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광화문글판

본문 제목

2023 광화문글판 가을편, 신달자 시인의 ‘가을 들’과 만나다

본문

2023. 10. 13. 10:01

삼천 번을 심고

 

추수한 후의 가을 들을 보라

 

이런 넉넉한 종이가 있나

 

 

촉촉한 가을비와 함께 여름을 보내고 새로운 가을을 맞이했습니다. 서늘해진 날씨에 사람들이 옷을 갈아입듯 광화문글판도 따스한 새 옷을 준비했습니다.

 

추수가 끝난 텅 빈 들의 모습을 넉넉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농부의 모습처럼, 긍정적인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권하는 2023 광화문글판 가을편을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에디터 Pick! 요점 정리

 

✅ 광화문글판 2023년 가을편 교체 소식

✅ 인생을 바라보는 너그러운 시선

"수확이 끝난 들판은 무엇이든 그려낼 수 있는 '종이'가 된다"

 

 

가을 들에서 배우는 삶의 태도

 

봄과 여름의 노력을 거두는 추수의 계절은, 풍성함을 자랑하는 한편 수확을 끝난 뒤 텅 빈 모습 또한 보여주죠. 얼핏 쓸쓸해 보일 수 있는 가을 들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본 이가 있습니다. 바로 신달자 시인입니다.

 

신달자 시인의 <가을 들>에서 가져온 이번 문안은 사람들에게 삼천 번의 추수 끝에도 너그럽게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가을 들을 비춥니다.

 

무수한 시도와 노력, 성공과 실패를 맞이하는 우리의 삶엔 잠깐이나마 너그러움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타인은 물론 자신에게도 넉넉한 종이처럼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한 번 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번 광화문글판 가을편 디자인에는 추수가 끝난 들판을 바라보며, 허탈함이 아닌 성취감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갖는 농부가 등장합니다. 그림 속 드넓은 푸른 하늘과 끝없이 이어지는 가을 들판을 보고 있으면 절로 뿌듯함도 느껴지죠.

 

들판을 가득 채우고 있던 곡식은 사라졌지만, 그 풍경에서 허전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다시 새로운 들을 얻었다고 기뻐하는 농부처럼, 우리 모두 넉넉하고 넓은 마음을 지니길 바라는 마음을 이번 광화문글판 가을편 디자인이 담고 있습니다.

 

 

광화문글판 가을편의 주인공, 신달자 시인을 만나다

 

Q.2023 광화문글판 가을편의 주인공이 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신달자 시인: 주위 사람들에게 축하를 많이 받았어요. 그동안 시집을 17권 냈음에도 이렇다 말이 없던 지인조차, 광화문글판을 보고 사진을 찍어 보내더군요. 전 국민이 다 제 시를 보게 되었다며 축하의 말을 들어 무척 뿌듯했습니다.

 

Q.시인으로 활동한 지 50년이 넘었는데, 어떤 계기로 시인이 되셨나요?

 

신달자 시인: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꾸준히 일기를 쓰시던 분이에요. 우연히 그 일기장을 열어보게 됐는데, 매번 일기 첫 구절이 ‘나는 오늘도 홀로 울었다’로 시작하더라고요.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가족과 친구들도 많은 아버지는 늘 굳건해 보이는 분이었는데, 그 속마음까지 편안한 것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보이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궁금해하게 됐어요. 그러다 문득, 사람의 마음을 보는 일이 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시집을 필사하고 공부하다, 시인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아요.

 

Q.가을편 문안인 시 ’가을 들’을 쓰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신달자 시인: 아버지가 정미소를 오래 하셔서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삶을 살아왔는데요. 어느 날 아버지와 논둑 길을 걷는데 저보고 논을 한번 보라고 하셨어요. 늘 보던 들판이라 대수롭지 않게 봤는데, 아버지가 이 논 덕분에 제 고등학교, 대학교 등록비를 낼 수 있었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때부터 논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 기차를 타고 강연을 많이 다니는데요. 창가 너머로 논이 보일 때가 있어요. 특히 10월쯤 되어 벼 베기가 끝난 논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죠. 풍만하고 풍족해 보이는 그 모습을 보면서, 저기서 난 벼와 쌀들이 내게 그랬듯 누군가에겐 등록금이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들에 대해 보답을 해야한다고 느껴 시를 쓰게 되었어요.

 

Q.광화문글판에 대한 생각을 다섯 글자로 표현 부탁드립니다.

 

신달자 시인: ‘마음 한복판’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광화문이란 곳은 서울의 가슴 한복판이죠. 광화문글판은 그곳 한복판에 내 심정을 가져다 놓은 기분을 들게 합니다.

 

Q.광화문글판 가을편을 마주할 시민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으신가요?

신달자 시인: 지금 하는 일이 잘 안되고 걸림돌이 있는 것 같아도 좌절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걸림돌을 딛고 일어서면 그게 바로 디딤돌이 되거든요. 누구나 살다 보면 걸림돌에 걸릴 때가 있어요. 순조롭게 한 일생 100년을 잘 살았다는 사람을 아직 만나본 적이 없어요. 

 

무슨 문제든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잘 넘어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게 마음의 힘이겠죠? 마음의 힘을 잘 길러낸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2023년 광화문글판 가을편은 신달자 시인의 <가을 들>의 구절을 통해 삶을 보다 긍정적인 태도로 바라보자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추수를 끝낸 들에서 다시 미래를 꿈꾸는 농부처럼, 얼마 남지 않은 2023년 새해의 희망과 함께 보내시길 바랍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