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28. 16:00
꽃피는 봄이 오면 전 세계 어디든 생동감이 넘칩니다. 꽃이나 화분을 구입해 집 안에 들이기도 하며 꽃시장을 찾아 봄기운을 만끽하기도 하죠. 튤립과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의 풍경은 어떨까요. ‘꽃의 나라’ 네덜란드 쾨켄호프에서는 해마다 봄이 되면 세계적인 꽃 축제가 열려요. 어찌나 큰 축제인지 쾨켄호프에서 꽃이 피면 ‘유럽의 봄이 시작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화려하게 피어난 꽃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짧은 법. 앉아서 고민만 하다가는 시든 꽃만 봐야 할지도 몰라요. 지체하지 말고 어서 몸을 움직여 보세요!
유럽의 봄을 알리는 네덜란드
날씨에 민감한 네덜란드 사람들은 종종 날씨 이야기로 안부 인사를 대신합니다. 우리가 의례 ‘밥 먹었니?’ 하고 묻는 것처럼요. 그도 그럴 것이 하늘이 맑게 갠 날이 1년 중 겨우 25일에 불과한 네덜란드 날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급변할 정도로 변덕스러워요. 특히 구름이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에 매서운 비바람까지 몰아치는 네덜란드의 겨울은 결코 다정다감하지 않죠. 습기를 잔뜩 머금은 차가운 공기에 잔뜩 움츠러든 사람들은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오후 5시만 되면 집안으로 들어가 유독 긴 겨울밤을 보내곤 합니다. 그래서 네덜란드에서는 다른 계절보다 반가운 계절이 바로 봄이에요. 구름이 걷히고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3월이 되면 네덜란드 사람들은 봄맞이가 한창이에요. 겨우내 햇빛에 굶주렸던 사람들은 대청소나 집수리, 그리고 갖가지 야외활동을 시작하며 겨울의 우울한 기운을 한꺼번에 털어버립니다. 네덜란드에서 봄을 가장 분주하게 맞이하는 곳은 바로 남부 홀란트 주(Zuid Holland) 리쎄(Lisse) 지역의 쾨켄호프(Keukenhof)예요. 세계에서 가장 큰 꽃밭인 이곳은 ‘꽃의 나라’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꽃 축제가 열리는 현장으로 유럽의 봄이 시작되는 장소이기도 해요. 네덜란드어로 ‘주방(Keuken)’과 ‘정원(Hof)’이란 뜻의 쾨켄호프는 15세기 야코바반 베이에렌(Jacoba van Beieren) 백작부인이 요리에 사용할 허브와 채소를 재배했던 장소에서 유래된 이름인데요. 성주의 사망 후 저택을 인수한 상인들은 쾨켄호프를 아름다운 정원으로 탈바꿈시켰어요.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9년 경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리쎄 시장과 화훼산업 종사자들의 주도로 야외 꽃 전시회를 개최했어요. 이렇게 시작된 쾨켄호프 꽃 전시회는 매년 참여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60여 년이 지나 올해 67회째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오늘날, 매년 전 세계 9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세계적인 축제로 명성을 높이게 됐습니다.
싱그러운 봄기운을 전달하는 쾨켄호프
쾨켄호프는 매년 3월부터 5월 사이, 딱 두 달 동안만 일반에게 공개돼요. 2017년에는 3월 23일부터 5월 21일까지입니다. 이 시기에는 100여 종의 튤립을 포함해 수선화, 히아신스, 백합, 장미 등 700만 송이가 넘는 꽃과 2천 그루가 넘는 90여 종의 나무들이 7개의 구역으로 나뉜 32헥타르의 광활한 부지 위에서 싱그러운 봄의 기운을 뿜어내요. 또한, 쾨켄호프는 세계적인 관광지일 뿐 아니라 네덜란드 화 훼산업의 중심지예요. 이곳에서는 매년 네덜란드에서 판매할 수 있는 모든 구근이 전시되며, 전 세계에서 온 바이어들에게 구근을 판매합니다.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이 넓은 정원을 가꾸고 관리하는 수많은 사람이 화훼 재배농가와 상인, 수출업자로 구성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죠. 이들은 개장 동 안 정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꽃이 너무 피거나 시들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쾨켄호프에서는 국토의 4분의 1이 해수면보다 낮아 물과의 싸움을 계속해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세계 원예 및 작물 종자 유통량의 40% 이상을 점유한 네덜란드 사람들의 힘을 엿볼 수 있어요.
낭만 가득한 봄꽃의 향연
쾨켄호프 공원 안팎에서는 꽃을 주제로 한 다양한 행사가 두 달 내내 이어집니다. 쾨켄호프의 절정은 꽃이 만개하는 4월 말인데, 이때 진행되는 꽃차 퍼레이드 ‘Keukenhof Corso Boulevard’는 ‘봄의 얼굴’이라 불릴 만큼 유명해요. 전통 복장을 한 사람들과 밴드 그리고 꽃으로 장식된 수십 대의 차량이 오전 9시 30분 남부 노르붸이크(Noordwijk)를 출발해 주요 도로를 따라 40km를 행진해 오후 9시 암스테르담 인근의 하 렘(Haarlem)에 도착해요. 이 꽃차 행렬이 쾨켄호프를 지나가는 시간은 오후 3시 30분이지만 좋은 자리를 사수하려면 점심시간부터 서둘러야 합니다. 올해 퍼레이드는 4월 22일 토요일에 열립니다. 공원 한가운데 있는 풍차는 1892년 흐로닝언(Groningen)에 세워진 것으로 1957년 이곳 쾨켄호프로 옮겨졌어요. 전망대 위에 오르면 쾨켄호프와 공원 밖으로 펼쳐져 있는 색색의 꽃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전망대 아래 선착장에서부터 좁은 운하를 따라 운행하는 속삭임 보트(Whisper Boat)는 과거 이 지역의 농부와 정원사들이 작업을 위해 사용하던 보트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전기 엔진을 사용해 소음이 나지 않는 보트 위에서는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서 양옆으로 펼쳐지는 아 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쾨켄호프 공원 내부에만 15km에 달하는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어요. 하지만 보다 활동적인 사람이라면 자전거를 빌려 하루 종일 쾨켄호프 주변을 달려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공원을 중심으로 짧게는 5km, 길게는 25km에 달하는 4개의 자전거 루트가 형성돼 있는데,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총 천연색 꽃밭과 농장, 아기자기한 작은 마을 그리고 호수와 바다까지도 닿을 수 있습니다. 관광객을 위해 개발된 루트 외에도 ‘레이든’이나 ‘하렘’ 같은 근교 도시에서 쾨켄호프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 역시 훌륭하게 갖춰져 있어요. 유럽 전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한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전거 천국’이라 불리는 네덜란드의 자전거 문화도 체 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무지갯빛으로 넘실대는 꽃의 바다를 달리는 것, 네덜란드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봄맞이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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