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 16:00
여러분은 유럽 여행하면 어떤 나라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저는 조금은 더 여유롭고, 조금은 더 합리적인 여행을 위해 이번 휴가지로 남독일을 선택했어요. 2회에 걸쳐 남독일에 관한 여행기 이모저모를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유용한 정보는 물론 독자분들의 일탈 욕구를 자극해 드릴 자신이 있으니 꼭 끝까지 읽어주세요!
Why? 왜 남독일인가요?
한 번쯤은 모두 유럽으로의 일탈을 꿈꿀 거예요. 하지만 막상 여행의 기회가 주어졌을 땐 제한된 시간 안에 어느 국가를 가야 하나 고민이 많아지죠. 보통 유럽 내에서는 많이들 선호하는 국가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등이 꼽혀요. 이런 국가를 제쳐두고 ‘왜 독일’을 행선지로 정했는지, 또 그중에서도 하필 ‘왜 남독일’을 선택했는지 궁금하지 않으시나요?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소도시들
이탈리아의 ‘콜로세움’이나 ‘피사의 사탑’과 같이 한 나라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따라붙는 유명 유적지가 있습니다. 이처럼 유적지 관광을 선호하는 이들에겐 상대적으로 유명 유적지가 적은 독일이 시시해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엄청난 인파에 치이지 않으니 한결 여유로운 여행이 될 수도 있답니다. 더불어 자연을 해하지 않는 선에서 과거와 현대의 공존을 추구하는 독일의 가치관이 일상에 지친 제게는 여러모로 숨을 트이게 할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어요.
독일의 성이 가보고 싶다!
어렸을 때 디즈니 사가 만든 애니메이션이 꽤 인상 깊었어요. 애니메이션 시작 전 멋진 성이 등장하면서 디즈니의 상징임을 각인시키는데, 나중에 크면 꼭 저 성에 가보고 싶단 막연한 생각을 했었어요. 눈치채셨나요? 그렇습니다! 디즈니사의 메인 CI인 디즈니 성은 남독일 퓌센의 동쪽 아래에 있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어요. 어릴 적 꿈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안 가볼 수 없겠죠?
제한된 시간과 비용 면에서도 좋아요
영업 현장에서 근무하다 보니 장기간 휴가는 무리였어요. 7박 8일의 짧은 기간 때문에 독일 내에서도 지역을 좁혀갔죠. 고심 끝에 여유로우면서도 실속 있게 챙겨볼 수 있는 ‘남독일’로 여행 지역을 택했어요. 또 독일은 서유럽 국가치고는 물가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편이라 이 부분 역시 플러스로 작용했답니다.
일정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총 7박 8일 일정 중 실제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은 6일 반나절 정도였어요. 조용하면서 독일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소도시가 많은 까닭에,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주변의 소도시까지 기차로 이동하는 스케줄을 주로 짰어요. 교통이 워낙 편리하고 관광객을 위한 교통패스도 구축돼 있어 어렵지 않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남독일 여행 전체 일정
Day1 |
Day2 |
Day3 |
Day4 |
Day5 |
Day6 |
Day7 |
Day8 |
인천공항->모스크바 공항(환승)->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
전일 프랑크푸르트 여행 |
프랑크푸르트->하이델베르크(하이델베르크여행)->뮌헨 이동 |
전일 뮌헨 여행 |
뮌헨->퓌센(노이슈반슈티인성)->뮌헨으로 복귀 |
뮌헨->가르슈미트-파르키르헨(추크슈피체)->뮌헨으로 복귀 |
반일 뮌헨여행->뮌헨공항으로 이동 및 출국 |
인천공항 도착! |
독일의 경제•교통•문화 중심지 프랑크푸르트
독일 도착 당일은 비행기 연착과 이동 등으로 시간을 많이 소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둘째 날부터 본격적인 프랑크푸르트 탐방이 시작됐답니다.
밤늦게 도착해 바라본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중앙역의 야경
하지만 웬걸요. 여행의 시동을 건 둘째 날이 하필 일요일이었는데 독일에서는 철저히 휴일을 지킨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어요.
유럽의 상징인 트램! 심지어 일부 트램도 일요일에는 운행을 하지 않았습니다.
가는 곳마다 문이 닫혀있고 심지어 대부분의 마트나 백화점조차도 오픈하지 않아 참 난감했습니다.
괴테의 생가 입구에서
마음을 다잡고 지도를 꼼꼼하게 살폈죠. 그리하여 눈에 들어온 곳이 바로 독일 출신의 철학자이자 문학가인 ‘괴테의 생가’였습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난 괴테는 20대 중반까지 이곳에서 지냈다고 해요. 대표작 중 하나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바로 이 집에서 탄생했다고 하네요. 괴테 생가는 놀라울 만큼 당시의 현장이나 분위기가 잘 보존된 모습이었는데요. 그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인 흔적들이 인상적이었어요. 생가 안쪽을 생생히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촬영 금지 구역이라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왔어요.
