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3. 22:28
안녕하세요! 2013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 대원이자 앞으로 6개월 동안 가꿈사 블로그를 알차게 꾸며나갈 4기 기자단의 일원 윤진영입니다. 이번에 제가 처음으로 소개해드릴 주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 <사진과 미디어 : 새벽 4시>에요.
먼저 이 전시회는 무료로 개최되고 있다는 점! 3월 말까지 전시가 이어지니 부담 없이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작년에 팀 버튼 전을 다녀온 이후로 처음 방문하는 서울시립미술관이라서 그런지 감회가 새로웠어요. 제가 이번에 다녀온 <사진과 미디어 : 새벽 4시> 전시회는 총 14명의 작가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시물들은 사진 형태뿐만 아니라 사진 매체를 활용한 설치작업, 사진 기자의 인물 사진, 영상 등 다양한 형태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다채롭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시회의 부제 ‘새벽 4시’의 의미는 한국 문학계의 천재로 손꼽히는 문학가 이상의 단편 소설 ‘지도의 암실’에서 모티프를 얻었다고 해요. 물리적인 시간이 아닌, 새로운 차원의 공간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새벽은 밤과 빛이 공존하는 시간이고, 현실과 가상의 혼재하는 2014년 세태를 담은 이번 전시회의 취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작가를 중심으로 이번 전시회 소개를 시작할게요~!!
작가 이태현
'돈이냐, 사랑이냐?', 작가 이상현
'아버지냐, 사랑이냐?', 작가 이상현
'나는 너의 지니, 소원을 말해봐!', 작가 이상현
작품의 제목부터 호기심을 끄는데요, 얼핏 보기에는 조선시대 회화 같지만, 자세히 보면 외국의 명품브랜드, 남한의 대중 가수 등 그림 안에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작품의 공간적 배경이 북한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은 서구와 아시아, 정치권력과 대중문화 사이의 대립과 수용 등을 나타내면서 보다 다양한 사회문화적 이슈를 시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작가 이문호
'유디트(Judith)', 작가 이문호
이 작품은 정보화 시대, 범람하는 소식들에 의해서 충격적인 뉴스가 빠르게 잊혀져가는 시대적 환경을 되돌아보라는 의미의 작품인데요, 몇 년 전에 중국에서 발생한 신혼부부 장기밀매 살인사건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해요.
어두운 배경 속에 빨간 천이 강렬한 색감으로 다가오는데, 이것은 어두운 공간 속에서 살인과 장기적출이 일어났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요소라고 하네요. 이문호 작가는 이처럼 사물을 은유적으로 연출하고, 그 속에서의 환영에 의미를 부여하여 작품을 완성시킵니다.
아래는 이문호 작가의 다른 두 작품입니다.
'Communication', 작가 이문호
'Flag', 작가 이문호
작가 장태원
다음으로 장태원 작가의 작품을 살펴볼게요. 장태원 작가는 가족, 트라우마 등의 사적인 부분에서부터 자연재해, 산업사회의 폐해 등 거시적인 소재까지 사진 속에 표현을 했습니다.
<Portrait of Brother>, <Stained Ground 312>, <Stained Ground 307> 과 같은 작품들은 내면의 어둠, 관계의 어둠, 사회와 현대문명의 어둠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러한 어둠이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끔 하는 작품들이에요. Stained Ground 시리즈는 작가가 실제로 폐허로 변한 공장을 찾아가 촬영한 사진이라고 해요.
'Portrait of Brother', 작가 장태원
Stained Ground 312, 작가 장태원
'Stained Ground 307', 작가 장태원
작가 조이경
다음은 조이경 작가 작품입니다.
'TV에서 본 그녀의 뒷모습 1,2,3', 작가 조이경
조이경 작가의 작품들은 영화나 TV에 나오는 이미지들이 일상의 사물들에 반사된 모습을 주로 담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싸이코>라는 작품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Psycho'를 욕실 벽면 위에서 영사하여 촬영했다고 해요. 조이경 작가는 영상 속의 이미지와 현실이 다르다는 걸 알면서도 그 사이에서 괴리를 느끼고 다시 가상세계로 빠져드는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하려 했다고 합니다. 사진 작품들 사이에 걸려있는 영상작품은 관람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영상작품은 TV를 틀어놓았을 때 보이는 이미지를 보여주다가 갑자기 TV가 꺼지면서 TV의 유리에 비치는 현실의 모습 (컵이나 탁자 등)을 보여줍니다.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것이 버튼 하나를 누르는 것으로 가능한 현실, 작가는 이런 현실을 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작가 하태범
하태범 작가는 실제로 발생했던 테러, 재해, 전쟁의 장면을 A4 용지로 표현했고, 그것을 보도 사진처럼 연출했습니다. 이런 작품들은 타인이 경험하는 공포와 참혹한 소식들에 점점 둔감해지는 현대인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어요. 현실이라면 탱크나 건물이 피의 흔적이 있는 여러 가지 색깔로 표현되어야겠지만, 하얀 백지로 모든 상황을 간결하게 표현한 것은 다른 이들의 비극을 방관하고만 있는 현대인의 태도를 각성시키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작가 박찬민
박찬민 작가의 작품들은 도시의 주거와 개발 문제를 다루고 있어요. 사진에서 보시는 작품들은 <Untitled> 시리즈입니다. 얼핏 보면 실재하는 구조물이 아닌 것으로 보여요. 그림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들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뒤 배경을 삭제한 것 외에 다른 조작을 가하지 않은 사실적인 작품들이라고 해요.
이것은 그림에서의 뒤 배경과 같이 일부 정보의 부재가 화면 전체를 가상의 이야기로 인식하게 하는 미디어의 특성을 나타낸 것이라고 합니다.
14 작가의 작품이 있지만 여기서 6 작가의 작품만 간략하게 소개를 해보았어요.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영상을 한 데 모아 이루어진 작품이나 큼직한 구조물 등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에 시립미술관에 방문하셔서 제가 느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느끼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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