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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불멸의 작가, 버지니아 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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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8. 27. 17:02




버지니아 울프는 문학사에서 페미니즘과 모더니즘의 선구자로 평가 받는 20세기 주요 작가랍니다. 그녀가 써 내려간 여성의 물적 · 정신적 독립의 필요성과 고유한 경험의 가치는 우리 시대의 인식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어요. 오늘은 버지니아 울프의 삶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해요.






  

모더니즘, 20세기 초반 일어난 문화적 변화를 대표하는 말이랍니다. 급속한 자본주의의 성장과 국가체제의 정착, 과학기술에 대한 확고한 신뢰로 대표되는 근대사회는 성실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고, 그런 삶이 좋은 삶이라는 믿음을 만들어냈어요. 하지만 그 뒤에는 제국주의·학살·세계대전·빈부격차 등의 어두운 뒷골목이 도사리고 있었답니다.


이 과정에서 대량생산체제의 톱니바퀴로 전락한 인간은 자신의 처지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얻게 됐고, 이런 느낌들은 문화 전반에 다양하게 모습으로 드러났어요. 이런 시도들은 문학에서도 일어났고, 그 대표적인 작가들 중 한 사람이 바로 버지니아 울프랍니다. 그녀는 떠오르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문장으로 옮겨는 이른바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글을 썼어요. 이런 글쓰기는 논리적 흐름이 없기 때문에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그만큼 사람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이 다양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우리는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로 시작하는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라는 시를 통해 버지니아 울프의 이름을 접해왔어요. 하지만 정작 그녀가 어떤 사람을 살았고, 어떤 생각을 가진 존재였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듯해요.






20세기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작가이자 페미니스트였던 그녀의 삶은 화려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못했어요. 오히려 절망과 고통이 그녀의 삶 전반에 깔려 있었답니다. 1882년, 그녀의 부모는 재혼을 해서 그녀를 낳았어요. 어린 시절은 그럭저럭 괜찮았던 모양이에요. 하지만 열세 살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큰 언니 또한 명을 달리하면서 상황은 급변했어요. 형제들은 흩어졌고, 가난이 그녀를 따라다녔죠. 자신의 괴롭히던 의붓오빠, 남들 앞에 서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던 소극적 성격, 어렸을 때부터 괴롭혔던 신경쇠약이 그녀를 포위해 공격하고 있었어요.


다행인 것은 캠브리지 대학에 다니던 남동생 덕분에 문인들과 교류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었어요. ‘블룸즈버리 그룹’이라고 알려진 모임에는 당대의 유명인사들이 많았는데요, 덕분에 그들의 소개를 받아 ≪가디언≫ 지에 원고를 연재할 수 있었고, 이는 그녀의 글이 세상에 퍼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답니다.


힘겨운 삶 속에서도 그녀를 버티게 해준 것은 남편 레너드 울프였어요. 그녀의 영원한 지원자였던 남편은 자신의 일을 그만두고 출판사를 차려 그녀를 곁에서 지켜주며 작품활동에 매진할 수 있게 도왔어요. 덕분에 ≪출항≫·≪제이콥의 방≫·≪댈러웨이 부인≫ 등의 작품을 펴내며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됐고, 점차 그녀의 명성도 높아졌답니다. 특히 ≪자기만의 방≫은 페미니즘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 큰 영향력을 끼쳤어요.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앓아온 신경쇠약은 끊임없이 그녀를 괴롭혔고, 제2차 세계대전으로 세상이 혼란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버지니아의 신경은 더욱 예민해져 갔어요. 자신이 미쳐가고 있다는 것을 안 그녀는 결국 1941년 주머니에 큰 돌들을 채우고 우즈 강으로 뛰어들어 다시는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어요. 그녀의 마지막 말은 “더 이상 남편의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죠.






  

<1937년 12월 ≪타임≫지 표지에 나온 버지니아 울프(좌), 로저 프라이가 그린 울프의 초상 (우)>



그녀가 소외의 문제, 소통의 부재가 만연한 현 시대에 우리들에게 던져주고 있는 메시지는 아주 선명했어요. 바로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여성이 픽션을 쓰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합니다.”



페미니즘의 교과서가 된 책 ≪자기만의 방≫에서 그녀는 두 가지를 강조하고 있어요. 돈과 자기만의 방이 그것이에요. 예로부터 여성들의 삶은 힘겨운 것이었어요. 아이를 낳아 양육하고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과정에서 교육을 받을 기회와 사회적 활동은 극도로 제약되었죠. 이런 삶으로부터 벗어나 여성들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돈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어요.


문학을 하면서 자유롭게 살려는 여성이 있다고 가정해볼게요. 먼저 문학을 하려면 지적인 능력이 필요해요. 지적인 능력은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교육에서 온답니다. 좋은 교육을 받으려면 물질적인 조건이 보장되어야 해요돈과 함께 자기만의 방도 필요하죠. 자기 일을 할 수 있는 장소, 생각을 모아 펼칠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랍니다. 사람은 혼자 있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 아니에요. 나눌 자기가 없기 때문에 외로워요. 우리에게 자기만의 방이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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