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20. 14:50
l 통인시장, 주말 데이트코스ㅣ
오랜만에 따뜻한 봄볕을 받으며 서울 여행길에 나섰는데요, 이번에 찾아간 곳은 바로 서울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촌이었답니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오랜 전통시장 통인시장과 50년 동안 가업을 잊고 있는 '영화루', 그리고 6·25전쟁 이후부터 60년간 운영을 해오고 있는 낡은 책방 '대오서점',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청와대에 빵을 납품한다는 사실로 더욱 유명세를 탄 '효자베이커리'까지 미소가 절로 피어날 만큼 정답고 맛있는 서촌의 명소들을 소개해 볼까 해요. ^^
먼저 서촌의 재래시장 통인시장을 소개해 드릴게요. 서울 서촌에 살고 계신 분들이라면 정이 넘치는 전통 재래시장 통인시장을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이곳 통인시장에서는 전통시장답게 사람냄새 나는 살가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답니다.
통인시장을 찾아가는 방법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와 10분 내외로 걸어 올라가시면 되는데요, 이곳 경복궁역 근처는 통인시장 말고도 도보를 통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어 많은 분들이 찾는 명소길이랍니다.
통인시장으로 걸어가는 길에 만난 예쁜 무궁화가 눈길을 사로잡았는데요, 근래에 꽤 오랫동안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를 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무궁화를 보게 되어 참 반가웠답니다.
경복궁역 근처에는 종로구의 옛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공존하는 다양한 발자취들이 남아 있는데요, 구석구석 낡은 골목길을 거닐며 옛 추억이 남아 있는 보물들을 찾아가는 재미도 쏠쏠한 곳이랍니다.
10여 분 정도 걸어 올라가니 통인시장의 입구가 보였어요. 높다란 건물 사이에 자리한 전통 재래시장 통인시장을 마주하고 보니, 입구에서부터 사람 내음이 느껴지는 것 같았답니다. 전통시장의 정감 있고 활기찬 모습이 저절로 발길을 이끄는 듯했어요.
통인시장 입구에서 만난 소쿠리를 파는 트럭이에요. 주렁주렁 매달린 소쿠리들이 왠지 더 특색 있고 정감 있어 보였답니다. 소쿠리 외에도 다듬이질을 할 때 쓰는 방망이나 곡식의 티끌을 골라내는 키, 하회탈 등의 전통 소품은 평소에 민속촌과 같이 한정된 곳에서만 만나 볼 수 있었는데, 이렇게 길거리에 우연히 보게 되니 반갑기까지 했어요.
통인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천장에 줄지어 있는 민화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시장 내부가 잘 정비된 모습에 상점 하나하나 옛 모습을 담고 있어서 더욱 색다른 전통시장이었답니다.
요즘 재래전통시장을 정비한다고 하면서 모두 새롭게 고치기만 해 옛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는데요, 이곳 통인시장은
옛 모습은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도 잘 정비된 모습이어서 더욱 색다른 볼거리를 안겨주는 듯했어요.
어린 시절, 할머니의 손을 붙잡고 찾았던 재래시장의 즐거움은 바로 할머니께서 사주시던 달달한 꿀떡이었는데요, 이렇게 색이 고운 떡들을 보고 있으니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답니다. 떡을 찧는 소리와 함께 갓 쪄낸 떡을 보며 떡집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어요.
통인시장 안을 거닐다 마주한 통인시장 고객만족센터 앞에서는 이렇게 통인시장의 역사에 얽힌 이야기들을 확인할 수 있었답니다. 하나하나 읽어보니 재미있는 내용이 참 많았어요.
통인시장은 처음 일본인들을 위한 공설시장으로 개설되었는데요, 1925년 폐지되었다가 1941년 6월에 재개방되었다고 해요. 그 후 지방 이주민들의 정착이 늘어나면서 통인시장이 일대 상권의 중심지로 만들어지면서 지금까지 종로구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고 하네요.
통인시장의 옛 모습은 사람들이 지나가기도 어려울 만큼 좁은 골목이었다고 하는데요, 그 좁은 골목에 소규모로 난전을 펼치고 장사를 하며 많은 상인들이 가족의 생계를 일구었다고 해요. 통인시장을 거닐다 보면 아시겠지만, 통인시장은 반달을 엎어서 기울여 놓아 옆으로 직선이 연결된 모습의 시장길이에요. 이렇게 통인시장의 형성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사진으로 시장의 옛 모습들을 보고나니 통인시장 구경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답니다.
이곳 통인시장이 다른 재래시장과 달리 더 인기가 높아 멀리서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바로, 도시락 카페 때문인데요, 시장 음식들로 나만의 도시락을 만들 수 있어 시장 구경도 하고, 군침 도는 반찬과 시장 음식들도 맛볼 수 있답니다.
