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4. 6. 10:00
Writer 오영숙 유아숲지도사(평창 대관령 유아 숲 체험원)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계절마다 다양한 식물을 볼 수 있다. 주의 깊게 둘러보면 우리 주변에도 다양한 이야기와 특징을 가진 나무와 꽃이 많다. 지금 알려주는 이야기를 잘 기억해 두었다가 아이에게 들려주면서 자연이라는 친구를 만들어 주자!
“숲은 아이들에게 자연의 섭리와 생태를 통해 안정적인 정서를 주는 아주 훌륭한 스승입니다. 자연을 관찰하고 탐색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모두 공부이고 즐거운 놀이죠. 가까운 숲길이나 공원, 식물원, 길을 걸으면서 주변에 있는 자연을 관찰하며 새로운 경험과 즐거운 시간을 가져 보시길 바랍니다.”
수수꽃다리(라일락, 미스김라일락)
코끝을 간지럽히는 라일락 향기가 뒤덮이는 봄. 라일락은 이름을 3가지나 가지고 있다. 우선 라일락이 그 하나고, 다른 하나는 ‘수수꽃다리’라는 예쁜 우리말이다. 가지에 달린 꽃무리가 수수와 비슷하다고 '수수꽃다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마지막은 ‘미스김라일락’인데 이는 1947년 미국 식물 채집가인 엘윈M. 미더가 북한산 기슭에서 털개회나무 종자를 채취하여 개량해 '미스김 라일락'이라는 품종을 개발했다. 당시 미더는 자신의 식물 자료 정리를 도와주었던 '미스 김'의 성을 따서 '미스김라일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향수로 만들 만큼 향기가 좋고 꽃이 예쁜 반면 잎을 따서 맛을 보면 소태처럼 쓴맛이 난다. 좋은 향기로 꼬이는 벌레들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식물의 생존방식이다. 생명력과 공해에 아주 강해 도시의 오염된 공기를 정화해주는 좋은 식물이라는 점도 아이들에게 알려주자.
라일락 관찰 tip) 아이들과 꽃을 채취할 수 있다면 따서 얇은 천이나 꽃 포장지 부직포를 활용하여 복주머니처럼 만들어 필요한 곳에 놓아두면 향을 옆에 오랫동안 둘 수 있어요.
소나무
소나무는 우리에게 익숙한 나무지만 막상 소나무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숲에 가면 소나무처럼 생긴 침엽수가 많은데 이들 중 반은 잣나무다. 소나무와 잣나무 구분법은 잎을 보면 된다. 한 입자루에 바늘처럼 생긴 잎이 2개가 같이 붙어 있는 것이 소나무고, 5개가 붙어 있는 것은 잣나무다. 아이에게 알려줄 때는 손가락을 써서 알려주면 아이가 쉽게 기억할 수 있다.
소나무의 꽃은 암꽃과 수꽃이 있는데 수꽃의 송화가루가 바람에 날려 암꽃에 수정되면 우리가 아는 솔방울이 된다. 암꽃과 수꽃 구분이 쉬워 아이와 육안으로 관찰하기 좋다.
소나무는 건축이나 가구 등을 만드는 고급 재료로도 쓰이지만 나뭇잎, 송진, 송화가루 등 생활에서도 많은 쓰임을 가졌다. 소나무를 태워서 만든 그으름을 가지고 먹을 만들어 붓글씨를 쓰고 먹물로 천을 염색하기도 했다. 소나무의 숯은 약재로도 쓰이고, 불순물 제거 효능으로 간장을 만들 때도 넣었다.
소나무 관찰 tip) 아이와 함께 솔잎을 벌려서 서로 엇갈리게 걸어 어느 쪽이 먼저 끊어지는지 힘겨루기를 하는 솔잎 싸움 놀이를 해보세요. 소나무 잎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소나무와 친해지는 기회가 됩니다.
버드나무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버드나무는 우리나라에만 40여 종이 있다. 봄이 되면 버드나무의 겨울눈 껍질이 벗겨지고 부드러운 솜털을 잔뜩 단 꽃송이가 핀다. 갯버들의 꽃을 흔히 '버들강아지'라고 부르는데, 갓 태어난 어린 강아지의 부드러운 털을 연상시켜 이름 붙여졌다. 버들강아지가 활짝 피면 마치 송충이 벌레 같은 꽃이 핀다.
