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8. 11:24
기획: 교보생명 퇴직연금컨설팅센터(2024)
▶ 5년 뒤 은퇴를 계획하고 있는 금소비 씨
올해 만 55세가 된 금소비 씨는 5년 뒤 정년 퇴직을 앞두고 있어요.
얼마 전 친구의 아들 결혼식에 다녀왔는데, 친구는 아들이 퇴직 전에 결혼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했죠. 자녀를 결혼시키는 데 예상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서 퇴직 후에 결혼 했다면 더 힘들었을 거라고 금소비 씨의 딸도 퇴직 전에 미리 결혼을 계획하는 게 좋을 거라고 조언했어요.
금소비 씨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죠. 노후를 위해 연금을 꾸준히 쌓아 노후생활비는 충분히 준비되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29세의 대학원생이자 미혼인 딸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결혼식에 다녀온 후 실감하게 된 거예요.
금소비 씨는 은퇴 후에도 딸에게 지속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면서 구체적으로 퇴직 후에 필요한 생활비와 지출을 파악해 두지 않으면 곤란해지겠다 싶어 은퇴 계획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지금부터 금소비 씨의 사례를 통해 은퇴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할게요.
▶ 은퇴 후 노후생활비 계산하기
은퇴 후 노후생활비를 계산하는 방법은 크게 네 단계로 나눠볼 수 있어요.
이 네 단계를 통해 은퇴 후 필요한 금액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준비할 재정 목표를 설정할 수 있어요.
1단계. 현재 생활비 파악하기
현재 매달 나가는 소비지출과 비소비지출을 구체적으로 분석해보세요. 주거비, 식비, 교통비, 공과금, 보험료, 오락비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리스트로 작성합니다. 이를 통해 기본적인 생활비 구조를 파악할 수 있어요.
소비지출의 경우 개인의 선택에 따라 줄일 수 있는 비용이지만, 공과금이나 보험료 등과 같은 비소비지출의 경우 은퇴 후에도 줄어들지 않는 고정비가 될 수 있어 비소비지출을 잘 파악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2단계. 은퇴 후 변화될 지출 항목 예측하기
은퇴 후 생활 패턴이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비에 영향을 미칠 항목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줄어들 직장 출퇴근 교통비, 은퇴 후에도 지출되는 주거비와 공과금, 의료비, 여가 및 취미비, 장기요양 보험료 등을 빠짐없이 체크하여 예상 지출 항목을 새롭게 정리할 필요가 있어요.
3단계. 은퇴 후 예상 노후생활비 계산하기
은퇴 후 예상되는 항목별 지출을 정리했다면, 다음은 매달 필요한 총 노후생활비를 계산합니다. 일반적으로 은퇴 이후 5%가량 소비가 줄고, 은퇴 전보다 상대적으로 저축을 덜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지출이 평균 8% 정도 감소하고, 세금 역시 12% 정도 줄어들기 때문에 노후생활비가 현재 대비 25~30% 정도 줄어들 거라고 예상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금소비 씨가 현재 기준으로 매달 500만 원을 쓰고 있다면, 은퇴 후에 약 30% 정도가 줄어든 350만 원이 은퇴 후에 예상되는 월 노후생활비라고 가정할 수 있는 거죠.
4단계. 연간 노후생활비와 은퇴자금 목표 설정하기
은퇴 후 예상되는 노후생활비를 계산했다면, 마지막으로 은퇴기간 동안의 총 비용을 산정합니다. 평균 은퇴기간을 25~30년으로 잡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활동량이 감소하여 지출도 감소한다는 걸 감안하여 은퇴자금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앞서 계산한 금소비 씨의 월 노후생활비가 350만원이라면, 연간 노후생활비는 총 4,200만원(350만원 X 12)이 되겠죠. 은퇴 시점부터 75세 전까지는 이 연간 노후생활비의 100%, 75세 이후부터 85세 전까지는 80%, 85세 이후부터 예상 기대수명까지는 70%로 잡아 은퇴기간 동안에 들어갈 총 비용을 계산해보는 겁니다.
금소비 씨의 총 노후생활비는 얼마가 될까요? 만약 금소비 씨가 60세에 은퇴하여 100세까지 산다고 가정해보면, 아래와 같이 계산해볼 수 있어요.
연령에 따른 지출 감소를 고려하면, 13억 7,700만원 정도가 필요해요.
이렇게 은퇴기간의 연간 노후생활비를 계산해보면 은퇴 후의 재정 목표를 구체화할 수 있고, 연금 수령 계획을 세우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 비정기 지출의 고려
은퇴 계획을 세울 때 또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은퇴 후에 발생할 지출의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개인의 나이, 건강상태, 가족형태 등에 따라 지출 상황이 변화하기 때문이죠.