고객센터 안으로 들어서면 도시락 카페로 들어서는 문을 만나게 되는데요, 이곳으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가셔서 엽전을 구입하면 도시락 카페를 이용하실 수 있답니다.
도시락 카페에서 1개당 현금 500원에 해당하는 엽전을 구입하시면 되는데요, 1인당 엽전 10개, 정도를 구입하시면 적당하게 드실 수 있다고 해요. 영업시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며, 월요일은 격주로 휴무라고 하니 꼭 고객센터 (02) 722-0911. (02)722-0936으로 연락해 휴무 여부를 확인하시고 찾아가세요!
엽전으로 구입한 갖가지 맛있는 반찬들과 함께 도시락 카페에서 밥과 국을 구입해 이곳 야외 테이블에서 드셔도 된답니다.
밥과 국은 도시락 카페에서 각각 천 원에 구입할 수 있는데요, 밥과 국을 구입하면 김치를 무료로 주신다고 해요!
바로 이곳에서 엽전을 판매하고 있는데요, 현금으로 구입을 하셔도 되고, 카드로도 구입이 가능하답니다.
5천 원으로 구입한 엽전 열 냥이에요. 엽전과 함께 반찬을 담을 빈 도시락과 주시는데요, 여기에 어떤 맛있는 음식을 담을지 너무 기대됐답니다. 맛있는 시장 음식들 냄새 때문에 배꼽시계가 마구 요동쳤어요. ^^
통인시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바로 이 기름 떡볶이랍니다. 매체를 통해 워낙 많이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조금 아쉬운 점은 기름 떡볶이집은 도시락 카페 가맹점이 아니어서 엽전으로 구입할 수가 없었답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맛보게 될 기름 떡볶이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잖아요? 그래서 3천 원을 주고 1인분을 구입했어요.
일반 국물 떡볶이와 달리 기름이 들어가 볶아낸 떡볶이라 더욱 특색있는 맛이었는데요, 겉은 매콤하면서 바삭하고, 안은 쫄깃한 맛을 자랑했어요.
통인시장에는 반찬가게가 참 많았는데요, 도시락 카페 가맹점이라고 적힌 팻말이 있는 곳에 가셔서 엽전을 내고 반찬을 고르시면 된답니다.
저는 이날 김밥과 버섯고기 무침, 빈대떡, 계란말이, 잡채를 구입했어요. 원래는 엽전이 한 개 모자랐지만, 역시 인심 좋은 시장답게 엽전 하나로 두둑이 챙겨주셨답니다.
도시락 카페로 돌아와 국과 밥을 구입하고 김치를 따로 구입하려고 하니 김치는 그냥 제공된다고 하셨답니다. 여기서 한 번 더 통인시장의 인심을 엿볼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이런 이유 때문에 재래시장을 찾는 것 아닐까요? 푸근한 전통시장을 정을 느끼며 기분 좋고, 맛있는 식사를 했답니다.
도시락 카페에서는 이렇게 커피와 음료도 구입할 수 있는데요, 도시락을 구입하면 500원 할인을 해준답니다. 저는 배가 너무 불러서 음료는 구입하지 않고, 그냥 물만 마시고 나와 다시 시장 구경에 나섰어요!
이곳은 통인시장에서 아주 오래된 기름 볶는 집이었는데요, 참기름뿐만 아니라 미숫가루까지 있었답니다. 이 앞을 지나가면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입맛을 다시 돋워주는 것 같았어요.
여기는 국숫집인데요, 국수 모양의 조형물이 너무 재미있어서 사진으로 담아 봤어요. 왠지 국수가 더 맛있을 것처럼 느껴지지 않으세요? 시장 안을 어쩜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던지 구경하는 재미를 더해주었답니다.
이곳은 통인시장의 한약방인데요, 각종 한약재들의 이름이 효능과 함께 팻말에 적혀 있었답니다.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댕기머리를 한 소년이 담 너머를 훔쳐보는 듯한 그림을 붙여 놓은 모습도 참 인상적이었어요.
이번에는 통인시장의 과일가게 모습인데요, 이곳에도 과일 그림들을 입구 천장에 붙여 놓았답니다. 가게마다 특색 있는 그림이나 간판들이 유독 재미를 더하는 곳이었어요.
통인시장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특별한 점은 바로 DIY 공방이 있다는 점이었어요. 시장 안에서 배우는 DIY가 색다른 재미를 더해 줄 것 같았는데요, 연인끼리 데이트를 삼아 오시면 공방에서 작은 소품을 하나 만들어 서로 나누어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시장하면 또 빠뜨릴 수 없는 것이 걸쭉한 막걸리 한 잔이 아닐까요? 각종 안주들과 함께 마시는 칼칼한 막걸리가 생각나신다면 통인시장을 찾아가 보세요!
