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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발자취를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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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23. 18:31

ㅣ추모여행ㅣ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교보생명  대산 신용호 창립자의 말씀이자 그분의 인생을 엿볼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분을 추모하듯 창립자의 발자취를 따라 추모 여행을 떠나보았습니다.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전라남도 영암 '솔내마을'부터 뜻을 품으며 천일 독서를 하신 목포를 거쳐 서울 광화문 네거리 종로 1번지 교보빌딩까지 가슴 벅찬 추모 여행은 먼 훗날 꿈을 키워 온 중국 대련까지  이어지기를 바라봅니다.

 

 

전라남도 영암에서 태어나 어린 신용호가 십여 년을 보낸 솔안 마을 옛집을 어렵게 찾아가보았습니다. 이곳에서 폐병으로 병마와 싸우며 학교도 가지 못한 어린 신용호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아려왔습니다.

그때의 아픔을 말해주듯이 담은 허물어져 있고 마당의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바로 집 옆에 있는 송양 서원에서 책 읽는 소리를 들으며 병을 이겨내서 꼭 학교에 가겠다는 의지를 키우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서원을 지어 대대로 사람들을 가르치며 학문을 숭상한 조상의 피가 어린 신용호에게도 흐르고 있었기에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독립운동을 해온 집안으로 나 자신보다 남을 위해 베풀며 사는 덕을 갖춘 것 이어 오는 집안의 가풍인듯합니다.

 

 

차곡차곡 쌓은 흙 돌담과 대나무가 어우러져 있는 서원 뒷마당에서 대산 신용호의 큰 뜻과 꺾이지 않는 의지를 보는 듯하였습니다.

 


담장 너머 익어가는 대봉을 보면서도 넉넉한 인품을 느낄 수가 있어 그분을 만나는 것 같은 마음에 서원 뒷마당을 쉽게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큰 뜻을 품고 도전하며 사시는지.'  

 

 

그분의 집 앞에서도 영암의 그 어느 곳에서도 막힘이 없이 볼 수가 있는 우뚝 선 월출산은 수묵화를 보는 듯합니다.

또한 맑은 정기가 그대로 전해져 오는 듯하여 눈과 정신, 그리고 마음까지 맑아졌습니다.

 

 

폐병을 앓은 지 3년이 지나고 어느 날 월출산이 대산의 몸으로 빨려 들어오는 꿈을 꾼 다음 날부터 화색이 돌기 시작하고, 기운을 차려 병이 낫게 되는 기적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어른도 이겨내기 힘들다는 폐병을 어린 의지로 이겨 낸 어린 신용호는 기적이 아닌 어머니의 지긋한 정성과 그가 만들어 낸 승리였습니다.

 

 

어린 신용호가 열한 살이 되던 해에 목포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병이 나아 학교에 가게 될 거라는 희망이 사라진 그는, 엄마로부터 학교를 다니지 못했지만 대통령이 된 링컨의 이야기를 듣고 유달산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유달산을 오르는 어느 집에서 천일 독서를 하며 열심히 뜻을 키웠을 그의 모습을 그리며 그분이 살았던 동네를 돌아다녀 보았습니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건네보았지만 세월이 너무나 흐른 탓에 그분을 기억하는 사람을 만날 수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대산 신용호의 고향 영암과 어린 시절을 보낸 목포를 여행하며 더욱 그분을 존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나의 뒤늦은 꿈을 위해 가는 길에서 멈추고 싶을 때 그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돼줄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에게 보이지 않은 무한한 에너지를 넣어주신 대산 신용호 창립자를 되새기며 서울로 향했습니다.

 

 

북교 보통학교였던 북교초등학교는 백 년에 세월을 훌쩍 넘어 한 시대를 지나 또 다른 시대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많아 입학할 수가 없었던 그에게 책을 학교와 스승으로 삼겠다는 다짐을 하며 천일 독서를 하게 되었습니다.

