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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조차 풍경이 되는 땅 강원도 화천 가볼만한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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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5. 26. 15:01




강원 화천읍에서 북쪽으로 한묵령 고개를 넘으면 이내 길은 지도 위에서 지워져요. 지워진 길을 더 가면 곧 삼엄한 바리케이드와 초병의 수신호로 막힌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이랍니다. 반세기가 넘도록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았던 이곳은 야생동물들의 낙원과도 같아요. 적막조차 날것과 같은 풍경으로 펼쳐지는 땅, 오늘은 강원도 화천 가볼만한곳으로 떠나보도록 해요!









먼저 민통선 너머에서 가장 울울(鬱鬱)한 자연이 남아 있는 땅, ‘양의대’ 이야기부터 시작해볼게요. 양의대는 화천의 접적(接適) 지역 중에서도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숨겨두고 있는 곳이랍니다. 화천읍에서 북쪽으로 길을 잡아 한묵령을 넘으면 길은 이내 지도에서 지워진답니다. 안보상의 이유로 차량용 내비게이터의 지도도, 스마트폰의 지도도 말끔하게 지워져 있어요. 지도에는 없는 길을 따라 더 가면 곧 삼엄한 바리케이드로 막힌 민통선이랍니다. 양의대를 만나려면 바리케이트를 넘어가야 해요.


  

양의대는 북한의 임남댐에서 흘러온 물길이 평화의댐에 담기기 직전의 구간에 있어요. 재안산(955m)에서 흘러내려온 능선이 북한강 수계의 최상류 물길과 만나서 이룬 원시림의 습지. 반세기가 넘도록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았던 이곳은 야생동물들의 낙원이에요. 별빛 초롱한 이른 새벽 민통선을 통과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던 건 ‘경계의 땅’이란 긴장 때문이 아니라 그곳에서 만나게 될 날것과 같은 풍경에 대한 기대 때문이랍니다.

북한이 전력발전을 위해 임남댐의 물길을 동해 쪽으로 돌린 이후부터 수량이 크게 줄어들긴 했다지만, 비가 잦은 여름철이면 양의대 일대는 천혜의 습지를 이룬답니다. 극상의 원시림을 이룬 습지에는 멧돼지와 고라니는 물론이고 산양과 사향 노루도 물을 마시러 온다고 해요. 습지의 무른 땅 위에는 야생동물들이 만들어낸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 있어요.


민통선 출입이 자유로워질 때를 대비해 화천군은 여기다가 사파리를 만들겠다는 꿈같은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고 해요. 그게 언제가 될 지는 모를 일이지만…. 수시로 드나들 수 없는 곳이어서 더 그랬을 거예요. 풍경은 무거웠고, 감격은 더합니다.

양의대는 민통선의 바리케이드에 막혀 출입이 자유롭지 않아요. 하지만 양의대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이 딱 한 가지 있긴 해요. 화천군이 운영하고 있는 시티투어 중에서 안동철교 방문을 신청하면 된답니다. 최소 인원이 10명은 돼야 한다는 것과 10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는 불편쯤은 반세기 넘게 꼭꼭 닫아건 바리케이드 너머로 들어가 때 묻지 않은 생태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능히 감수할 수 있답니다.








두 번째 화천 가볼만한곳은 계성리 옛마을이랍니다. 전쟁이 휩쓸고 간 화천 일대에는 국보는 한 점도 없어요. 보물도 딱 하나뿐인데, 그게 바로 계성리에 있는 석등이랍니다. 헌데 그 석등을 찾아가는 길이 만만찮아요. 화천은 도처가 ‘차단과 통제’의 땅이랍니다. 화천에서 최전방 지구만 닫혀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화천 곳곳에 들어선 군부대와 훈련장도 길을 막았답니다. 그중 한 곳이 바로 명지령 아래 계성리 옛 마을 일대에요.

보물인 석등이 치열한 전쟁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간명해요. 석등이 선 자리가 깊고 또 멀기 때문이랍니다. 길의 출발은 하남면 계성리의 터골이에요.


   

계성천과 보령골의 물길이 모이는 터골에는 토종 닭 백숙을 파는 식당 ‘개울건너집’을 포함해 여섯 가구가 고작. 출발부터가 오지마을인 셈이랍니다. 마을 뒤로는 50여 년 전에 들어선 전차훈련장이 버티고 있어요. 계성리 석등을 찾아가는 길은 이 훈련장을 관통해요. 군부대에서 드러내서 알리지는 않지만, 토요일 오후 1시부터 일요일 오후 8시까지는 일반인들의 출입을 허용하고 있답니다.


