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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은퇴 동향 리포트(제14호) 은퇴 후 자산 운용 전략과 노후자금 시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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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6. 30. 13:39

 

 

▶ 은퇴를 앞두고 고민하는 직장인 이교보 씨

“모아둔 돈은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하네요.”


30년 가까이 대기업에 몸담았던 만 55세 이교보 씨. 누구보다 성실히 살아온 그는 서울에 시가 12억원의 아파트를 대출 없이 소유하고 있고, 퇴직금 4억원과 개인연금 1억원을 합쳐 총 5억원의 금융자산도 마련해 두었습니다. 65세부터는 국민연금 월 150만원을 수령할 계획입니다.

이교보 씨는 재정적으로 은퇴 준비가 잘된 편이지만, 앞으로는 월급 없이 모아둔 자산으로만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불안감을 느꼈죠. 특히 월급 대신 그동안 모아놓은 자산을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얼마씩 돈을 찾아 쓰면 안정적으로 노후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걱정됐어요.

그러다 이교보 씨는 문득 1년 전에 자신보다 먼저 은퇴한 금융회사 출신의 한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재무설계사로 일해서 재무상담 경험도 많은 친구라 상담을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찾아갔어요. 

이교보 씨의 친구는 막상 본인도 은퇴한다고 생각하니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자산 현황과 향후 자금 운용 및 지출 계획 등을 점검하면서 막연한 은퇴 생활에 대한 불안감을 덜 수 있었다고 조언했어요. 

그가 강조한 핵심은 다음 두 가지였죠. 
첫째, 지속적인 현금흐름 확보
둘째, 합리적인 지출 계획 수립

 

 

은퇴 후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려면?

친구는 이교보 씨의 자산 규모를 파악한 후 다음과 같은 전략을 제안했어요. 

✓ 퇴직금과 연금을 활용한 현금흐름 우선 확보하기
✓ 필요하다면, 주택을 활용한 추가 현금 창출하기
✓ 65세 이전엔 단기 근로 소득도 고려할 것

은퇴 후에는 은퇴자산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에 의존해야 하는 만큼, 유동성이 부족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경계해야 해요. 만약 현재 은퇴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을 경우에 우선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죠.

퇴직금의 경우 퇴직 시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인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로 돈을 받게 되는데요. 만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퇴직금을 수령하면 기존 퇴직소득세와 비교하여 세금을 30% 줄일 수 있어요. 또한 연금수령 기간이 10년을 초과하면, 연금을 수령할 때마다 세금 감면이 40%로 늘어나 절세 혜택이 커지죠. 

단, 이는 재직 시에 회사가 납입한 퇴직연금에만 적용돼요. 

만약 본인이 퇴직연금 DC 계좌나 IRP에 추가로 납입한 돈이 있을 경우, 추가 납입금(추가 납입금에서 발생한 운용수익까지 포함)에 대해서는 개인연금과 합쳐 연간 1,500만원을 기준으로 세금 체계가 달라져요.

예를 들어, 퇴직연금에 추가로 납입한 돈과 개인연금에서 연간 1,500만원 이하의 자금을 인출할 경우 저율의 분리 과세가 이루어지지만 1,500만원이 초과할 경우에는 본인의 선택에 따라 종합과세 또는 16.5% 분리과세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장기적이고 합리적인 지출 계획 수립하기 


은퇴 후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인 지출 계획을 수립하는 일도 정말 중요해요.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30년가량 되는 시간을 근로소득 없이 살아야 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합리적인 지출 계획이 필요합니다. 

근로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자산을 통해 추가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지출의 경우는 달라요. 재직 중일 때의 소비습관을 점검하여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한다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가져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증대나 뜻하지 않은 의료비 지출 등과 같은 미래의 변수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어요.

지출 계획과 관련해서는 사람마다 모아둔 은퇴 자산의 규모가 다르고, 소비 성향이나 유산 상속 등과 같은 각자의 상황도 다르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지출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지출계획 수립 시 참고할만한 것으로 ‘4% 룰’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윌리엄 벤젠이 1994년에 제시한 노후 자산 인출 방법으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통용되는 법칙입니다.

4% 룰은 은퇴자가 첫해 노후 자산의 4%를 인출한 후 남은 자산을 주식과 채권에 분산투자하고, 다음해부터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여 증액하여 인출할 경우 은퇴 자산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다는 전략입니다.


▶ 은퇴 후 자산운용 시뮬레이션 함께 세워보세요!

이교보 씨는 우선 4% 룰을 적용하여 은퇴 후의 자산과 운용수익, 지출 등과 관련하여 시뮬레이션을 해보기로 했어요.

매년 4%를 생활비로 쓰기 위해 인출하고, 남은 자산의 연간 투자 수익률을 3%, 물가상승률은 연간 2%로 가정했어요. 국민연금의 경우 만 65세부터 월 150만원(연간 1800만원)씩 수령하되, 매년 물가상승률만큼 수령액이 증가한다고 가정했죠. 그랬더니, 다음과 같은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교보 씨의 경우 4%룰 적용 시, 은퇴 자산을 3%로 운용할 경우 90세까지 은퇴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다만 현재의 생활비를 감안하면, 시뮬레이션처럼 당장에 월 167만원 수준으로 생활비를 줄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어요.

이교보 씨의 말을 들은 재무설계사 친구는 월 생활비를 맞추기 위해 연간 인출률을 4% 이상으로 높일 수는 있지만 인출률을 높일수록 금융자산의 소진 속도가 빨라져 장수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어요. 만약 인출률을 높일 경우 월 생활비, 금융자산 소진 시기 등이 이렇게 달라진다며 아래 표를 보여줬죠.