버드나무는 우리 삶과 밀접하게 함께했다. 버드나무 가지는 잘 휘어지고 부드러워 옷상자나 광주리 등 각종 생활용품에 이용했다. 오줌싸개들이 소금을 얻으러 갈 때 쓰고 가는 키도 바로 버드나무로 만든 것이다. 칫솔이 없던 옛날에는 버드나무를 잘라서 이를 닦았는데 여기에서 유래해 이를 닦는 것을 버드나무 양(楊)자를 써서 ‘양치질’이라고 한다.
버드나무 관찰 tip) 봄에 버드나무에 물이 오르면 나무 젓가락 굵기 정도의 줄기를 잘라 껍질이 터지지 않게 비틀어서 빨대처럼 빼면 버들피리를 만들 수 있어요. 한쪽 끝의 겉껍질을 살짝 벗겨 떨림판을 만들어 불면 됩니다. 길이에 따라서 소리가 다른데 길면 둔탁한 소리가 나고 짧으면 높은음 소리가 납니다.
회양목
화단과 도로를 구분 짓기 위해 심겨 있는 키 낮은 수풀 같은 나무를 본적이 있을 것이다. 이 나무 이름이 회양목으로 도심에서 조경수로 많이 쓰인다. 시멘트가 생산되는 석회암 지대에 주로 자라는데 특히 북한의 강원도 회양에서 많이 자라 회양목이라 이름 붙였다 전해진다. 회양목은 자라는 속도가 더디고 조직이 견고해 뒤틀림이 없는 최고급 목재로 도장, 목판활자, 제도용 도구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현존하는 최초의 목판본이라 알려진 ‘무구정광대다라니경’도 회양목 목판으로 찍은 것으로 추정되고, 조선 태종 시대 주민등록증과 같은 호패도 회양목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회양목 관찰 TIP) 회양목꽃은 암술과 수술만 보이고 꽃잎이 없어요. 회양목꽃 관찰 후 아이와 꽃잎이 없는 꽃에 대해 함께 공부해보세요. 가을이면 열매도 열리는데 뿔이 세 개 달린 열매가 익어서 벌어지면 꼭 부엉이를 닮았답니다. 가을이 되면 집 주변 울타리에 심어진 회양목에서 부엉이를 찾아보면 재미있는 놀이가 돼요.
마가목
마가목은 흰 꽃과 붉은 열매가 아름다워 가로수나 공원의 조경수로 많이 심어져서 요즘 도심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겨울눈의 생김새가 말의 긴 이빨 모양을 닮았다 하여 마가목이라 이름 지어졌다. 붉은 열매는 겨울을 나는 새들에게는 아주 귀한 식량이 되기도 하지만 열매만큼이나 발갛게 물드는 잎은 가을을 화려하게 물들인다.
마가목은 예로부터 신경통과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했다. 옛날 효자는 늙으신 부모님께 3종류의 지팡이를 드렸는데 명아줄 줄기로 만든 지팡이,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하는 버드나무 지팡이, 신경통 약재인 마가목 지팡이를 드렸다고 한다.
마가목 관찰 Tip) 마가목 열매로 밥을 지어 먹으며 소꿉놀이를 하거나 나뭇잎에 마가목 열매로 눈을 만들고 나뭇가지로 표정을 만들어 친구 기분 표현하는 등 자연물 놀이를 해보세요. 정형화되지 않은 자연물로 놀이를 하면 아이의 창작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달맞이꽃
두해살이나 여러해살이의 식물들은 줄기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나면 죽지만 뿌리가 땅속에 남아 봄이 되며 새싹을 피워 다시 자라게 된다. 그러나 로제트형 식물은 바닥에 입을 납작하게 깔고 있다가 따뜻한 봄 햇살에 활동하며 자라는데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민들레, 냉이, 달맞이꽃 등이 로제트형 식물에 속한다.
달맞이꽃은 여름에 피지만 봄에는 주변에서 쉽게 붉은 로제트형의 달맞이꽃을 찾아볼 수 있다. 로제트 식물들의 겨울 잎의 색들은 붉은색이 많다. 추위와 가뭄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는 안토시아닌 색소 때문인데 봄이 되면 광합성 활동으로 입이 초록색으로 변하며 자란다. 로제트 식물이 잎을 넓게 펴고 땅에 달라붙어 있는 이유는 땅의 지열과 햇빛을 충분히 받기 위해 잎을 서로 겹치지 않고 최대한으로 넓히기 때문이다.
달맞이꽃 관찰 tip) 잎들이 붉은색과 초록색으로 변하는 로제트 식물을 찾아보는 놀이로 재미를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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