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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데이트 코스, 종로 삼각지대 ‘팔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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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19. 10:00

서울 한가운데, 종로구에 위치한 팔판동을 아시나요? 서울 숨은 데이트 코스로 팔판동을 추천해요. 팔판동은 5분이면 한 바퀴를 다 돌 수 있는 아주 작은 동네예요. 걷다 보면 그냥 지나쳐 버리기 십상인 조용한 동네인데 세련된 명품샵과 오래된 기와집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재미있는 동네입니다. 삼청동과 청와대 사이, 5천년의 역사를 지켜본 유서 깊은 동네 ‘팔판동’에서 분위기 있는 데이트 해보세요. 



팔판동을 아시나요?

(이응노 作 <1942년 3월 3일 경성 팔판동>)

‘팔판동’이라는 지명은 조선 시대 때 여덟 명의 판서가 살았다는 데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요. 예로부터 서울 내에서도 자연 지리적인 조건이 좋기로 유명한 데다 당시 주요 관아가 경복궁 남쪽에 위치해 있었기에 그 편의성에 따라 주요 판서들이 이곳에 거주하게 되었을 거라고 하네요. 현재도 삼청동의 총리공관이 팔판동 북쪽 끝지역과 이어져 있고 팔판동의 서쪽에는 청와대로 통하는 길이 있죠. 팔판동 북쪽으로는 삼청동, 남쪽으로는 소격동이 위치해 있는데요. 이 모든 동네가 비슷한 듯하지만 동네별로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어요.


(네이버 지도 캡쳐 화면)

길 하나를 기준으로 삼청동과 나누어져 있는 팔판동은 지도상으로 봤을 때 삼각형 모양이에요. 주변 다른 동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고 조용한 동네여서 ‘종로의 삼각지대’라고 별명을 붙여 보았어요.




골목 따라 걷는 길

자 그럼 종로의 삼각지대 팔판동으로 데이트를 떠나볼까요? 팔판동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이에요. 안국역에서 도보 20분 정도 거리에 팔판동이 있어요.

안국역에서 걸어가는 길에 마주친 북촌 한옥마을. 오늘의 행선지는 팔판동이었기에 그냥 지나치며 왔지만 북촌 한옥마을은 언제 걸어도 참 운치 있는 것 같아요.


가판대에 진열된 귀여운 소품들과 액세서리 등을 구경하며 걷다 보니 금세 팔판동에 가까워졌는데요.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관광객들과 쇼핑을 하는 사람들, 구경하는 외국인들로 붐비는 삼청동에서 골목 하나 들어왔을 뿐인데 전혀 다른 세상인 듯 조용하고 평화로운 팔판동이 나타났어요.


팔판동으로 향하는 골목길이 마치 다른 세계로 향하는 비밀의 통로인 듯 옆 동네와 팔판동의 분위기가 판이하게 달랐답니다.


낮은 담이 양옆으로 나란히 이어진 골목길이 무엇보다 매력적이었고 운치 있었어요. 또 좋았던 건 동네를 두세 바퀴 도는 동안 지나다니는 사람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한적하고 조용했다는 거예요.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싶은 분들, 연인과 조용한 데이트를 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팔판동을 산책하다가 하얀 담벼락에 예쁜 그림과 함께 적힌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만났어요. 팔판동은 시 한 구절 곱씹으며 감상하기 딱 좋은 동네랍니다.


시끄럽고 북적이는 서울 도심에서 조금 피곤하게 지내다가 차도, 사람도 잘 다니지 않는 고즈넉한 길을 걸으니 마음이 편안하고 여유로워지는 듯했어요. 이 일대가 거의 그렇긴 하지만 건물들이 높지 않아 하늘과 가까운 듯한 기분도 들었어요.


요즘 한복을 입고 궁 투어를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팔판동에서도 한복을 입고 추억을 만들고 있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같은 학과 친구들끼리 개교기념일을 맞아 예쁜 한복을 입고 팔판동을 찾았다고 해요. 원래 고향이 지방이라는 한 친구는 서울에 놀러 온 고향 친구에게 팔판동 방문을 추천해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을 대표하는 모습으로 소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동네라는 점에 모두들 동감했어요.


팔판동을 떠나는 길, 조그만 소품샵에 들려 반복되는 일상 속 특별해진 오늘을 추억할 수 있는 선물을 서로에게 사주기도 했어요.


팔판동 백일장

팔판동을 거닐며 느낀 점을 담은 삼행시 전해 드리며 기사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팔 팔로미

판 판타스틱

동 동네로

-임병준-



팔 수 없는, 값어치를 메길 수 없는 것들이 세상에 몇 가지 있지요.

판 서들이 살았다는 곳. 옛이야기와 멋을 간직한 채 의연히 오늘을 받아들이는 곳.

동 심으로 돌아가 뛰어놀고 싶은 골목길이 있는, 여기. 팔판동.

-이옥소리-


여러분도 기억에 남는 곳, 추억하고 싶은 여행을 글로 남겨 보시는 거 어떠세요? 팔판동처럼 작지만 소중한 얘기를 전해드리고 싶은 저희는 가꿈사 프론티어 9기 임병준, 이옥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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