이교보 씨는 현재 금융자산 수준에서 인출률을 높일 경우 금융자산 소진 시기가 빨라질 수 있으며, 인출률을 6% 이상 높일 경우 90세까지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아울러 통계청이 제시한 적정 생활비를 감안하여 월 330만원 수준의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는지 궁금했어요.

재무설계사 친구는 추가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민연금이 나올 때까지 제2의 직업을 통해 근로소득을 확보하는 방법과 기존 주택을 활용하여 추가적인 금융자산을 확보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어요.

이교보 씨는 추가적인 근로는 원치 않는다고 말했고, 이에 친구는 그렇다면 주택을 활용하여 시세 12억원 아파트를 다운사이징하여 3억원의 추가 은퇴 자금을 마련하라고 조언했어요. 또한, 펀드 상품을 활용하여 운용수익률을 3%에서 4%로 1% 포인트를 제고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죠.

기존에 가진 자산의 일부를 금융자산으로 전환하고 운용수익률을 높일 경우, 이교보 씨의 은퇴 시뮬레이션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결과를 본 이교보 씨는 원안과 비교해 적정 생활비를 확보하면서, 90세까지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 수정된 시뮬레이션 결과가 더 본인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변경된 시뮬레이션도 세금이나 예측하지 못한 지출 등을 감안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매월 생활비를 다 쓰기보다 월 330만원 기준으로 하고, 그보다 더 지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은퇴 후 자산의 운용수익률을 높이려면? 

 

은퇴자의 경우, 직장에서 창출되는 현금흐름이 없어 은퇴 자산에 큰 손실이 발생하면 이를 복구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자산운용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동시에,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화폐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구매력 보존을 위해서는 적어도 물가상승률 이상의 운용수익률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어요.

이교보 씨는 주택 다운사이징과 관련해서는 본인이 충분히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은퇴 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면 4%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가 궁금했어요. 친구는 현재 금융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4% 정도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정기예금 상품뿐만 아니라 일부 펀드 상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은퇴 후 자산운용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어요. 미국에서는 은퇴자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상당수의 미국인들은 은퇴 후에도 자신의 기대수명에 맞춰 은퇴 자산을 소진하기보다 가급적 물가상승률 이상의 투자 수익을 확보하여 구매력을 보존하고, 지출을 줄여 향후 장수 리스크*를 피하고자 하는 니즈가 강하다는 게 인상 깊었어요. 
*Cerulli US Retirement Edition, 3Q 2024년 설문에 따르면, 은퇴자들이 갖는 가장 큰 우려로 예상보다 더 오래 살게 되는 ‘장수 리스크’를 꼽는 비중(58%)이 가장 높음.


실제로 한국과 달리 미국의 은퇴자들은 다양한 펀드에 투자하여 물가상승률 이상의 투자 수익을 추구하면서 은퇴생활을 지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교보 씨는 은퇴 후 대부분이 정기예금에 돈을 넣어둘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미국 은퇴자들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 놀랐어요. 특히, 은퇴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TDF 상품에 대해 궁금증이 커졌죠.

TDF는 Target Date Fund의 약자로 나의 은퇴시점(Target Date)에 맞춰 알아서 운용해주는 펀드 상품을 말해요. 미국에서는 은퇴 설계를 위해 보편화된 상품으로 펀드명 끝에 은퇴시점을 표기해 두죠. 예를 들어, ‘교보TDF 2035’이라면, 2035년 은퇴를 목표로 운용되는 펀드란 의미예요.

최근 한국에서도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TDF 상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요. 이미 은퇴시점이 도래한 TDF 상품인 TDF2020나 TDF2025 등도 만기가 있는 정기예금과 달리 펀드가 청산되지 않고, 은퇴자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운용돼요. 


현재 국내 출시된 대부분의 TDF 상품의 경우 은퇴시점이 도래하면, 주식 비중을 30~40% 수준으로 낮추고 나머지 부분은 운용의 안전성을 위해 주로 채권이나 부동산 등의 인컴 자산* 위주로 운용됩니다.
*인컴 자산: 수익으로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발생시키는 자산

친구는 이교보 씨에게 본인이 직접 상품을 선택하고 조합하여 운용할 것이 아니면, TDF 상품에 투자하라고 권했습니다. 최근 시중금리 하락으로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정기예금에만 투자 시 투자수익률이 2% 초반에 머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4% 이상의 수익을 위해서는 TDF 상품에 절반 이상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어요.

예를 들어, 정기예금 수익률 2.5%, TDF 수익률을 5% 가정하면 각각 4대 6의 비중으로 장기적인 투자를 할 경우 기대수익률 4%를 만들 수 있다는 거죠.

  

은퇴에도 계획과 전략이 필요하다

이교보 씨는 재무설계사 친구와의 상담을 통해 막연하고 불안했던 은퇴 후 생활에 대해 조금은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적극적으로 은퇴계획을 실천하여 정기적인 현금흐름을 만들고 지출을 적절히 통제할 경우, 긴 은퇴생활도 충분히 꾸려 나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호에는 은퇴를 앞둔 이교보 씨의 상담 사례를 통해 은퇴 시점의 투자 계획과 지출 계획을 어떻게 세우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았습니다. 사람마다 은퇴 시점에 모아둔 자산 규모나 지출 성향 그리고 상속 여부 등 상황이 모두 다른 만큼, 은퇴 계획은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두가지 요소, ‘정기적인 현금흐름 창출’과 ‘합리적인 지출계획’을 균형 있게 가져간다면 장수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안정적이고 편안한 은퇴생활을 즐길 수 있을 거예요. 


그럼, 다음 월간 은퇴 동향 리포트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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