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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테라피의 광화문 길꽃 이야기 여덟, 너를 볼 때마다 내 마음도 활짝 피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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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6. 14. 11:00

안녕하세요. 그린테라피입니다. 올해 세 번째 길꽃 이야기를 전해 드릴게요. 날이 점점 더워지고 6월, 광화문도 여름 준비를 마쳤습니다. 오늘도 광화문광장에서 볼 수 있는 길꽃 4가지를 소개하도록 할께요. 



‘꽃’ 의 어원

지난 꽃이야기에서 꽃을 의미하는 영단어 flower와 blosssom의 어원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번에는 우리말 ‘꽃’의 어원에 대하여 알아볼게요. ‘꽃’의 어원을 생각하면 기억나는 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용비어천가'의 한 대목인데요.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곶 됴코 여름 하나니’ 이 구절 기억 하시나요? 현대어로 번역하면 ‘뿌리가 깊은 나무는 강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아니하므로, 꽃이 좋고 열매가 많이 열리느니라’ 입니다. 여기 나오는 '곶'은 나중에 '곶'과 '곳'으로 혼용되어 쓰였으며, 이것이 '꽃'이 되었답니다.

꽃은 식물의 줄기 끝에 피고 꽃눈 끝이 뾰족하다는 점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돌출'이라는 의미를 가진 말에서 유래한 것이지요. '코(鼻)'도 같은 어근으로 보고 있습니다. '갖/갓'도 같은 어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말은 '씨(種)'의 옛말입니다. '가지 가지', '여러 가지'도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꽃(花)과 씨(種)는 결국 같은 것입니다. 꽃이 지면 씨가 남잖아요. 어떤 학자들은 '갖'은 씨(種)를 의미하고, '갓'은 어원으로 '여자(女子)'을 의미하는 말이었다고 합니다. 갓은 '가시내(여자아이)', '가시버시(부부)'와도 연결이 된다고 하고요. 여자가 아이를 낳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씨'와 관련성이 있다고 설명되고 있습니다.

결론으로 우리말 '꽃'은 돌출된 꽃눈에서 피어나는 것을 의미하는 '곶/곳'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여요. 다음 세대를 이어가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자(女子) 및 씨(種)를 의미하는 '갖/갓'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명도 틀리지 않습니다. 꽃은 식물이 보여주는 화려한 생(生)의 결과이자 다음 생(生)을 위한 소중한 존재인거죠. 꽃송이 하나에 우주의 질서(cosmos)가 담겨 있습니다. '꽃'이라는 단어에 이 모두가 들어가 있는데 어찌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꽃을 볼 때마다 우리는 자연 속에서 일치를 느끼고, 함께 우리도 같이 피는 것입니다.

 


첫 번째 소개할 길꽃은 ‘천수국’입니다.

천수국 사진을 보시면 대부분 ‘아하! 메리골드!’ 하실 거예요. 맞으면서도 틀린 건데요. 영어에서 꽃이름을 부를 때 가장 대표적인 꽃이름에는 ‘common’이라는 단어를 앞에 붙입니다. 그러면 ‘Common Marigold’라고 하면 어떤 꽃을 얘기할까요. 우리 생각과는 다르게 ‘Common Marigold’는 지난 꽃이야기에서 소개한 ‘칼렌듈라’를 부를 때 사용하는 꽃이름입니다. 천수국이 아닌거죠. 


천수국은 국화과로 학명은 타게테스 에렉타(Tagetes erecta)를 씁니다. 이명 꽃이름으로 ‘아프리칸메리골드’(African Marigold)라고도 불립니다. 그냥 ‘메리골드’라고 부르면 헷갈리겠지요. 천수국의 한자는 千壽菊을 써요. 꽃이 한 번 피면 오래간다는 의미가 들어가 있답니다. 천수국의 고향은 멕시코 등 남아메리카 지역이에요. ‘아프리칸메리골드’가 된 이유는 이 꽃이 유럽에 도입될 때 아프리카를 거쳐서 왔기 때문이에요. 속명 타게테스(Tagetes)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Etruria의 신 ‘Tages’의 이름에서 유래합니다. 이 신은 땅속에서 탄생했으며 예지력이 있어 점을 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우리말로는 ‘천수국속’이라고 부릅니다. 종소명 에렉타(erecta)는 ‘서 있는, 직립하는’이라는 뜻으로 천수국 꽃이 피어 있는 모양을 학명의 종소명에 담은 것이지요.

천수국은 아래에 소개할 만수국과 함께 꽃 전체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요. 벌레들이 이 꽃을 기피하므로 해충 방지 허브식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유럽인들은 천수국속 꽃들로 향수를 만들어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꽃이 풍기는 냄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소개할 길꽃은 ‘만수국’입니다.

만수국을 한자로 쓰면 萬壽菊이에요. 꽃이름으로 보면 천수국보다 더 오래 피어있다는 얘긴데요. 실제로 그런 것 같지는 않지만 꽃이름 지을 때 천수국만큼 꽃이 오래 핀다는 의미로 이름붙인 것입니다. 역시 국화과로 ‘천수국속(Tagetes)’에 속합니다. 학명 꽃이름은 타게테스 파툴라(Tagetes patula)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수국은 ‘프렌치메리골드’ 또는 ‘후렌치메리골드’(French Marigod)라는 이명 꽃이름으로 불립니다. ‘프랑스(의) 메리골드’라는 말인데 왜 이렇게 부르고 있을까요? 만수국도 남아메리카 지역이 고향인데 16세기경에 포르투갈 사람들에 의해 꽃씨가 유럽에 전해졌어요. 그리곤 프랑스에서 이 꽃이 대유행하여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것이 꽃이름에 프랑스가 들어간 이유예요.  