스무 살에 홀로 목포를 떠나 서울로, 서울에서 중국 대련으로 이어지는 그의 성공을 향한 여정은 가슴 벅찬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서울로 올라와 그분이 마지막까지 일하셨던 광화문 교보빌딩을 찾아갔습니다. 1층 로비에서 동상으로나마 그분을 뵙고 인사를 건네었습니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쓰러질 때마다 저를 일으켜 세워주실 그분을 깊이 알아가게 되는 이 여행이 저에게는 깊은 감동을 안겨줍니다.

 

 

교보빌딩 3층에 위치한 창립자님의 집무실과 사료실을 둘러보았습니다. 검소하고 강직한 그분의 성격이 그대로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마지막 근무하셨던 그대로를 보존하고 있는 창립자님의 책상의 책과 물건들 어루만져 봅니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셨고 시를 즐겨 읽으셨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나이가 들어도 마음가짐이 청춘이면 청춘이다'라는 말을 자주 하셨던 그분이 애송하던 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을 나지막하게 마음으로 읽어 내려갑니다.

몸이 아닌 마음으로 평생을 사셨던 그분의 정신이 오롯이 전해져 옵니다.

 

 

그분이 영면하셨던 2003년 9월 19일 오후 6시 1분. 마치 칼퇴근을 하신 듯한 시각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세상을 퇴근하고 하늘로 돌아가셔서 무엇을 하고 계실까요?

 

 

 

문학과 음악에 깊은 조예가 있으셨다는 창립자님은 예술을 사랑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예술의 완성은 건축이라며 건축에도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셨습니다.

 

 

이곳은 주인이 떠난 십 년 전에 시간이 멈추었습니다. 하지만 그 분이 남기신 모든 것들이 우리의 시간과 함께 흘러가고 있습니다.

 

 

창립자님의 이야기로 나온 책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책에는 길이 있단다'라는 책을 아이들에게도 읽어 주면 참 좋은 위인전이 될 것입니다. 

 

 

최초의 광화문글판은 서로에게 희망을 외치는 구호였습니다. 광화문 교보빌딩에 광고판 대신 글판을 달아 사람들에게 희망과 여유를 주고 싶어 하신 것도 그분의 생각이었지요.

마음이 따뜻한 창립자님은 사람이 희망이라고 여기며 살아오셨던 것 같습니다.

 

 

창립에서 지금까지의 교보생명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사료실에는 창립자님이 걸어온 모든 여정이 묻어 나와 있어서 살아있는 전설처럼 여겨졌습니다.

 

 

교보생명의 시작인 '대한교육보험주식회사'라는 회사를 세우신 곳은 지금과 조금 떨어진 종로 1가 60번지였습니다. 소를 팔아서 땅을 팔아서라도 자식들에게 대학을 보내겠다는 우리네 부모들의 애환을 덜어주기 위해 만들어낸 최초의 교육보험.

교육보험으로 세계보험협회에서 수여하는 세계보험대상을 수상할 정도의 창의적 발상은 모든 이들에게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교육보험은 세계 보함 대상을 수상하기도 할 정도로 창의적 발상은 모든 이들에게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영암 월출산처럼 광화문 네거리에 우뚝 선 교보빌딩의 주소는 종로 1번지입니다. 목숨처럼 지켜내어 지금의 모습을 간직한 교보빌딩은 서울에 세워진 월출산 같은 존재입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 

인생을 배운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진심으로 교보빌딩 지하에 대형서점을 만드셨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업가라면 이윤을 남기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분의 남다른 큰 뜻은 사회의 공헌으로 이어져 그분을 기억하는 이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분이 걸어 오신  길들에서 도전과 창조의 정신을 배웠습니다. 대산 신용호 창립자님을 떠올리며 떠난 추모여행은 나에게 더 큰 도전을 선물로 안겨주었습니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라는 말을 읊조리며 날마다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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