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4. 16:00
의식주의 한 축인 집을 중심으로 수리·개조·인테리어를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송계에선 이를 ‘집방’이라고 불러요. ‘집방’은 과연 성공할 것인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분석해보겠습니다.
생활밀착형 집방 프로그램의 등장
지난 한 해가 ‘쿡방(요리 방송)’의 해였다면 올해는 ‘집방(집 꾸미기 방송)’의 해가 될까요? 지난해 말부터 이른바 집방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남자들의 방송’을 모토로 하고 있는 XTM이 일찌감치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시즌1을 끝냈고, tvN은 복귀한 노홍철을 메인 MC로 세워 <내 방의 품격>이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였어요. JTBC는 작년 쿡방의 전성시대를 견인했던 <냉장고를 부탁해>의 집방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헌집 줄게 새집 다오>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죠.
이런 집방 트렌드가 나온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라고 볼 수 있어요. 즉 현재의 예능 프로그램들은 과거처럼 그저 웃음만을 목적으로 만들어지기보다는 생활밀착형 정보를 탑재한 프로그램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작년 쿡방이 인기를 끌었던 건 단지 재미있다기보다는 그 방송이 우리에게 확실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에요. 쿡방의 대명사격이라고 할 수 있는 백종원은 쉬운 자신만의 노하우로 ‘그럴싸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선보이며 심지어 남자들까지 요리 열풍에 뛰어들게 만들었죠. 생활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의식주’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일. 그러니 패션 트렌드를 이끌던 ‘런웨이’ 프로그램들이 이미 방영된 바 있고, 지난 한 해 쿡방 열풍이 불었으니 이제 집방이 나오는 건 하나의 수순이라는 것입니다.
정보와 오락으로 시청자 마음에 어필
실제로 집방들은 쿡방이 그랬던 것처럼 확실히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매력이 분명해요. 물론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 같은 프로그램은 집을 꾸미는 노하우를 알려주기보다는 남자들의 로망으로서 집 인테리어를 바꿔주는 오락 프로그램에 가까워요. 아내 몰래 남편이 집을 자신이 꿈꾸던 공간으로 바꿔놓는 것. 심지어 횟집을 연상케하는 집이 탄생하고 아웃도어 스타일을 인테리어로 꾸며놓는 집도 탄생했죠. 그 변화에 즐거워하는 남편과 황당해하는 아내를 보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재미에요.
하지만 본격적인 집방이란 이런 오락적인 요소보다는 정보적인 요소를 담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내방의 품격>은 인테리어의 전문가를 앉혀놓고 고칠 집의 견적을 내놓게 한 후 이른바 ‘방스타’라고 불리는 셀프 인테리어 한 사람을 불러와 놀랍게 싼 가격으로 집을 고친 노하우를 일러주는 프로그램이에요. 전문가가 3천만 원 가까이 든다고 했던 인테리어를 단돈 200여만 원에 해결하는 내용이니 시청자들의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성품을 사거나 아니면 인테리어 업자를 불러 고치게 되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완벽하게 자기 맘에 드는 집을 꾸미기가 어렵죠. 셀프 인테리어의 노하우는 그런 요구를 모두 만족시켜줄 수 있는 이 프로그램만의 강점입니다.
<헌집 줄게 새집 다오>는 쿡방과 집방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에요. <냉장고를 부탁해>가 게스트의 냉장고를 스튜디오로 가져와 그 안에 있는 재료들로 제한된 시간에 음식을 만들어 대결을 벌인다면, <헌집 줄게 새집 다오>는 게스트의 집을 스튜디오에 고스란히 재현해놓고 두 팀이 그 인테리어 대결을 벌여요. 요리에서 인테리어로 소재가 바뀌었지만 그 방식은 전문가의 노하우가 구현되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시청자 체험으로 이어져야
물론 집방의 열기는 쿡방만큼 뜨겁진 않아요. 그것은 아무래도 집 꾸미기라는 소재가 요리만큼 가깝게 와 닿지는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쩌면 우리의 편견인지도 몰라요. 즉 집 꾸미기를 이사 등 특정 계기를 통해서만 하는 어떤 것으로 여겨왔던 우리들은 그것이 일상적인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집방을 통해 확인하고 있으니 말이죠. 내가 원하는 집을 내가 꾸민다는 마인드의 전환은 집 꾸미기를 이제 전구 교체하듯 일상적인 일로 바꿔놓을 수 있는 단서가 됩니다.
결국 집방이 새로운 트렌드가 되기 위해서는 쿡방이 그랬던 것처럼 단순 시청이 아니라 참여로 이어지게 해야 해요. 요리를 보고 직접 요리를 해보는 것처럼, 인테리어 노하우를 직접 활용해보는 것까지가 이들 셀프 방송이 나가야 될 지점이에요. 그래서 궁극적으로 그 체험이 하나의 힐링이 될 수 있게 하는 것. 작금의 일상에 맞닿은 프로그램들이 추구하는 바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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