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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여행, 뻔한 관광 말고 승마 배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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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 3. 10:00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이 오면 흔히들 하는 말이죠?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이 사자성어를 저는 이번 가을 제주도에서 승마를 경험하며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마목장에서 말을 구경하고 잠시 말 등에 올라타는 관광 코스가 아닌, 진짜 ‘말을 타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라 더 인상 깊었어요. 제주도 여행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제주도 승마가 특별한 이유

 1. 제주도의 말 '한라마'

한라마의 유래를 보자면 1273년 원종 14년에 원나라가 탐라(제주도)를 침공한 뒤 약 100년 간 수십만 두의 몽고 말이 이 곳 제주에 처음 유입되었다고 해요. 제주말은 ‘조랑말’이라고 하며 천연기념물 347호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조랑말은 체구가 단단하고 말발굽이 단단하여 악천후에도 잘 버틸 수 있어서 예로부터 전쟁 시에도 많이 쓰였다고 해요. 반면, 입심이 세고 힘이 좋아서 재갈을 물려 길들이기가 어려워 초보자들이 승마하기가 힘들고, 체구가 작아서 키가 큰 사람들이 타기 불편하기 때문에 승용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랑말과 체구가 너무 커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부담스러운 미국이나 유럽의 큰 말과 교배시켜 140~150cm의 승마하기 좋은 체구를 가진 지금의 ‘한라마’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경주마로 유명한 외래종인 ‘더러브렛’을 많이 타던 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제주도뿐만 아닌 서울 등 육지에서도 ‘한라마’를 선호한다고 해요.


 2. 제주도, 천혜의 자연환경

제주도는 우리나라 초지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국내에서 말을 타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에요. 육지에서는 초원을 달릴 수 있는 곳은 극히 제한적이기에 산악 승마 등으로 대체하는 반면에 제주도는 초원이 많아 말의 먹이도 풍부하고 구보를 하기에도 좋다고 합니다. 말이 자라기에도, 타기에도 좋은 제주도. ‘말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있었네요.



승마 전 준비해야 할 것들

 1. 안전을 위한 기본 '복장'

운동, 취미를 목적으로 하는 승마에선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복장 규정이 따로 있지는 않지만 안전을 위한 기본적인 복장은 꼭 갖춰주어야 해요. 헬멧, 장갑, 조끼, 승마용 바지, 승마용 부츠가 승마의 기본복장인데요. 불가피한 경우에는 최소한의 복장만 갖추거나 대체가 가능합니다. 승마용 바지가 없다면 청바지를 입는 것이 미끄럽지 않아 좋다고 해요. 그리고 어디에서 승마를 하시던 헬멧은 꼭 써야 합니다.


 2. 승마는 '말'과 함께 하는 스포츠

본격적으로 말을 타기 전, 먼저 승마의 기본 자세에 대해 배웠는데요. 고삐 잡는 법 등 기술적인 부분보다 말과 교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단 것을 알게 되었어요. 말은 워낙 덩치가 크기에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말은 정말 귀엽고 온순하고 겁이 많은 동물이에요. 말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자 승마장의 직원 분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사랑해주는 것’이라고 하셨을 만큼 승마는 말과의 교감이 가장 중요한 스포츠예요. 자기 시야에서 벗어나는 등 뒤에 사람을 태워주는 말에게 고마워하며 다정하게 대해주어야 한다던 승마장 원장님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렇듯 승마를 하기 전, 자신이 탈 말과 충분히 교감하고 만져주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본격적인 승마 배우기

영화나 사극에서 봤던 승마는 쉬워 보였었는데, 직접 말 위에 올라보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제가 배웠던 승마의 기본 자세들을 알려드릴게요. 미리 연습해보시고 진짜 승마를 배우실 때 꼭 활용해보세요.

고삐는 양 쪽을 나란히 하고, 너무 당기거나 너무 늘어트리지 말고 팽팽한 실을 잡듯이 잡아야 해요. 고삐를 잡은 손과 손 사이는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고 두 손의 위치는 배꼽 높이를 유지합니다. 고삐는 말의 입 안에 있는 재갈과 이어져 있기 때문에 말에게 자극을 직접적으로 주는 만큼 잘 잡고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해요.


