀고사리, 한반도의 최북단인 두만강이나 압록강에서 서식하는 골고사리, 큰지네고사리 등의 북방계 식물을 모두 관찰할 수 있습니다. 

태풍이나 번개 등 천재지변으로 부러진 나무도 종종 만날 수 있는데요, 그 부러진 나무를 타고 덩굴식물, 버섯, 이끼들이 자라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숲의 모든 동식물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유기체처럼 살아가고 있어요.

곶자왈 탐방을 하실 때는 이끼를 밟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숲의 또 다른 주인은 이끼들은 햇빛이 닿지 않는 숲속 땅바닥에서 촉촉한 수분과 땅의 양분을 받아 싱그럽게 자라고 있습니다. 보기에는 폭신한 양탄자 같아 보이지만, 울퉁불퉁한 돌덩이에 앉은 이끼는 무척 미끄러워요.

 

교래자연휴양림 생태탐방로를 걷다 보면 돌판으로 만들어 둔 안내문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곶자왈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이 곶자왈에 어떤 생명들이 살고 있는지 등 자세한 안내문이 있으니 걸음을 멈추고 읽어 보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곶자왈의 꽃들

곶자왈은 워낙 우거진 숲이라서 꽃을 많이 보기는 어렵습니다. 덕분에 작은 꽃이라도 만나면 더 반갑더라고요. 5~6월에 피는 찔레꽃은 햇빛이 많은 지역에 덩굴을 이루고 있어요. 연분홍 꽃봉우리가 하얗게 피어납니다. 참 소박하지만 정겨운 꽃이죠?
  

이맘때 숲속에 들어서면 은은하면서 달콤한 향기를 맡을 수 있는데요, 바로 때죽나무 꽃향기입니다. 종모양처럼 생긴 하얀 꽃잎에 연노랑 술이 달려 있는데요, 꽃을 연못에 뿌리면 물고기가 떼를 지어 죽었다고 해서 때죽나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양의 꽃인데, 의외의 면에 깜짝 놀랐어요. 계절에 따라 동백꽃, 참꽃 등도 곶자왈 숲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생태관찰로를 따라 교래자연휴양림 곶자왈을 걸어봤는데요, 걸을수록 초록 에너지 가득 충전되는 느낌입니다. 온 국민이 어느 때보다 휴식과 치유가 필요한 이 때, 여러분도 조용한 숲 길을 걸으며 에너지를 가득 채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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