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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랑을 기다리는 천사들, 유기견 보호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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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 2. 16:00

유기견 보호소에는 지금도 주인이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많은 반려견이 있습니다.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귀여웠던 얼굴은 점점 생기를 잃기도 합니다. 버려진 유기견에서 다시 사랑스러운 반려견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건 아마도 우리의 몫이겠죠. 다행히 최근 유기견을 입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좋은 소식을 듣고 보호소에 한걸음 달려가봤습니다. 작고 어린 천사들이 있는 그곳으로 함께 가볼까요?



유기견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주인으로부터 버려지는 강아지의 숫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고 합니다. 한때는 가장 소중한 가족 구성원이었던 반려견이 어쩌다 길거리를 떠돌게 되었을까요? 한 순간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반려견은 유기견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우리 앞에 마주하게 됩니다.

저희가 만난 유기견들의 모습은 안타까움 그 자체였어요. 저마다의 사연만큼이나 가지각색의 모습이었는데요. 사랑스러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꼬여버린 털과 온갖 오물에 뒤섞인 얼굴을 보며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반려견이 버려지는 가장 큰 이유는 병들거나 노쇠해서라고 해요. 책임감이나 아무런 의식 없이 무작정 입양하는 주인들의 가벼운 태도가 아마 1차적인 원인일 거예요. 자신이 외롭거나 혹은 강아지가 순간 예뻐 보여 키우기 시작하지만 조금만 불편해지면 바로 외면해버리는 이들. 이런 사람들의 무책임함으로 유기견은 정처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유기견들이 처음 구조돼 모이는 곳은 유기견 보호소입니다.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함께 언제 올지 모르는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어요. 구조되지 못한 친구들 중 일부는 차디찬 도로 위에서 로드 킬을 당하거나 나쁜 목적을 지닌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고 말죠. 더욱 슬픈 건 유기견 보호소에 있는 친구들도 새로운 주인이 오지 않는다면 일정 시간이 흐른 다음 안락사를 당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보호소 안에서나 밖에서나 이 작은 생명들의 불안함과 두려움은 가시질 않고 있어요.



사랑으로 아픔을 치유해요

그럼 이제 본격적인 입양 절차에 대해 알아볼게요. 유기견 입양 절차는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아요. 이미 상처받았던 반려견에게 같은 아픔이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조금은 까다로운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우선 입양 게시판에서 마음이 닿는 유기견의 입양 신청서를 작성하세요. 그러면 담당자가 신청서 검토 후 선정된 신청자와 전화 상담을 진행해요. 전화 상담을 통해 복지센터 방문이 확정되면 서로 날짜와 시간을 협의하게 됩니다. 이후 반려동물 복지센터에서 3차 면담을 통해 입양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데, 만약 허가가 된다면 반려견을 데려갈 날짜와 시간을 정하게 돼요. 여기서 끝이 아니예요. 마지막으로 담당자가 입양 가정에 방문해 입양 동물을 인계하며 입양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됩니다. 자세한 입양자 공통 준수사항은 다음을 확인하세요.


▶ 입양자 공통 준수사항

1. 입양 신청자 본인이 직접 방문해야 합니다.

2. 입양 신청자와 함께 거주하는 모든 가족 구성원의 동의가 확인된 후 입양할 수 있습니다.

3. 미성년자는 보호자의 동의 및 인터뷰 절차 후 입양이 성사됩니다.

4. 집이 종일 비어 있어 입양 동물을 돌봐줄 사람이 없으면 신청자에서 제외됩니다.

5. 입양자의 주소나 연락처가 변경됐을 경우 반드시 보호소에 통보해야 합니다.

6. 입양된 동물은 양도, 판매, 학대 유기할 수 없습니다.

절차와 준수사항에 관해 살펴봤으니 이제 어디에서 유기견을 입양할 수 있는지 알아볼까요? 동물보호관리시스템 홈페이지(www.animal.go.kr) 내의 ‘유기동물보호센터’ 항목에서 집 근처 유기동물 및 유기견 보호센터를 확인하실 수 있어요.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라 믿고 이용할 수 있답니다. 이외에도 동물사랑실천협회, 동물학대방지연합, 한국동물보호협회와 같이 동물보호단체를 통해 입양하는 방법도 있어요. 홈페이지 접속 후 유기견의 사진도 확인할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Q. 보통은 펫샵을 통해 반려견을 분양 받는데, 유기견을 입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막내이모가 키우시던 유기견 ‘봄이’를 잠시 맡아서 돌본 적이 있어요. 봄이가 오고 나서 집안 분위기가 정말 화목해졌고 우울해하셨던 부모님도 웃는 일이 많아지셨죠. 그때부터 봄이가 돌아가게 돼도 나중에 유기견을 꼭 다시 키워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8개월 뒤 봄이와 헤어지던 날, 헤어짐이 싫어 제 뒤에 숨는 봄이를 보며 동물도 감정이 있단 걸 느꼈어요. 유기견이 아닌 가족을 입양한다는 생각으로 분양을 준비했습니다.


Q. 유기견 입양 과정에서 느꼈던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 또 개선돼야 할 점을 꼽아주신다면?

우리 ‘두부’가 철창 안에서 나와 저에게 처음 안겼을 때 많이 떨지 않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어요. 한 생명에게 내가 사랑을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니 감정이 벅차 올랐어요. 자가용이 없어 조금 불편했던 점 말고는 다 좋았답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더 많은 분들이 알게 되셨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그런 경로가 부족하다고 느끼거든요. 또 유기견에 관한 지식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장도 마련됐으면 해요.

Q. 입양 당시 유기견에게 상처가 많았을 텐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두부가 처음 집에 왔을 때 벌벌 떨고 눈치를 엄청 봤어요. 저는 항상 부드러우면서도 높은 톤으로 ‘두부야, 괜찮아 누나야’라고 말하고 항상 안아주면서 ‘사랑한다, 미안해, 고마워’라는 얘기를 귀에 대고 해줬어요. 산책도 자주 나가 주변 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했고요. 안쓰러운 마음에 제 옆에 두고 잠들 때까지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두부는 지금 정말 밝게 잘 지내고 있어요. 잠도 잘 자고 심지어 먼저 산책 가자고 조르기도 한답니다.


그간 막연히 알고 있던 유기견들의 이야기와 구체적인 입양 방법에 대해 알아봤어요. 유기견을 따뜻한 마음으로 품는 것도 값진 일이지만 그에 앞서 더 이상 버려지는 반려견들이 없도록 듬뿍 사랑을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 같습니다. 우리와 감정을 나누는 친구, 그리고 가족. 반려견을 우리 집 울타리 속에서 사랑으로 감싸주세요. 지금까지 가꿈사 프론티어 9기 김종현, 최명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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