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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테라피의 광화문 길꽃 이야기 다섯. "가을 하늘 아래 국화는 흐드러지게 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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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0. 21. 13:34



안녕하세요. 그린테라피입니다.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을이 되었네요. 청명한 우리나라 가을하늘은 세계에서 손꼽을만하다고 해요. 도심에서도 마치 산에 온 듯 공기가 깨끗해져서 기분이 상쾌한 가을날입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은 공부하기에도 일하기에도 참 좋은 계절인 것 같아요.


여름 따가운 햇살을 견뎌낸 여름꽃은 이제 화려하게 뽐내던 꽃색을 접고 생기를 잃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자리바꿈한 가을꽃이 제철 만난 듯 꽃 봉우리를 펼치기 시작하니, 자연은 신비로움 그 자체가 아닐 수 없어요. 



꽃은 모두 자신만의 특별한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의 유익을 위해 심겨지는 길꽃은 뿌리내려진 한정된 공간에서도 충실하게 자신만의 꽃색을 노랑으로 빨강으로 진한 보라색으로 뽐내고 있어요. 그럼 지금부터 가을을 맞은 광화문광장에 피어난 길꽃을 구경하러 떠나볼까요?






첫 번째로 소개할 길꽃은 '국화'랍니다. 국화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 받아온 대표적인 꽃 중에 하나이지요.


국화가 포함되어 있는 국화과(콤포시타이 Compositae) 식물들은 봄여름가을겨울 따지지 않고 사계절 모두 만날 수 있답니다. 특히 국화는 공해와 벌레에 강하여 관상용 꽃으로 품종개량이 많이 이루어져 있어요.





여러분은 혹시 세한삼우(歲寒三友)라는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세한삼우란 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거나 강추위를 이겨내며 꽃을 피워내는 소나무, 대나무, 매화를 일컫는 말이랍니다. 동양에서는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스스로 지향하는 삶의 가치를 잃지 않는 사람들을 의미하는데요, 중국 고전에서는 군자 혹은 우리나라에서는 선비를 비유하여 얘기하기도 하고, 동양화의 소재로도 즐겨 사용하고 있답니다. 


이 세한삼우 중 대나무와 매화에 난초와 국화를 넣어 우리는 ‘사군자’라 부르며 사랑해 왔어요. 사군자 중 대나무는 꽃이 아니라 줄기와 잎을 먹으로 그리기는 하지만 일생에 딱 한 번 꽃을 피운다고 하니까 사군자는 모두 꽃을 피우는 식물이 되는 거네요. ^^


국화의 고향은 중국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은 전세계에서 국화를 재배하고 있답니다. 국화는 그 색깔과 크기, 모양이 다양한 품종들이 많이 계발되어 있답니다. 광화문광장에서는 꽃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은 소국(小菊)으로 불리는 노랑색이나 진한 자주색 국화를 볼 수 있어요.





여러분도 한 번쯤은 국화의 꽃 이름을 ‘크리산세멈’이라고 영어식으로 부르는 것을 들어 보셨을 거예요.. 이 꽃 이름은 국화의 학명에서 유래합니다. 국화의 학명은 크리산테뭄 모리폴리움(Chrysanthemum morifolium)이라고 쓴답니다.


속명인 크리산테뭄(Chrysanthemum)은 우리말로 ‘쑥갓속’이라고 부른답니다. 국화의 잎을 보면 우리가 즐겨먹는 쌈채소의 하나인 ‘쑥갓’의 잎과 비슷하다고 느끼실 거예요. 이 꽃 이름은 그리스어로 ‘황색’을 뜻하는 ‘chrysos’와 ‘꽃’을 뜻하는 ‘anthemon’이 결합한 것입니다. 국화의 속명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노란색 국화 이미지가 들어가 있는 것이지요. 종소명인 모리폴리움(morifolium)은 ‘뽕나무과 뽕나무속(Morus)과 비슷한 잎의’라는 의미라고 해요. 우리는 쑥갓 잎으로 보았는데 서양에서는 뽕나무 잎으로 보았다니 참으로 재미있죠?!



 

일반적으로 국화는 꽃의 크기에 따라 대국, 중국, 소국으로 구분한답니다. 대국(大菊)은 꽃의 지름이 18cm 이상, 중국(中菊)은 9cm 이상, 소국(小菊)은 9cm 미만의 국화를 의미해요. 일반상식으로 알고 계시면 언제든 써먹을 수 있겠지요. ^^


가을은 누구나 시인이 된다고 해요. 국화를 보니까,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라는 시를 읊고 싶네요. 


 



국화 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두 번째 소개할 길꽃은 여름꽃인 가지과(솔라나케아이 Solanaceae) 식물로 분류되는 ‘페튜니아’랍니다. 일반적으로 ‘페츄니아’, ‘페추니아’라는 꽃 이름으로 많이 불리고 있지만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는 정명 꽃 이름으로 ‘페튜니아(petunia)’를 쓰도록 하고 있어요.


 




페튜니아라는 이름은 속명 꽃 이름에서 나온 것이랍니다. 페튜니아의 학명은 페투니아 히브리다(Petunia x hybrida)를 사용해요. 학명 중간에 들어가 있는 엑스(x)는 두 가지 식물의 교잡종이라는 것을 알려준답니다.


페튜니아의 고향은 아르헨티나로 알려져 있어요. 아르헨티나 야생상태에서는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재배식물(원예종)로 키우는 것들은 한해살이풀로 취급해요. 꽃은 5~7월까지가 절정이나 요즘은 봄에서부터 가을까지 즐겨 심는 길꽃이랍니다.


