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17. 18:54
하루 종일 집에서 혼자 일하는 전업주부들은 친구들을 만나 여럿이서 수다를 떠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요. 반대로 주중에 회사 일에 얽매여 있던 직장인들은 혼자 조용히 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왜 그럴까요? 오늘은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님으로부터 휴식의 심리학에 대해 들어보도록 할게요.
휴식(休息). 누구나 이 말을 알고 있답니다. 그리고 이 말을 입버릇 처럼 쓰고 말해요. “휴식이 필요해”라던가 “휴식 없이 일하니 탈이 나지” 등 하루에도 몇 번 이상씩 이 말을 해요. 그런데 이렇게 자주 말하는 이 단어의 뜻을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을까요? 혹시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얼까요?
사전적 의미의 휴식은 대부분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일을 하는 도중에 잠깐 쉼’ 혹은 ‘하던 일을 그만둠’ 등이에요. 물론 당연히 맞는 말이랍니다. 하지만 쉬거나 그만 둔다는 그 의미에 대부분의 생각이 맞춰지기 때문에 ‘어떤 일’을 잠시 그만두는 것인지에 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단순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했던 일을 주말에 하지 않는 것이라고요? 물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랍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본질적인 측면은 여전히 가려져 있답니다. 그 부분을 생각해보면 보다 근본적인 힘을 지닌 휴식의 효과를 심리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해져요.
그 하던 일은 대부분 ‘우리’ 일이랍니다. 인간에게는 두 가지의 자아가 있어요. 1인칭 대명사가 두 가지 아닌가요. 바로 우리와 나랍니다. 그런데 우리는 대부분 나보다는 우리의 일을 위해 살아가요. 왜냐하면 관계라고 하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나 혼자 하는 일인 것 같지만 거의 절대 다수가 누구로부터 온 일이고, 다시 내가 마무리한 그 일은 누군가에게 가게 된답니다. 따라서 일상 속의 대부분 일들은 그야말로 ‘우리’ 일이에요.
여기서 재미있는 실험 하나를 소개해 볼게요. 사람들을 A와 B 두 그룹으로 나누어 그룹 A에게는 “당신에게 지난주에 일어난 일을 써보세요”라고 했답니다. 그러면 글 속의 주인공은 당연히 ‘나’가 된답니다. 그룹 B에게는 “당신 가족(혹은 당신 부서)에 지난주에 일어난 일을 써보세요”라고 해요. 여기서는 주인공이 ‘우리’가 된답니다. 두 그룹 모두 30분씩 글쓰기를 했는데요, 30분 후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이죠. 당신에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여기서 놀라운 차이가 일어난답니다. ‘나’를 주인공으로 글을 쓴 사람들은 ‘행복’과 ‘만족’이라고 응답해요. 하지만 ‘우리’를 주인공으로 같은 시간 동안 글을 쓴 사람들은 ‘안전’과 ‘예방’이라고 했답니다.
이처럼 자아의 종류가 달라짐에 따라 목적과 지향점이 달라지는 것이에요. 단 30분 동안만의 일을 통해서도 말이죠. 그러니 휴식은 무엇인가요? 각기 다른 자아를 위한 일이랍니다. ‘우리’를 위한 일을 열심히 했으면 이제 ‘나’로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러니 휴식의 종류 중 무엇이 더 좋냐는 것은 우문이랍니다. 그 전까지 어떤 일을 했느냐에 따라 더 좋은 휴식의 종류가 바뀌기 때문이에요.
현대인의 대부분은 주중에 대부분 ‘우리 일’을 해요. 따라서 휴식은 최대한 혼자 취하는 것이 좋아요. 노는 것은 같이 놀아도 쉬는 것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에요. 아주 잠시만이라도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해요. 그래야 우리는 진정으로 무엇인가를 멈추고 재충전할 시간을 가지게 된답니다. 그것이 육체든 정신이든 말이지요.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거의 대부분 ‘내 일’을 하는 데 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정반대의 시간으로 휴식을 취해요. 예를 들어 하루 종일 혼자 일하는 시간이 대부분인 치과의사들이나 시계수리공들은 주말에 오히려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활동을 하면서 휴식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왜 그럴까요? ‘내 일’에서 벗어나 ‘우리’를 즐겼기 때문이에요. 물론 이런 경우는 확률상 상대적으로 더 적은 것이 사실이랍니다.
그렇다면 쉬지 않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질문은 이제 자연스럽게 이렇게 바뀔 수 있답니다. 우리와 나 어느 하나의 자아만을 위한 삶을 살면 어떻게 되는가이죠. 우리만을 위한 삶을 살게 되면 내가 없고, 내가 없는 삶은 공허해요. 반대로 나만을 위한 일을 하다 보면 우리가 없으니 고독해요.
따라서 지난 일주일 혹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내가 얼마나 우리와 나 중 하나에 더 초점을 맞추었느냐에 따라 휴식을 계획하는 게 좋답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과 소중한 사람들과 같이 떠나는 여행 중 어느 것이 더 좋은가도 여기에 달려 있어요. 오랜 벗들과 나누는 담소와 혼자 골방에 누워 자는 달콤한 수면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도 마찬가지랍니다.
공허한 삶과 고독한 삶 두 가지 모두 행복의 가장 큰 걸림돌이랍니다. 진짜 바보 같은 짓은 남의 휴식을 무턱대고 모방하는 것이에요. 10분이라도 시간을 내서 휴식 전에 한번 돌아보세요. 나는 ‘우리’와 ‘나’ 어디에 더 치우쳐 있었는지를 말이에요. ‘나’와 ‘우리’는 휴식을 결정하는 순간의 갈림길에서 어떤 휴식으로 갈 것인가에 관한 가장 중요한 단서랍니다.
진짜 휴식을 위한 심리학자의 조언들
1. 노는 것과 쉬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
노는 것은 철저히 기쁨을 위한 일이에요. 그런데 지난 일주일 혹은 한 달 동안 불안한 일이 많았다면? 기쁨 지향적인 놀이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답니다. 왜냐하면 '나'는 안도감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기 위해선 정적인 휴식이 필요해요.
2. 슬픔의 반대는 안심과 안도가 아니라 행복이다.
행복은 대부분 관계적인 일이에요. 아쉽고 슬픈 일이 많았다면 좋은 것을 가져야 치유된답니다.
3. 휴식의 기본 단위는 바로 ‘나’다.
최소한의 인원이 휴식에 적합할 가능성이 높답니다. 가끔씩 ‘나 혼자 있고 싶다’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요, 이 느낌이 주는 중요함을 무시하지 말아야 해요. 이때는 정말 혼자 쉬어야 해요.
4. 심리적 휴식이 필요할 때는 걸어라.
길게 쉬기 어렵고 잠시 짬을 내서 쉬고 싶을 때 육체적 휴식보다 심리적 휴식이 필요해요. 이때는 걸어보세요. 엄청난 심리적 휴식이 된답니다.
5. 몰입하고 난 뒤에도 휴식은 필요하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은 보람을 느낄만한 일에 몰입하고 나면 금세 다른 일을 하곤 해요. 왜 그런 걸까요? 기분이 좋고 활력이 느껴지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그 다음 일에는 좋지 못한 결과가 올 가능성이 높아요. 몰입 후 느끼게 되는 보람과 활력은 쉬라는 신호랍니다. 이때 잠시라도 쉬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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