은퇴 후 나이가 들어갈수록 외출이나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생활비가 감소하게 됩니다. 외식이나 여가 비용이 줄고, 자녀가 독립하면서 자녀교육 등에 들어갔던 고정 지출도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요.
다만, 연령이 높아지면서 다시 증가하는 의료비나 간병비 등의 지출이 발생할 수 있으니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해요.
즉, 정기적인 지출에 필요한 생활비 외에 발생할 수 있는 비정기 지출에 대비해야 하는 거죠.
비정기 지출은 예상치 못하게 일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지 않으면 은퇴 지출 계획 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해요.
은퇴 후 고려해야 하는 비정기 지출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긴급 의료비
고령화와 함께 건강에 대한 문제가 늘어나며, 예기치 않은 의료비가 발생할 수 있어요. 정기적인 진료비 외에도 갑작스러운 수술, 입원 비용, 고가의 약품 처방 등으로 발생하는 비정기 지출을 고려해야 합니다.
2. 주택 관련 수리비
주택 및 가전제품의 노후화로 인한 수리 및 교체 비용이 비정기 지출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일러 교체, 전기 설비 수리, 누수 방지, 냉장고나 에어컨 같은 필수 가전제품 교체 등이 여기에 해당돼요.
3. 경조사비
가족, 친척,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경조사비는 은퇴 후에도 중요한 비정기 지출이에요. 특히, 자녀나 손자·손녀의 결혼, 출산, 입학 등의 큰 행사에는 지원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4. 차량 유지비 및 교체비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 차량의 정기 점검 외에도 예기치 못한 수리비가 발생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차량 교체 비용도 고려해야 해요. 차량 보험 갱신, 타이어 교체, 브레이크 수리 등의 비용이 은퇴 이후에는 부담이 될 수 있어요.
5. 자녀 지원비
자녀나 손주가 경제적 지원이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의 학자금, 주거 지원, 결혼 자금 등의 형태로 갑작스러운 지원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요. 이는 대부분 비정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미리 대비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6. 기타 비상 자금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 마련해 두는 비상 자금은 비정기 지출을 위한 준비 자금입니다. 자연재해나 사고 등으로 인해 갑자기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비 외에 비상 상황을 위한 예비 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요.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은퇴 후에도 자녀에게 지원하는 비용이 큽니다. 2023 보험개발원 은퇴시장 리포트에 따르면 은퇴 후 예상 자녀 1인당 교육비는 평균 7,749만원, 자녀 1인당 결혼 비용은 평균 1억 444만원이라고 해요.
안정적인 은퇴 생활 유지를 위해 자녀의 지원 비용에 대해서는 언제까지 얼마나 지원을 할 것인가에 대해 미리 계획을 세우고 대비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 재정비한 금소비 씨의 은퇴 계획
금소비 씨의 은퇴 후 예상 노후생활비는 매월 350만원이었어요.
다행히 금소비 씨는 연금을 꾸준히 쌓아왔기 때문에 이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봤죠. 다만, 은퇴 후 딸에게 재정적 지원을 해주어야 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준비를 시작했어요.
1. 추가적인 연금 가입
금소비 씨는 개인연금(IRP)에 추가 가입했어요. IRP 계좌에서 펀드나 ETF 등에 투자하여 추가적인 소득을 얻겠다는 계획을 세웠죠.
2. 자녀 지원 자금 마련
금소비 씨는 딸이 결혼할 때나 학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자금을 따로 마련하기로 했어요. 현재 지출 비용 중 취미생활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정기예금이나 단기채권 같은 비교적 안전한 투자 상품에 가입하여 자금을 마련하고, 딸이 필요할 때 유동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로 했어요.
3. 보험 가입
금소비 씨는 의료비나 간병비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을 점검한 후, 은퇴 후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에 가입했어요.
4. 주택 계획
금소비 씨는 딸이 독립하면 주택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고려하고 있어요. 주택의 크기를 줄여 얻은 차액은 딸에게 지원할 자금의 부족분을 채우고 나머지는 비상자금으로 활용하기로 했어요.
지금까지 금소비 씨의 사례를 통해 은퇴 후의 노후생활비를 계산하고, 은퇴 계획을 재정비해봤어요.
여러분은 다가올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계획을 세워본 적이 있으신가요? 지금부터라도 금소비 씨처럼 은퇴 후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그려보고, 은퇴 계획을 점검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은퇴는 단순히 일에서 해방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어요.
은퇴 이후 의미 있는 여생을 보내기 위해서는 가족과 함께 행복하고 든든하게 살아갈 수 있는 실질적인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 잊지 마세요.
그럼, 다음 호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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