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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 우울증, 육아 우울증은 이제 그만! 육아 스트레스 슬기롭게 극복하는 마음 처방전

산후 우울증은 우리나라 산모 중 10명 중 9명이 ‘우울감을 느낀다’고 말할 만큼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10명 중 3명은 산후우울증으로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답변할 만큼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수준(인구보건협회, 제4차 저출산 인식 설문 조사, 2015). 마냥 행복할 것 같았던 육아의 과정이 어떻게 우울증까지 번지게 된 것인지, 어떻게 하면 이런 우울증 없이 부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양육할 수 있을지, 부모교육전문가 임영주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Interviewee 임영주
부모교육전문가.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모토 아래
부모가 정서적으로 아이들에게 독립하여 건강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꾸준히 돕고 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산후 우울증’의 정확한 의미가 궁금합니다. 
출산 이후에 겪는 우울한 기분을 '산후 우울증'이라고 해요. 기분이 가라 앉고 식욕이 저하되거나 자꾸만 부정적인 생각이 나는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런 우울감은 출산 이후 2주가 지나면 대부분 사라지게 되고요.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산후 우울증’으로 분류됩니다.

산후 우울감과 우울증,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는데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방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산후 우울감'은 2주 이상 지속되지 않아요.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산후 우울증'으로 분류됩니다. 우울한 기분과 함께 불안감, 불면, 식욕 부진 등 산후 우울감과 우울증 모두 증상은 비슷할 수 있지만, 정도가 다릅니다. 또, 일시적이라서 일상에는 큰 영향이 없는 산후 우울감과 달리 산후 우울증에 걸리면 일상까지 영향을 미쳐요. 육아 스트레스나 부담도 몹시 커지죠. 이렇게 우울증이 지속되면 엄마뿐만 아니라 아이, 남편 등 가족에게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상담 등 정신적인 치료와 함께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

산후 우울감과 우울증은 우울감을 느끼는 기간만으로 판단되나요? 병원 방문이나 전문가를 직접 만나기 전에 스스로 체크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최종 진단은 전문의와의 상담 후 진단을 통해 내려지겠지만, 세계적으로 에딘버러(EPDS) 산후우울증 검사가 가장 널리 쓰입니다. 각 지방자치 단체의 보건소 홈페이지나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임신 육아 종합 포털 아이사랑 (www.childcare.go.kr)에서도 산후 우울증을 체크해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산후 우울증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임신 중인 10개월 동안 산모의 몸은 아이를 품기 위한 최적화 상태로 유지됩니다. 그런데 출산을 하면 임신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없죠. 대신 수유 등 아이를 키우기 위한 몸으로 또 한 번 변화하게 됩니다. 호르몬에 의해서요. 그런데 문제는 호르몬이 몸과 함께 ‘기분’도 함께 바꾼다는 데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출산 전후로 겪게 되는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 출산의 고통, 엄마로서 느끼는 육아의 부담감이나 책임감 등으로 출산을 하는 산모 대부분은 우울감을 느껴요.

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보면 자칫 내가 지금 우울증인지 아닌지 모를 수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그래서 정기적으로 체크 받아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우울감이나 우울증을 체크 받으실 때도 나를 채찍질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도움을 받기 위해서라는 것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너무 뻔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이런 식으로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해요. 

육아를 하다 보면 지치고 힘든 순간은 아마도 시시때때로 계속 올 텐데요, 산후 우울증이나 육아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일상 생활 속 추천하고 싶은 방법, 습관 추천 부탁드립니다. 
가장 먼저 우울감이나 우울증이 왔더라도 ‘왜 나한테 이런 감정이 생겼을까’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올 수 있는 감정이고 나한테도 생겼구나’하고 받아들이셨으면 해요.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 자체가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도 있거든요.

그다음 실현 가능한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야 하는데, 10분간의 명상, 집 안에서 뒤로 걷기, 화가 날 때는 바로 말하지 않고 크게 심호흡을 먼저 한 뒤에 말하기처럼 실제로 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서 매일매일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 양육자가 우울증 등 육아 스트레스를 최대한 덜 받으려면 주변의 가족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산후 우울증, 육아 우울증 모두 아이와 육아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책임감과 부담감을 주변에서 덜어주는 만큼 우울감을 줄일 수 있어요. 물리적으로 육아나 집안일 등을 나누는 것도 좋고 양육은 엄마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함께 한다는 정서적인 안정을 꾸준히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와도 친밀한 유대감을 지속해야 할 필요가 있죠.