황토가 드러난 황량한 전차사격장을 지루하게 지나서 계성천의 물길을 따라가면 이내 울창한 숲길이이에요. 이런 길을 1시간 30분을 걸으면 그 끝에 석등이 있어요. 계성리 석등은 화사석 둥근 창이 여섯 개인데요, 소박하면서도 연꽃무늬까지 제법 그윽한 멋을 냈어요. 지금은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지만, 본래 이곳에는 인근의 형석 탄광에 생계를 대던 63가구가 살았다고 해요. 그러다 1968년 마을을 휩쓴 수해로 주민들은 하나 둘 떠났고, 그때 비워진 터가 원시림으로 들어가 지금껏 남아 있답니다. 사실 이곳을 ‘꼭 가보라’고 꼽는 건 석등도 석등이지만, 그것보다 거기까지 가는 길의 아름다움 때문이랍니다. 멀어졌다는 것만으로도 자연이 저 스스로 얼마나 아름다워지는지를 그 길에서 알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해발 1000m를 오르내리는 험준한 산들로 포위된 화천에서 주민들에게 ‘화천을 대표하는 산 하나를 꼽아보라’면 십중팔구 용화산(878m)을 꼽는답니다. 우선 화천읍내 학교의 교가가 대부분이 ‘용화산 정기를 받아…’로 시작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사실 화천이란 이름에서 ‘화(華)’자가 여기 용화산의 이름에서 딴 것이라고 해요. 화천 가볼만한곳으로 마지막으로 꼽을 곳이 바로 용화산 아래 하남면 삼하리의 약초마을이랍니다. 가마솥 뚜껑만 한 잎의 병풍취부터 쌉싸래한 맛의 곰취와 진득한 산마늘 산나물이 어둑한 숲그늘 아래 지천이고, 청정한 자연을 빨아들여 자라는 산양삼들이 잡초처럼 자라나요.

욕심도 기대도 없이, 주민들이 씨 뿌려서 길러낸 산나물들이 자연 속에서 그냥 큰 것들과 한데 뒤섞여서 자라고 있는 것이죠. 이른바 ‘방임재배’랍니다. 용화산 약초마을에는 따로 체험프로그램이 없답니다. 정성 들여 심기는 했으되 판로도 시원치 않은데다, 시세도 좋지 않아 무심하게 놓아두고 있는 중이에요. 단체입장객을 받아낼 일손도 없고 홍보를 할 자신도 없어요. 대신 외지 사람들이 찾아오면 싼값에 나물이며 산양삼을 내주고 있답니다. 산양삼 7〜8년근을 한 뿌리에 시세의 절반인 1만 5,000원 안팎에 구입할 수 있고, 1㎏짜리 박스에 넉넉하게 담은 곰취를 1만 원쯤이면 사갈 수 있어요.




화천 여행을 즐기기 위한 알아두면 좋은 팁!



1, 양의대에 가는 방법은?


양의대를 가보려면 산천시티 투어(033-440-2575)를 이용하면 된답니다. 시티투어는 본래 파로호를 운행하는 유람선 물빛누리호를 타고 평화의댐 아래까지 가서 육로를 따라 양의대를 방문하는 데, 파로호 수위가 낮아지면 물빛누리호 운항이 중단되지만 유람선 탑승을 뺀 육로 시티투어는 그대로 운영한답니다. 참고로 투어는 열흘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해요. 가격은 1인 1만 9,000원이랍니다.





2. 화천에 있는 특별한 숙소는?

화천에는 코레일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열차펜션인 화천열차펜션(033-441-8876)이 있답니다. 새마을호 열차를 개조한 이색숙소로 기관차는 특산물 판매장과 관리동으로, 객차 10량은 21개의 객실로 꾸몄어요. 하남면의 펜션단지 아쿠아틱리조트(033-441-3880)도 추천할만한 숙소랍니다. 2인 기준 비수기 5만 원부터 시작되며, 2인실부터 최대 10인까지 이용할 수 있는 객실 18개가 있땁니다.





3. 화천에 가볼 만한 맛집은?

  

맛집으로는 용화산 약초마을 입구인 하남면 삼화리에는 어떤 메뉴를 시키든 갖은 나물을 쌈거리로 내는 용화산가든(033-441-9999)이 있답니다. 계성리 석등으로 향하는 초입의 터골에는 토종닭을 백숙과 볶음탕으로 내는 개울건너집(033-441-3344)이 있어요. 이곳은 오지의 숨겨진 맛집이랍니다. 

화천읍 대이리의 평양막국수(033-442-1112)는 살얼음이 동동 뜬 새큼한 닭육수에 닭고기를 찢어넣고 먹다가 막국수를 말아먹는 초계탕으로 이름을 날리는 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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