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0. 7. 16:00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 파산에 폐업까지 눈 앞에 둔 항공사가 나오고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항공업계가 내놓은 다양한 상품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해외여행의 설렘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항공사들의 재미있는 서비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비행기가 뜬 후 기다려지는 시간 중 하나가 바로 기내식 제공 시간입니다. 비행기 안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재미가 꽤 쏠쏠한 데다가 기내식은 비행기에서 탑승할 때만 제공하기 때문에 특별한 경험으로 인식됩니다. 이런 비행기 기내식만의 특별함에 착안해 타이 항공은 태국 본사 2층에 비행기 콘셉트의 레스토랑을 운영 중입니다. 기내식이라는 콘셉트 유지를 위해 의자를 모두 비행기 좌석으로 꾸며놓은 이 식당은 실제 기내식 제공사에서 만든 요리를 타이 항공 승무원들이 서빙합니다. 실제로 항공기에 탑승하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2층 식당 입구는 항공기 출입용 계단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식당 내부는 실제 항공기에 쓰이는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을 그대로 가져와 꾸몄습니다. 테이블도 일반 식탁이 아닙니다. 보잉 747 기종의 창문과 엔진 부품을 이용해 만들었죠. 대표적인 메뉴인 소고기 볼로네네 파스타는 129바트, 블루베리 치즈케이크는 120바트, 동남아식 갈비탕인 바쿠테는 180바트에 판매합니다. 현재 태국 1바트가 우리 돈 36원 정도이니, 모두 1만 원 정도면 후식까지 포함된 멋진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은 단발성이긴 하지만 타이 항공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직접 비행기 탑승과 기내식까지 제공하는 상품을 출시해 큰 관심을 모은 것이죠. 하루 만에 전좌석이 매진된 이 상품은 세계 최대 항공기인 A380에 탑승해 2시간 동안 ‘인천-강릉-포항-김해-제주’로 이어지는 국내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서비스입니다. 특히 퍼스트클래스인 비즈니스 스위트석은 30만 원에 최고급 비행기 1등석을 체험해볼 수 있다는 매력에 판매 20분 만에 매진됐습니다. 가장 저렴한 좌석인 이코노미석에 비해 10만 원 정도 비쌌기 때문이죠.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는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기내식 포장 그대로 배달해주는 상품도 있습니다. 홍콩 케세이퍼시픽 항공은 홍콩 국제공항 인근 지역에 기내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항공운항과 함께 기내식 케이터링 양도 줄어들자,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항 직원들을 상대로 배달 서비스를 한 것이 시초입니다. 이 서비스는 지금 홍콩 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한 공항타운인 ‘퉁청’ 지역으로 확대된 상태입니다.
케세이퍼시픽의 배달 기내식은 중식과 양식 각각 두 가지씩 총 네 종류의 메뉴를 제공하며 2주마다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대규모 주방 시설을 이용해 일반 식당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치킨 카레 가격은 40 홍콩달러로 우리 돈 6000원 정도)에 품질까지 괜찮다는 평에 인기를 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왓츠앱(WhatsApp)으로 주문하는 케세이퍼시픽의 배달 기내식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0시 이전 주문 건은 점심시간에 배달됩니다. 배달 기내식은 캐나다 에어노스 항공과 엘알항공(이스라엘), 터키 항공 등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여름 편의점 CU에서 기내식 콘셉트의 도시락 시리즈를 출시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대표적인 기내식인 비프, 포크, 치킨 세 종류로 출시된 도시락은 이름도 메뉴명을 그대로 붙인 ‘00 플리즈’라고 지어 화제가 됐습니다. 용기까지 비행기에서 제공되는 알루미늄 형태 그대로 출시해 데워먹기도 편하고 기내식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는 평입니다.
VR, 라이브 스트리밍, 랜선 투어 영상 등 집에서 즐기는 ‘랜선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색적인 기내식 도시락과 함께 하면 여행하는 기분이 배가 될 것만 같네요!
‘집콕’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내식 전용 레시피를 공개한 항공사도 있습니다. 2018년 비즈니스석 기내식 레시피 책을 출간해 화제가 됐던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은 최근 자사 기내식 디저트 중 하나인 바나나빵, 스트룹 와플,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등 간식 레시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레시피 확인하기: https://hub.united.com/united-recipes-onboard-snack-2645937941.html
브랜드 홍보를 위해 비행 전용 레시피 공개를 통해서 이목을 끌고자 한 것이죠. 준비물, 식재료, 조리순서와 소요되는 시간 등 특별할 거 없어 보이는 내용이지만 항공사 전용 레시피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 항공사의 레시피를 따라 하다 보면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더 이상 비행기도 기내식도 이용할 수 없지만, 하늘 위 간식을 집에서라도 즐기며 비행에 대한 로망과 추억을 되새겨보자는 숨은 뜻이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항공사들의 다양한 이색 체험 서비스를 알아봤는데요, 우리를 괴롭히는 바이러스가 사라지고 자유롭게 하늘 위를 다니는 그 날이 올 때까지 가꿈사 가족 여러분 모두 비행기 여행의 설렘을 잘 간직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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