아이들이 페튜니아를 보면 ‘나팔꽃이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거예요. 페튜니아의 이명 꽃 이름으로 ’애기나팔꽃’이 있으니까 그런 얘기를 들을 때면 "애기나팔꽃’으로도 불린단다"라고 답해주시고, 일반적으로 ‘나팔꽃’으로 불리는 식물은 덩굴 형태를 띠며 줄기가 나무 등을 감아서 꽃을 피운다고 설명을 해주면 금방 알아듣겠지요?


페튜니아는 품종 개량을 통해 흰색, 분홍색, 보라색 등 다양한 꽃색을 자랑한답니다. 또 꽃 형태도 홑꽃뿐 아니라 겹꽃 등 여러 다양한 꽃들을 길꽃으로 만날 수 있어요.






페튜니아의 또 다른 이명 꽃 이름은 ‘애기담배풀’이에요. 이렇게 불리는 이유는 페튜니아의 잎이 담배풀의 잎과 아주 유사하게 생겼고, 줄기와 잎에 섬모(샘털)가 발달하여 끈적거리며 고약한 냄새가 나는데 꼭 담배라는 식물의 냄새와 비슷하다고 해서랍니다.


어떻든, 페튜니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길꽃이랍니다. 광화문광장의 페튜니아는 이제 조금씩 힘을 잃어가기 시작하네요. 아무래도 여름 꽃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해요.

 




세 번째 소개할 길꽃은 ‘펜타스’랍니다.


펜타스를 처음 보면 별 같이 생긴 꽃모양에 혹하고, 다양한 꽃색에 한 번 더 혹한다고 해요. 꼭두서니과로 분류되는 ‘펜타스(pentas)’는 꽃 이름이 속명에서 나왔어요. 길꽃으로 만나면 풀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사실은 낙엽이 지는 소관목이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을 이겨낼 수 없기 때문에 일년초로 취급하고 있어요. 꼭두서니과 나무로는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 열매를 생산하는 커피나무와 꽃 향기에 취하는 치자나무 등이 있답니다.





펜타스는 현재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올라와 있지 않은 재배식물이에요. 학명은 펜타스 랑케올라타(Pentas lanceolata)를 사용하는데, 속명인 펜타스(Pentas)라는 말은 ‘다섯(오)’을 뜻하고 종소명인 랑케올라타(lanceolata)는 ‘창모양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답니다. 펜타스의 학명 꽃 이름은 꽃잎과 잎의 모양에서 나온 것입니다. 꽃잎이 별 모양이고, 잎이 창 모양이라는 것이지요. 한 번 펜타스를 유심히 살펴보시면 오호 그렇구나 하실 거예요.


펜타스의 고향은 열대 동부 아프리카나 아라비아 반도의 남쪽으로 보고 있어요. 열대지방이 고향인 꽃들은 꽃색이 아주 화려하고 색이 선명하여 사람들의 눈길을 쉽게 잡는답니다. 펜타스의 경우에도 빨강, 흰색, 분홍 등 다양한 색을 자랑해요.




  

펜타스의 영어 꽃 이름은 ‘Egyptian Starcluster’라고 불린답니다. 그래서 이명 꽃 이름으로 ‘이집트별꽃’이라고도 불린다고 해요. 펜타스도 페튜니아처럼 봄부터 가을까지 길꽃으로 심겨지고 있으나 아무래도 여름에 제대로 꽃이 피는 것 같네요. ^^

 




네번째 소개할 꽃은 ‘가우라’라는 꽃이에요. 우리 꽃 이름으로는 ‘나비바늘꽃’, ‘홍접초’, ‘백접초’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속명 꽃 이름에서 유래한 ‘가우라(Gaura)’라고 올려져 있답니다. 바늘꽃과(오나그라케아이 Onagraceae)에 속해요.




가우라는 광화문광장의 잔디광장에서 만날 수 있답니다. 꽃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피는 것이 아니라 줄기에 간격을 두고 매달리기 때문에 사진으로 예쁜 모습을 잡기는 쉽지가 않아요. 때문에 직접 오셔서 본다면 가우라의 예쁜 모습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거예요.


가우라의 학명은 가우라 린드헤이메리(Gaura lindheimeri)를 쓰고 있는데, 속명인 가우라(Gaura)는 그리스어로 ‘훌륭한, 화려한’을 뜻하는 gauros에서 유래되었다고 해요. 종소명인 린드헤이메리(lindheimeri)는 Lindheimer라는 식물 채집자의 이름에서 따왔답니다.


붉은색 꽃을 피우는 가우라는 ‘홍접초’라고 하고, 흰색 꽃을 피우는 가우라를 ‘백접초’라고 하는데 동일한 식물을 꼭 다른 꽃 이름으로 부르는 것 같아서 피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지금 광화문광장에 오시면 소개해드린 꽃 이외에도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여러 종류의 갈대를 즐길 수 있답니다. 날씨도 선선하니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교보문고를 찾아 책 구경도 하시고 가을꽃이 활짝 핀 광화문광장도 거닐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다음 번 꽃 이야기를 할 때에는 가을이 완전히 무르익어 있겠네요. 그때는 또 어떤 꽃을 볼 수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늘 길꽃이야기를 애독해주셔서 감사 드리며, 다음 번에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길꽃들 이야기로 찾아 뵙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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