시선은 45도 각도로 멀리 보며 명치를 내밀고 가슴을 열어야 해요. 어깨와 엉덩이, 뒤꿈치가 수직을 이루어야 해요. 이때 뒤꿈치는 내려야 하는데요. 그래야 말에 탄 사람의 무게 중심이 낮아져서 말이 갑자기 멈추거나 해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해요. 말은 무게중심에 예민한 동물이라 겁난다고 발을 움츠리면 안돼요. 말을 믿고 편안하고 곧은 자세를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말과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은 다양한데요. 이를 일컬어 ‘부조’라고 한답니다. 부조에는 다리, 체중, 주먹을 이용해 말에게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자연적인 부조가 있고 음성, 채찍, 박차를 사용해 말에게 신호를 보내는 인위적인 부조가 있어요. 인위적인 부조는 사람이 말을 더 편하고 쉽게 다루기 위해서 만든 것이고, 자연적인 부조로 말과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승마기술을 늘리기에도, 말과 교감하기에도 더 좋다고 합니다. 저는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아 자연적인 부조를 거의 못 썼지만 나중에 승마 경험이 쌓이고 기술이 늘면 자연적인 부조로 말과 소통하고 싶어요.


승마의 기본을 배우고 난 뒤엔 승마장 내에 있는 코스장에서 평보를 하며 기본 자세를 교정하고 감을 익히게 되는데요. 확실히 긴장을 하면 처음 자세가 흐트러지고 말이 그걸 금방 눈치채고 덩달아 불안해하는 것을 느꼈어요. 승마를 할 땐 무엇보다 중요한 건 편안하고 여유로운 마음인 것 같아요.


어느 정도 평지에서 연습을 한 뒤 승마장 근처에 있는 숲으로 향했어요. 그냥 걷기만 해도 좋을 것 같은 숲에서 말과 호흡을 함께 하며 구보를 하니 풍경이 배가 되고 색다른 기분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저도, 말도 편안해지는 것 같았어요.


다시 승마장으로 돌아와 승마를 끝내고 저에게 등을 내어준 말에게 고맙다고 쓰다듬고 얘기해준 뒤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 초원에 방목되어 있는 말들을 보러 갔어요. 파란 하늘 아래 초록 들판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는 말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풍경이었습니다. 게다가 귀여운 말들이 졸졸 따라와 부비적대고 만져주면 좋아하며 따라오고는 말들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예민한 성격을 가진 만큼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해주는지 잘 알아채고 예뻐하는 만큼 다가와주는 귀여운 말들. 꼭 승마가 아니더라도 사랑스러운 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단기간에 배워 미숙했지만 말과 교감을 통해 따뜻함을 느낀 승마. 좋았던 만큼 다음엔 좀 더 여유를 갖고 말과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승마의 효과

(제주에코승마장 김범 원장)

제가 방문한 승마장의 원장님이시자 말 산업학과의 석사학위를 갖고 계신 김범 원장님께서 승마의 효과에 대해 잘 설명해주셨는데요. 

승마는 기초 체력의 8대 요소를 모두 필요로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운동 효과가 정말 다양하다고 해요. 특히 노년층 분들에게 좋다고 하는데요. 승마는 관절운동을 말이 대신 해주지만 올라 탄 사람의 관절도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고 해요. 골반과 척추 등 틀어지고 벌어진 몸의 균형을 잡아주어 유럽에선 산후조리로 승마를 하는 사람들도 많답니다. 또 장 운동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변비에도 좋데요. 해외에선 승마를 ‘Last of Terminal’ 스포츠의 종착역이라고 불리며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고 해요. 특히 독일에선 승마의 운동 효과가 공식적으로 입증돼 있어서 의료 보험에도 적용된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더 발전될 승마의 대중화와 그 효과도 참 기대가 됩니다.


Tip. 승마 배울 수 있는 곳
제주에코승마아카데미 

제주도 유일 승마 강습이 진행되는 곳으로 방목되어 키워지는 말을 타볼 수 있어요. 

홈페이지 : www.jejuh.kr


서울경마공원 (렛츠런파크) 

수도권 대표적인 승마장으로 7~16세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승마강습을 진행합니다.

홈페이지 : park.kra.co.kr/seoul_main.do


분당승마클럽

1:1 개인레슨으로 진행하고, 직장인을 위한 퇴근 이후 시간대에도 강습을 진행한다고 해요. 

홈페이지 : www.bdhorseclub.co.kr


‘승마’. 많은 사람들이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단어이지만 사실 우리는 예로부터 말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민족이에요. 우리의 역사가 말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진 부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단순한 사진 거리, 구경 거리가 아닌 교감하고 함께하는 매력적인 스포츠로서 ‘승마’를 배워보는 것 어떠세요? 말의 고장 제주도에서 승마로 풍성한 가을을 보내고 온 가꿈사 프론티어 9기 이옥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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