괴테의 생가를 둘러본 후 프랑크푸르트의 중심 광장이라고 불리는 ‘뢰머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로마인들이 독일에 처음 건너와 자리 잡은 곳으로, ‘로마인이 사는 곳’이라는 뜻의 뢰머로 불리게 됐다고 해요.
그래서 이곳에는 14~15세기 건축물이 상당히 많아요. 프랑크푸르트 옛 시청 건물도 자리하고 있고요. 아주 큰 규모의 광장은 아니지만 발을 들이는 순간 ‘아, 내가 유럽에 진짜 와있구나’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곳이에요.
뢰머 광장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 있는 ‘프랑크푸르트 대성당’을 방문했습니다. 작년에 갔던 오스트리아 빈의 슈테판 대성당과 비교해 외관은 작은 편이지만 안쪽은 못지않게 굉장히 웅장했어요.
프랑크푸르트 대성당은 고딕 양식의 대표적 건축물로, 1562년부터 230년간 중세시대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대관식이 거행되던 유서 깊은 성당입니다.
특히나 이 파이프오르간을 실제로 보신다면 감탄해 마지않으실 거예요.
대성당을 둘러본 다음 프랑크푸르트의 번화가인 ‘자일 거리’로 발길을 돌렸어요. 일요일이라 그런지 아쉽게도 문 닫은 상점이 많았어요.
자일 거리를 지나 마인 강을 가로질러 갈 수 있는 ‘아이제르너 다리’를 건넜습니다.
남산타워 꼭대기가 자물쇠로 가득한 것처럼 이곳에도 연인들의 자물쇠가 많았어요. 아마 오랜 사랑을 염원하며 정성스레 매달았겠죠?
다리를 건너 찾은 곳은 ‘작센하우젠’ 지구입니다. 오랜 건물들이 그대로 보존된 이곳은 프랑크푸르트식 전통음식과 아펠 와인(사과 와인)이 특히 유명해요. 대부분 상점이 문을 닫아 음식을 맛볼 순 없었지만 도시 분위기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무척 즐거웠어요.
작센하우젠을 지나 조금 내려오면 ‘박물관 거리’를 만날 수 있어요. 슈테델 미술관을 비롯해 수공예 박물관, 민족 박물관, 독일 영화 박물관, 건축 박물관, 우편 박물관 등이 줄지어 있답니다.
돌아오는 길에 ‘유럽중앙은행’ 건물을 볼 수 있었어요. 프랑크푸르트는 유럽의 경제, 교통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는 바로 유럽중앙은행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어요. 낮은 건물이 대부분인 독일에서 유일하게 높은 건물을 볼 수 있는 곳이 이 프랑크푸르트 유럽중앙은행 근처입니다.
대학 도시 하이델베르크를 가다
하이델베르크 중앙역 앞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
프랑크푸르트 여행을 마치고 뮌헨으로 이동하기 전 하이델베르크를 들렀어요.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답니다. 하이델베르크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하이델베르크 대학’과 세월의 풍파를 그대로 간직한 ‘하이델베르크 성’으로 유명한 도시예요.
하이델베르크 성은 크고 작은 보수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어요. 대표적인 르네상스 양식 건축물로 꼽힙니다.
하이델베르크 성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여행객들 사이에서 소문이 날 만큼 이미 유명하다고 하네요. 낮의 풍경도 충분히 멋스러워요.
하이델베르크 성 안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와인 저장통이 있어요. 엄청난 크기에 놀라고 또 놀랄 뿐입니다.
마크플라츠를 지나면 하이델베르크 성령교회 근처에 도달하게 됩니다.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거리에는 음식점도 많습니다.
이곳에서 슈니첼과 소시지, 맥주를 곁들여 간단히 점심 식사를 했어요.
식사를 마치고 ‘철학자의 길’을 찾아갔어요. 어마어마한 돌길이 펼쳐지며 흡사 등산코스를 연상케 했지만 헤겔, 야스퍼스, 하이데거 등 여러 철학자들이 이곳을 산책하며 영감을 얻었다고 하니 안 가볼 수가 없더라고요. 올라가서 본 철학자의 길은 깨끗이 정돈된 느낌이었어요. 끝내주는 경치를 보며 저도 잠깐 사색에 잠겼답니다. 이후 철학자의 길을 내려와 하이델베르크 근처 대학 중앙로를 거닐며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와 하이델베르크 투어를 마쳤는데요, 이제 저는 또 다른 독일을 만나기 위해 뮌헨으로 떠납니다. 행복한 남독일 여행기는 2탄에서 계속되니 기대해주세요! 지금까지 가꿈사 사내필진 9기 김원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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