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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투자, 할 수 없는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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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6. 13. 10:00

주변에 신문에 나온 희귀한 재테크 조언을 따라해 성공한 사람을 보기 힘든 것도 투자의 세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에요. 노후를 대비하는 현실적인 방법은 내가 ‘할 수 없는 투자’를 솎아낸 뒤 ‘할 수 있는 투자’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대박 잊고 중박에 도전할 때

펀드매니저는 돈을 굴리는 전문가입니다. 이들의 수익률에 자산운용사와 금융상품 판매사들의 운명이 달렸죠. 펀드매니저들이 수억대의 연봉을 받는 건 ‘수익 좀 많이 내달라’는 회사의 기대이자 압박이에요. 이 펀드매니저들이 목표로 하는 수익률은 몇 퍼센트일까요? 일반적으로 주가지수 상승률 정도를 목표로 하고 일부는 시중금리의 1.5배나 2배 정도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어요. 지난해 코스피지수는 2.4% 상승했고 시중 금리의 2배라 해도 고작 3% 안팎입니다. 펀드매니저들로선 출렁거리는 위험한 시장에서 이런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고 항변하지만 개미들의 눈높이와는 아무래도 큰 차이가 있어요. 안타깝지만 이게 현실입니다. 연 3% 수익률을 올리기 어려운 금융 세상을 우리는 살고 있어요. 우리의 재테크 목표는 여기에 조금 더해 연 5% 정도가 바람직합니다. 대박은 잊고 중박 정도에 도전할 때에요. 중박 재테크를 하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자제해야 할 재테크

자신의 재테크 목록에 ‘내집 마련’이 들어가 있을 수 있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목돈 만들기 계획에 이어 내 집 마련을 추진하는 단계적 설계는 합리적이에요. 하지만 내 집 마련을 하면서 노후 대비용 투자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

월수입이 400만 원 안팎이고 물려받은 재산이 없는 사람이라면 집도 사고, 펀드에 적립식으로 목돈을 넣는 식의 복합 투자를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해요. 현실적으로 재테크는 집 투자와 집을 사지 않는 금융투자로 나뉜다고 보면 돼요. 집을 살 생각이라면 개인연금 외 다른 금융상품 투자는 염두에 두지 않는 게 속 편합니다. 대출금•중도금 대다보면 어차피 중도 해지해야 하거든요.

자신에게 생소한 분야에 대한 투자도 자제해야 해요. 중국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지만 어떤 사업을 언제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중국 기업 주식을 직접 투자하거나 대체 투자 상품이라는 명칭으로 포장된 원유•구리 같은 원자재 선물이나 원자재 생산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위험한 돈 굴리기에요. 컴컴한 동굴 속에서 자동차를 후진하는 격입니다. 



꼭 해야 할 재테크

투자용이 아닌 내가 들어가 살 집을 사는 전략은 지금도 유효해요. 미국이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고 있고, 한국은행도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전망입니다. 여기에 정부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 6개월 시한을 두고 1%대 금리로 대출해주기로 했기 때문에 자금 마련 여건은 우호적인 편이에요.  

금융 분야에서 개미가 할 수 있는 투자는 정부가 도와주는 분야인 비과세 상품에 돈을 넣는 것입니다.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는 해외주식형펀드에 투자해 남긴 수익에 대해 가입일로부터 10년 동안 세금을 매기지 않는 상품으로 1인당 가입 한도는 3,000만 원이에요. 선진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의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유망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다만 글로벌 경기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해외펀드 투자는 양날의 칼이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예금•펀드•파생결합증권 등을 한 바구니에 넣어 투자할 수 있도록 묶어 놓은 상품인데요. 연간 투자한도는 2,000만 원으로 만기 때 순수익 250만 원까지를 비과세해요. 이 투자꾸러미에 넣을 만한 상품으로는 그동안 세제 혜택이 없었던 신흥국 채권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이 꼽힙니다. 



비관론에 빠지지 말라

개미는 이런 공격적 투자 외에 내가 받아야 할 돈을 제대로 챙기는 수비형 투자를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금융사들은 연금저축 중도 해약 때 토해내야 할 세금을 주먹구구로 계산하고 있죠. 연금저축 가입 기간 5년 동안 세액공제를 3년만 받았던 사람이 중도 해약을 요청하면 금융사는 5년 동안 세액공제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해약환급금을 줍니다. 소비자가 별도로 ‘가입 기간 5년 중 3년만 세액공제를 받았다’는 점을 입증하지 않으면 5년 치를 무조건 떼요. 이런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국세청에서 세액공제 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증빙자료로 제출해야 합니다. 연말정산도 열심히 하면 환급액을 늘릴 수 있는 수비형 투자다. 받아야 할 돈을 제대로 챙기는 수비형 투자를 할 수 있다. 

사실 이런 투자의 방식은 주위 환경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어요. 하반기에는 이 글에서 소개한 ‘개인이 해야 할 투자’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투자로 바뀌는 황당한 경험을 할지 몰라요. 어떤 일이 있어도 개인이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비관론에 빠져서는 한 걸음도 못 나간다는 점입니다. ≪부의 미래≫에서 엘빈 토플러는 비관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현명한 척하는 손쉬운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헬렌 켈러의 발언을 소개하고 있어요. “비관론자가 천체의 비밀이나 해도 없는 지역을 항해하거나 인간 정신세계에 새로운 지평을 연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비관론자가 투자에 성공한 적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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