천수국은 흔히 보는 국화처럼 둥글고 풍성한 꽃모양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에 비하여 만수국은 예술의 나라 프랑스처럼 오밀조밀 꽃잎이 예술작품처럼 만들어졌다 생각하면 기억하기에 쉽지 않을까 합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그래서 프렌치메리골드는 천수국이 아닌 만수국이다!’ 이렇게요. 만수국의 종소명인 파툴라(patula)는 ‘다소 퍼져나가는’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꽃이 피는 모양에서 나왔는데, 요즘 등장하는 대부분의 길꽃들은 키가 작게 심겨지기 때문에 이런 성질을 쉽게 관찰하기는 어려워요. 어쨌든 천수국속 식물들은 건조한 날씨에 강하고 벌레에도 강해서 길꽃으로 적격입니다.

 

  

세 번째 소개할 길꽃은 ‘깨꽃’입니다.

이 꽃을 처음 본 사람들은 ‘어! 사루비아 아냐?’ 하실 거예요. 국명은 ‘깨꽃’이고 이명 꽃이름으로 ‘사루비아’, ‘사르비아’, ‘붉은살비아’, ‘불꽃’ 등으로도 불립니다. ‘깨꽃’은 우리가 흔히 먹는 ‘깨’의 꽃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붙인 꽃이름이에요. 어릴 때부터 어른들로부터는 ‘사루비아’라는 꽃이름으로 많이 들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학명 꽃이름을 보면 알 수 있답니다. 깨꽃의 학명은 살비아 스플렌덴스(Salvia splendens)입니다. 사루비아는 바로 속명 살비아(Salvia)에서 나온 꽃이름으로 저의 생각으로는 재배식물(원예종)들이 일본을 거쳐서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는데 일본어로 ‘L’ 발음이 표현되지 않아 ‘사루비아’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깨꽃을 보면 어릴 때 꽃부리를 쏙 빼서 아랫부분을 씹어 본 기억이 있으시죠? 다음에 깨꽃을 만나면 꼭 한 번 꿀 맛을 보세요. 속명 살비아(Salvia)는 라틴어 salveo에서 나왔는데요. 그 뜻은 ‘나는 괜찮다(I am well)’라는 말이에요. 이 속에 속하는 꽃들이 대부분 허브 식물로 ‘치료’에 쓰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소명 스플렌덴스(splendens)는 ‘강한 광택이 있는, 빛나는’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꽃이 빨갛고 화려해서 마치 불타는 듯하답니다. 그래서 깨꽃의 꽃말이 ‘불타는 나의 마음’ 또는 ‘정열’이에요.

 


네 번째 소개할 길꽃은 ‘디기탈리스’입니다.

‘디기탈리스’는 현삼과 디기탈리스속(디기칼리스 Digitalis)으로 분류되는 꽃이에요. 꽃이름은 속명 꽃이름에서 나왔는데요. 학명은 디기탈리스 푸르푸레아(Digitalis purpurea)를 씁니다. 꽃이 아래로부터 기다란 원추 모양으로 피어나 마치 여러 개의 나팔로 탑을 쌓아놓은 것 같아요. 하나의 나팔 모양 꽃 아래쪽은 뱀 무늬처럼 점들이 박혀 있어 그냥 보아도 섬뜩한 느낌이 드는데요. 속명 디기탈리스(Digitalis)는 라틴어로 손가락(finger)을 뜻하는 ‘digitus’에서 유래했어요. 화관(꽃부리) 모양이 손가락을 닮았다는 데서 나왔다는데 디기탈리스를 보면 꽃부리 안에 왠지 손가락을 넣고 싶어진답니다. 종소명 푸르푸레아(purpurea)는 ‘자색(紫色)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디기탈리스의 대표적인 꽃색이 바로 자주색이거든요. 지금은 흰색, 연한 노랑색, 분홍색 등 여러 가지 꽃색을 자랑하는 대표적인 재배식물(원예종)입니다. 모둠으로 심어 놓으면 마치 꽃탑을 보듯 아주 멋지답니다. 


디기탈리스는 서양에서 고대로부터 꽃의 성분이 심장병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명 꽃이름이 ‘심장풀’ 또는 ‘심장병풀’이 된 이유지요. 지금은 거의 ‘디기탈리스’라는 꽃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꽃이 독성이 강한 편이어서 그냥 섭취했다가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민간요법으로 쓴다 하더라도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한 꽃이랍니다. 초보자들은 약초로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늘 길꽃이야기는 우리말 ‘꽃’의 어원에 대하여 알아보고, 광화문광장에 피어 있는 4개의 길꽃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길꽃이야기에서는 또 어떤 꽃들이 등장할지 기대되시죠? 그린테라피의 길꽃이야기를 애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길꽃이야기를 가져올 때까지 건강 유지하세요. 지금까지 가꿈사 사내필진 8기 송우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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