통인시장을 구경하고 맛있는 도시락까지 먹고 나오면 서촌의 골목 구석구석을 둘러볼 차례인데요, 이곳에서는 대를 이어가며 운영하고 있는 50년 전통의 짜장면집 '영화루'와 6·25전쟁 때부터 60년간 운영하고 있는 낡은 책방 '대오서점'을 만나 보실 수 있답니다.
통인시장을 나오시면 정자가 보이는데요, 그곳에서 좌측으로 내려오시면 이곳 영화루를 찾으실 수 있답니다. 서울시 종로구 청운동 구석구석의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음식점 중 한 곳이에요.
이날따라 날씨가 너무 더웠는데요, 들어가자마자 이렇게 시원한 차를 내주셔서 갈증을 한 번에 해소할 수 있었어요. 시원하게 한 잔 들이켜고 짜장면을 주문했답니다. 기다리는 동안 보니 이 동네에서 워낙 인기 있는 짜장면집이라 그런지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분들도 계시고, 배달 주문 또한 끊이지 않았어요.
드디어 주문한 자장면이 나왔어요. 자장면에 빨간 고춧가루를 뿌려서 비벼 먹으니, 정말 맛있었는데요, 대를 이어온 손맛이라 그런지 쫄깃한 면발이 일품이었답니다. 가족들과 함께 오시는 손님도 많았어요.
영화루에서 맛있는 짜장면을 먹고 나와 찾은 대오서점이에요. 손글씨로 쓴듯한 대오서점의 간판과 한옥을 개조해 만든 상점이 특색있게 보였는데요, 대오서점 옆으로 보이는 '땡모빤'은 대오서점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아드님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하셨어요.
대오서점은 6·25전쟁 이후 이곳으로 이사를 오신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한옥집을 개조해 만든 책방인데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중간 이름을 따서 서점의 이름을 '대오서점'으로 지으셨다고 해요.
지금은 책을 매입하고 있지는 않는다고 하셨는데요, 그래도 오래된 책들을 볼 수 있는 곳이라 하늘색 틀의 출입문을 들어서니 왠지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듯했어요.
서점 안으로 들어서니 빼곡하게 쌓여 있는 빛 바랜 책들이 참 많이 있었는데요, 이곳 대오서점은 손예진, 김남길 주연의 드라마 '상어', 이승기의 뮤직비디오, 다큐멘터리 '일' 등 여러 방송매체에도 등장했었다고 해요.
안으로 좀 더 들어서니 이렇게 두 분이 살고 계신 집의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요, 지금까지 오랜 세월 대오서점을 운영해오신 것처럼 두 분께서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그 자리 그대로 지켜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답니다.
다시 통인시장의 입구 쪽으로 올라와 마지막 코스인 효자베이커리를 찾아 가는 길에서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피아노학원 건물을 발견해 사진으로 담아 보았답니다. 현대식 건물 사이에서 그 모습 그대로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 정감 있어 보였어요.
이곳은 서촌 통인시장 근처의 마지막 코스인 효자베이커리랍니다. 26년간 자리를 지켜 온 빵집인데요, 이곳은 청와대에 빵을 납품을 하는 곳으로 유명세를 타 인기 있는 빵집이에요. 오늘은 이곳에서 유명한 빵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릴게요.
마치 꽃 모양을 닮은 이 빵은 바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콘 브레드랍니다. 안에 옥수수와 채소가 들어가 있는 빵인데요, 기름에 튀기지 않은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맛과 모양을 가진 빵들이 참 많았는데요, 일반 빵집과 큰 차이가 있을까 했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도는 빵이 잔뜩이었답니다.
갓 구워진 경주빵도 참 맛있어 보였어요. 이곳은 옛날에 아빠가 퇴근을 하실 때 봉지 속에 한 아름씩 담아 사오신 맛있는 빵이 생각나게 하는 빵집이었답니다.
위에서 소개했던 콘브레드인데요, 일반 고로케는 기름에 튀긴 빵이라 느끼하지만, 이 콘브레드는 전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답니다. 안에서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채소와 옥수수의 맛이 자꾸만 손이 가게 만들었어요.
인심 또한 너무나 좋으셔서 빵을 구입하니 서비스로 다른 빵을 두 개나 넣어주셨답니다. 일반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풍경이겠죠?
광화문 지도에 참여하는 서울 여행의 효자동 통인시장과 영화루, 대오서점 이야기!
경복궁역에 내려서 거닐며 만나는 이곳의 모습들이 왠지 거닐면 거닐수록 옛날로 돌아간 듯하여 돌아가신 할머니도 생각나게 하고, 골목길에서 언니들과 함께 뛰어놀던 시절도 절로 생각나게 했는데요, 이곳 구석구석에서 소중한 추억과 보물을 마음속에 다시 새기고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이런 것들 모두가 지금까지 한결같이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일해 오신 분들 덕분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해진 옛 추억들과 일상들을 꺼내어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이곳 서촌의 통인시장과 그 주변을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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