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라이프

본문 제목

2014 육아일기 제5화 : 임신한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

본문

2014. 9. 4. 00:00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에요. 또한 생명의 신비로움을 열 달 여간의 시간 동안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여성만이 가진 특권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제가 체험한 현실은 신비롭기는 하나 ‘불편한 특권’이었어요.

 

임신 기간 동안 엄청난 호르몬의 변화를 겪으면서 호르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게 되었어요. 정말 다이나믹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겪게 되는데, 단순히 감내할 수 있는 불편함의 수준을 넘어선 고통이었어요.

 

 

 

얼마 전 ‘임신한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What to Expect When You’re Expecting)이라는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어요. 그 영화에서 주인공의 대사가 그렇게 맘에 와 닿을 수가 없어요. 정말 아이를 원하고 기다린 출산 육아 전문가였던 여주인공이 임신을 하고 중반기를 넘어서며, 임신의 진실을 대중 앞에서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어요.

 

“임신은 정말 형편없어요. 인간을 정말 힘들게 하죠. 내 몸이나 감정을 제어할 수 없어요. 여보 당신 얼굴 한대 날리고 싶지만 사랑하니깐 그러진 않을게… 여러분은 모르겠지만 희망이 안 보이네요. 등드름이 났고 치질도 생겼어요. 여기 보라색 임신선도 있죠. 내 자궁에 매달린 압력은 가랑이가 차인 것처럼 걷게 만들어요.”

 

전 정말 이 케이스에 100% 딱 들어맞는 산모인 것 같아요. 임신과 출산의 경험은 저에게 ‘최악’의 상황을 선사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출산을 했지만, 아이가 중환자실에 있는 관계로 다른 산모들처럼 출산 후에 아이를 안아보지도, 손가락조차 제대로 만져 보지도 못했어요.

 

아이를 빨리 보러 가고 싶은 마음에 수술하고 머물렀던 중환자실에서 하루 만에 일반실로 옮기고 그날 오후부터 침대에서 일어나 걷기 연습을 했어요. 저를 보고 바로 전날까지 생사를 오갔던 산모라고 믿는 사람은 없었답니다. 주변에서 걱정하긴 했지만 그때 저는 멀쩡해야겠다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어요. 아이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또 혼자 있을 아이에게 빨리 모유를 줘야 하는 ‘진짜 엄마’가 되었기 때문이에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아이와의 첫 대면을 기다리고 있을 때, 저와 비슷한 처지의 다른 산모들이 본인들의 아이와 눈물의 상봉을 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어떻게 아이와 만나게 될까 궁금했어요.

 

 

드디어 아이와 마주한 순간. 출산 직후 몸무게가 더 줄어 1.5kg도 안 되는 작은 몸에 인공호흡기와 주삿바늘에 둘러져 있는 아기였지만 무척이나 씩씩했어요. 아기가 너무 씩씩해 보여서 웃음이 절로 나왔답니다. 아마 그 자리에서 울지 않은 엄마는 저 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충격이 커서 머리에 꽃을 단 여자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날부터 전 열심히 아이를 위해 모유를 짜기 시작했어요. 무념무상의 젖소부인처럼 산통보다 더한 젖몸살과 싸우며 두 시간마다 유축을 했답니다. 모유가 차고 넘쳐 양문형 냉장고 반만 한 냉동고를 한 대 더 구입했었어요.

 

지나고 나서야 하는 말이지만, 아이가 젖을 빨지 못하는 경우, 인공 유축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마치 류마티스 관절염처럼 손 마디마디가 시리고 아파요. 몸조리도 제대로 할 수가 없어요.

 

언제나 그렇듯이 현실은 이상과 다르고, 고통과 희생이 동반되지 않은 사랑은 없어요. 제 아이는 다행히 우려와는 다르게 예상되는 많은 질병들을 비켜갔어요. 무조건 아이가 잘 자라 줄 것이라는 믿음과 주변의 도움이 아이를 이만큼 키워 준 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에게 늘 감사할 따름이에요.

 

 

노력한 끝에, 제 딸은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요. 엄마 없이 홀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했을 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이렇게 잘 자라주는 모습을 보면 참 대견하더라고요.

 

 


젖몸살 없이 모유먹이기 Tip

 

 

 

 

출산의 고통보다 더 한 것이 젖몸살이라는 말이 있어요. 사실 아이를 낳기 직전까지 그 누구도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없어서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어요. 아이를 낳으면 그냥 젖을 물리면 되는 것이라 생각했지, 그것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답니다.

 

출산 후 젖몸살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분만 후 가능한 빨리 모유수유를 하고 남아있는 젖을 짜내야 해요. 유방 마사지를 충분히 하고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유방과 유두를 청결하게 해야 한답니다.

 

 

1. 하루에 수유를 10회 이상 하고, 상황이 안될 경우 유축기로 짜줘요.
2. 따뜻한 수건으로 마사지를 해주고, 이미 젖몸살을 겪고 있다면 시원한 수건으로 찜질을 해요
3. 차가운 양배추를 가슴에 붙여줘요. (양배추를 씻어 차갑게 한 후 유두를 제외한 가슴 전반에 넓게 붙여줘야 해요.)
4. 아이에게 가능한 양쪽 가슴 모두 수유 하도록 해요.

 

 

다음 호에 6화 '영원한 나의 첫사랑’ 편이 계속됩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