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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석모도로 떠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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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20. 18:24

|석모도|

 

섬에서 또 섬으로 이어지는 석모도는 서울에서 당일로 다녀올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곳이다. 하지만 석모도에는 거리와 반비례하는 볼거리들이 오밀조밀 풍성하게 모여있다. 고즈넉해 보이는 첫인상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만연한 가을 속에서 그윽한 매력을 뿜어내는 석모도를 천천히 훑고 나면 이 가을, 마음은 머나먼 여행을 떠났다 온 듯 넉넉해질 것이다.

 

 

자동차를 두고, 바닷바람 맞으며 찾아가보자


석모도는 섬입니다. 강화도에서 다시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섬 중의 섬. 하지만 서울에서 하루만에라도 후딱 갔다 올 수 있는 가까운 곳이기도 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녀오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오히려 더 마음 편하게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다녀올 수 있습니다. 차를 배에 싣고 가려면 긴 줄 사이에 선 채 몇 시간이나 기다려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고작 10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운항시간에 차를 가져가게 되면 갑판 위에 올라가 바닷바람 쐴 시간도 없을 것입니다. 모름지기 섬 여행에는 바다 위를 달린다는 낭만이 따라야 하지 않을까요? 자동차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짧으나마 뱃여행을 즐겨보는건 어떤가요?

 

 
▲ 석모도 바다 풍경

시끄러운 굉음과 함께 배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움직이면 바다에 둥둥 떠 있던 갈매기들이 날아오르기 시작합니다. 손에 든 과자를 보고 날아드는 녀석들은 한두 번 먹어본 솜씨가 아닌 듯 합니다. 날쌔게 날아와 손에서 과자를 낚아챕니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환호성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바쁜 마음 내려놓고 천천히 즐기는 석모도


강화에서 석모도를 가려면 외포선착장이나 선수선착장을 통해야 하는데, 선수선착장이 물 때에 따라 배의 운항시간이 달라진다는 점을 감안해 외포리에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석모도는 정말로 작은 곳이기 때문에 굳이 바쁘게 돌아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마음을 느긋하게 먹으면 소소한 것들이 더 아름답게 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 폐염전이 된 삼량염전 터

석모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명소가 보문사인데 외포리의 정반대 편에 있기에 섬의 절반 정도를 빙 둘러서 가야만 합니다. 보문사가 있는 해명산을 거의 돌아 나갈 때쯤 민머루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입구 옆에 넓은 평지가 나타납니다. 한때 질 좋은 천일염을 생산해내던 ‘삼량염전’ 터입니다. 싼 중국산 소금의 물량공세에 당해내지 못해 폐염전이 되었는데 앞으로 골프장과 콘도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안타까움을 더합니다.

 

민머루 해수욕장과 어류정항의 소박한 일출


염전 부근의 황량하지만 사람이 적고 길이 반듯해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기에 딱입니다. 빵빵거리는 자동차를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느긋하게 아무렇게나 다니다 자전거를 세우고 못쓰게 된 염판 위로 자란 잡초들의 일렁임을 바라봐도 좋습니다. 석모도에서는 자전거를 빌리고 세우는 데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데요, 이동식 자전거 대여점 때문입니다. 자전거를 타다가 지치면 아무데서나 전화 한 통을 해보세요. 바로 자전거를 회수해갈 것입니다. 

 


▲ 어류정항의 외출

민머루 해수욕장은 참으로 자그마합니다. 모래밭보다 갯벌이 더 넓은 해수욕장이지만 석모도에서는 유일한 해수욕장이고 바다를 팔을 벌려 안은 듯한 형상 때문에 늘 파도가 잔잔하고 평화롭습니다. 해수욕장 바로 옆으로는 어류정항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생각보다 썩 괜찮은 편입니다. 어류정항 주변으로는 횟집이 늘어서 있는데 대부분 자기 어선을 가지고 고기를 직접 잡아다가 팔기 때문에 상호도 배 이름과 같이 씁니다. 멀리 강화 쪽으로 떠오르는 일출은 동해의 것처럼 장엄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하고 소박해서 더 정감이 있습니다.

 

천년 고찰 보문사


보문사는 생각보다 꽤 크고 번듯한 절입니다. 신라 선덕여왕 때 지어진 절이니까 1,400년이나 되었습니다. 전등사・정수사와 함께 강화 3대 사찰이자 남해 보리암・낙가산 홍련암과 더불어 우리나라 3개 관음도량으로 유명합니다. 아마도 눈썹바위가 있는 마애석불에 기도를 하면 소원이 잘 이뤄진다는 속설 때문인 듯합니다. 입구에 들어서면 400년 된 은행나무가 천년 고찰의 기품을 더해줍니다. 극락보전 뒤쪽의 석굴과 편안한 표정의 와불전까지 마치 사찰 테마파크를 연상시키는데 분위기도 참 고즈넉합니다. 

 


▲ 보문사 와불전

보문사를 찾았다면 419계단을 오르는 마애석불을 꼭 찾아봅시다. 오를 때 다리도 아프고 숨도 차오르지만 그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시원하기 그지없습니다. 갯벌이 펼쳐진 서해바다가 시원스럽게 눈에 들어오기도 하지만 발 아래 숲 속에서 모습을 내미는 보문사의 가을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 들녘을 가득 메운 가창오리떼

또 한 가지, 너른 평야에 가창오리떼가 모여들어 장관을 이루는 삼산저수지 주변의 풍경도 놓치지 말 것! 이처럼 석모도는 느지막한 가을에 찾으면 더욱 깊은 감동을 안겨주는 섬입니다. 고즈넉한 풍경 속에 고요히 잠겨보고 싶다면 가족과 함께 석모도를 찾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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