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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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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8. 28. 17:01




전 세계 국민의 행복 순서를 조사해보면 부유한 나라들이 더 행복한 것이 아니라는 결과가 나와요. 우리와 같이 급격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나라의 국민은 특히 그 정도가 더 심하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답니다. 행복은 부유함과 과학의 발전 순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인류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노력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 것일까요?






   

수년 전의 일이에요. 필자에게 건강검진 예진을 담당하고 있는 전공의 선생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다음 날 판정을 하실 수진자의 대변 검사에서 회충의 알이 나왔다는 것이에요. 당시 수년간 거의 회충을 본 일이 없는 우리 전공의 선생의 입장에서 이걸 어떻게 보고할지, 다시 검사해야 할지 등 당황스러운 상황이 나타난 것이죠.

우리나라의 기생충 사업이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성공하면서, 필자가 학생이었을 때 자주 보던 회충, 십이지장충, 편충 등은 거의 교과서에서만 보는 단어가 됐던 터였어요. 거기다 회충 결과가 나온 ‘정여사’는 잘 나가는 중소기업 CEO의 부인으로 평소 위생상태와 건강관리는 오히려 다른 이들보다 훨씬 낫답니다. 그런데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에서도 보기 어려운 비위생의 대명사인 ‘회충’이 나왔다니…. 우리 전공의 선생으로서는 의아한 결과였던 것이죠.

최근 건강검진에서 그것도 사회, 경제적 수준이 높은 이들에게 회충, 편충 등 과거에나 볼 수 있었던 기생충이 발견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요. 원인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자연 친화적인, 유기농 농사법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돼요. 생산량의 증가와 위생적인 면을 고려해 도입된 인공적인 농사법들에 대한 우려로 도입되기 시작한 친환경적인 방법들. 그 방법이 과거의 건강 문제들을 발생시키고 있어요. 과연 자연 친화적인 방법과 인공적인 처리법은 서로 공존할 수 없는 것일까요?






꼭 유기농법이나 비료, 농약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소위, 자연-비친화적이라는 인공적인 조절 방법의 문제점들은 많이 부각되고 있답니다. 대표적인 것들이 공해, 중금속 중독,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문제에요. 최근 일본에서 이슈가 됐던 원자력과 방사선 노출 사건은 일반인들의 우려를 더욱 심화시켰어요. 설탕, 소금과 같이 정제된 음식들, 인스턴트 음식으로 인한 비만, 고혈압, 대사증후군 발생 증가의 문제는 보건과 의료적으로 큰 문제였죠.

그런데 이런 문제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과거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의 부작용으로 발생한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다행히 아직은 그 부작용의 정도가 더 커지지는 않음을 알 수 있지만요. 자동차와 산업화로 인해 먼 곳도 쉽게 이동하고 대량 생산으로 풍요로워졌지만, 공해와 중금속 중독, 지구온난화, 방사선의 문제가 발생했어요. 또한 맛있고 풍부해진 식단으로 비만,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 등이 증가했어요. 하지만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평균수명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답니다.








이런 문제점에 대한 대처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첫째는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더 정교하고 섬세한 기술을 발전시켜 대응하는 것이에요. 좀 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엔진을 개발하고, 중금속이나 방사선을 대부분 차단하거나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만들어 사용하는 등의 대응책이 필요한 것이죠. 또 다른 방법은 가능한 인공적인 방법의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에요.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자동차를 타지 않고,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자연 친화적인 자원을 사용하는 것이랍니다.

현대 의학은 첫 번째의 방법을 훨씬 선호하고 있답니다. 이의 대표적인 트렌드가 바로 ‘맞춤 정밀 의학’이에요. 올해에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Precision Medicine’이라는 의료에 4,000억 이상의 돈을 투자해 그 발전을 촉진하겠다고 천명했답니다. ‘맞춤 정밀 의학’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개개인을 정확히 분석해 사람마다 특징에 가장 적절한 처방을 하는 것이에요.