정서적인 안정, 친밀한 유대감을 쌓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까요?
그림책 읽기를 절대적으로 추천해요. 엄마나 아빠가 읽기만 하셔도 좋고, 아이에게 읽어주셔도 정말 효과가 좋습니다. 그림책을 읽어주면 아이의 언어 발달에도 도움을 주고, 그림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부모와 아이 간의 친밀감을 높여주죠. 그림책은 '그림'과 '글'이 모두 들어 있기 때문에 '그림'도 잘 읽어줘야 하는데요, 그림의 의미와 포함하고 있는 이야기도 설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림책으로 한글을 얼른 떼게 해야지'하는 생각보다는 그림책 안에 담긴 의미 전달에 더 목적을 두셨으면 좋겠어요.

나는 부모님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컸고, 내 아이에게 제대로 된 부모가 될 수 없을 것 같다고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많은 사람이 좋은 부모를 만나서 좋은 환경에서 잘 자란 사람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가능성이 높을 수는 있겠지만, 저는 반드시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영향을 받은 것과 그것을 발현하는 것은 별개입니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노력을 해야 하거든요. 자신의 부모가 좋은 부모의 롤 모델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부모님의 양육법을 응용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꼭 부모님이 아니더라도 주변의 친척이나 선생님, 여러 교육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양육법을 배우고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요즘 이런 교육을 해주는 기관도 많고 유튜브 등 영상 자료도 많으니까요.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무언가 결핍을 느끼셨다면 역으로 ‘내 아이가 이런 결핍을 느끼지 않도록’ 방법을 찾아 나가다 보면 분명 좋은 부모가 되실 수 있을 겁니다.

많은 부모가 내 아이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부모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궁금해요. 
저는 ‘어른 부모’가 좋은 부모라고 생각해요. 어른다운 부모요. 여기서 말하는 어른은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이성적인 존재’입니다. 물론 인간이기 때문에 때로는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이럴 때를 대비해 나의 ‘초감정’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초감정은 내가 느낀 감정에 대해 느끼고 있는 감정이에요. 예를 들어 내가 지금 우리 아이가 내가 열심히 땀 흘리며 만든 이유식 먹기를 거부해서 굉장히 속상한 상태라면, '아, 내가 지금 우리 아들이 밥을 잘 안 먹어서 속상하구나’ 하고 느끼는 게 바로 초감정이죠. 나의 초감정을 제대로 알아야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하고, 결과적으로는 아이의 감정까지 제대로 읽을 수 있어요.

코로나19로 아이들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육아돌봄시설이 휴원과 개원을 반복하는 요즘, 어느 때보다 육아는 부모에게 유독 힘든 미션일 것 같은데요, 지금 이 순간에도 육아를 하고 계실 부모님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신다면?
네. 우선, 전국에 계신 부모님들 진심으로 응원하고요. 고생이 많으십니다!(웃음) 저는 사실 정말로 모든 걸 너무 완벽하게 잘하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완벽한 부모가 되지 않아도 괜찮거든요.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요. 친환경 재료로 손수 만든 이유식 대신 배달 이유식을 먹더라도 나와 우리 가족이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요즘 인프라 정말 잘 되어 있잖아요? 이런 걸 활용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사랑하는 마음이 갑자기 순간적으로 죽이고 싶을 만큼의 미움으로 바뀌거나, 평온한 상태에서 생각을 하다가 불현듯 갑자기 누군가가 미운 생각이 든다거나 하는 상반된 감정이 생기는 것을 심리학에서 ‘카타스트로피 이론(Catastrophe Theory)’이라고 합니다. 아마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극단적인 반대 감정도 생기지 않을 거예요. 혹시라도 아이가 갑자기 미워진다면, ‘내가 이 아이 엄마인데 이런 감정이 생기다니, 나 지금 미친 거 아니야’라며 자책하기 보다는 ‘내가 너무 우리 아이를 사랑해서,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이렇게 상반된 감정이 생겼구나’하고 나의 감정을 알아주세요. 도움이 필요할 땐 가족이나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하셨으면 좋겠어요. 

나는 행복한 부모인가요?
지친 부모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임영주 선생님의 책 2권

1. 부모와 아이 중 한 사람은 어른이어야 한다 (임영주 저 , 앤페이지)
부모가 되어 가장 당혹스러운 순간 중 하나는 바로 '아이 앞에서 감정 조절을 해야 할 때'. 사랑스러운 아이와 늘 함께 하지만 때로는 부모 역할이 버겁고 힘이 들 때 나와 아이 모두 상처 받지 않는 방법을 안내하는 책.

2. 임영주 박사의 그림책 육아 (임영주 저, 믹스커피)
편식이 심한 아이, 양치하기 싫어하는 아이, 거짓말하는 아이 등 35가지 상황에 따라 아이와 함께 읽기 좋은 그림책 추천서. 그림책을 효과적으로 읽어주는 방법도 함께 소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