개개인에 따른 맞춤형 처방을 하려면, 정밀진단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따라 주어야 해요. 현재 이런 기술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병원 검사를 통해 한 사람의 유전자와 생화학적 분석을 하고,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로 그 사람의 행동패턴과 생체리듬을 분석하면 이런 전략이 가능하답니다. 이 두 기술의 발전이 이제는 현실화될 정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사실 최근 200년간 의료기술의 발전은 그전 수만 년 동안 발전된 기술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루고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좋은 약들도 부작용이 있는 것처럼 ‘맞춤 정밀 의학’도 부작용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답니다. 최근 이슈가 되는 대표적 문제 중 하나가 ‘비타민D 부족증’이에요. 비타민D가 모자라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고되면서, 지난 2011년 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 영양조사에서는 전 국민의 약 70~80%가 비타민D 혈중농도가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어요.

피부건강에 햇빛이 좋지 않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좋은 자외선차단제가 개발됐어요. 햇빛을 막을 수 있는 실내생활과 함께 많은 사람이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면서 우리 국민의 피부건강은 매우 좋아졌죠.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대다수가, 그것도 젊을수록 오히려 비타민D 부족이 많아졌다는 것이에요.

이제 일부 피부건강을 포기하고 다시 햇볕을 쬐거나, 비타민D를 복용해야 할 상황이 온 것이에요.








정밀의학 발전의 또 다른 부작용은 예상치 못 했던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어요. 바로 감정적인 또는 행복의 문제랍니다. 최근 예상 못했던 조사결과들이 일관성 있게 발표되고 있는 것을 보면, 현대문명의 발전이 사람들의 행복이나 감정의 편안함이 일치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상반되는 결과를 보인다는 거예요. 부유한 국가의 국민이 더 오래 살고 건강하지만, 이들이 더 행복한 것은 아니랍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더 많아지고, 자살률도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어요.

다행히 현대문명의 대안이라 제시되는 자연 친화적인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술적인 면보다는 이런 감정적이고 정신적인 면을 보완하려는 시도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기생충과 같은 감염병의 새로운 출현, 공해로 인한 면역질환과 기형아 출산,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재앙, 새로운 의료시스템으로 인한 현대 질병 등이 발생하고는 있지만, 나름대로 모니터링 되고 조절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랍니다. 더 다행스러운 현상은 여러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현대인의 평균수명과 건강상태가 좋아지는 점이에요. 모든 효과와 부작용을 합쳐보면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죠.






아는 것이 병이 될 수 있듯이, 문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것 또한 많아요. 그로 인해 현대인들은 더욱 불안해지고 우울해지고 있어요. 아무리 건강해도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 아무리 좋은 약과 수술도 몇 명은 부작용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사실, 그래서 미국이 정밀의학을 내놓는다 해도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 세상은 완전히 평등한 것이 아니어서 누군가는 나보다 더 좋은 치료를 받고 더 편안하게 산다는 사실 등 현대 문명과 의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발생할 수밖에 없는, 우리가 조절할 수 없는 영역들이 더 구체적으로 보이면서 불안해지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유기농, 동물 복지형 축산 등 자연 친화적인 시스템을 우리 인간의 건강증진을 위해 도입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그 부작용과 부산물들을 예측할 수 있기에 또다시 더 불안해지고 우울해질 수밖에 없답니다.

우리의 건강과 행복 모두를 쟁취할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진정한 자연 친화적 인간이 되는 것이에요. 진짜 자연을 사랑하고, 지구가 나와 일심동체임을 느끼고, 동물들의 행복을 진정으로 추구할 때 우리는 신체의 건강과 정신적인 행복을 누릴 수 있어요. 진정 이기적인 사람은 이타적이 될 수 밖에 없고, 정말 자신을 챙기는 사람은 진짜 자연을 위하는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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