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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의 독립서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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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0. 11. 15:19

요즘 주목받고 있는 동네, 해방촌에 있는 독립서점에 다녀왔어요. 해방촌은 옛날의 고즈넉한 향기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남산을 배경으로 좁은 골목골목 사이를 거니는 운치가 남다릅니다. 해방촌의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정갈한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럼 이제 독립서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가파른 골목 밑의 작은 쉼터, 별책부록 

별책부록 서점은 가파른 골목길에 있습니다. 이렇게 비탈진 골목에 정말 책방이 있을지 반신반의하며 골목을 내려갔는데요. 내부가 훤히 보이는 독립서점 '별책부록'이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서점 책장에는 주로 독립출판물들이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도서뿐만 아니라 잡지, 우표, 사진, 인디밴드 앨범들도 있었어요. 마치 책이나 잡지를 사면 딸려 나오는 ‘별책부록’처럼 말이죠. 


6평 남짓한 작은 공간의 별책부록 서점은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지친 도시의 삶에서 잠시 벗어나 책을 고르며 한 템포 쉬기 좋은 장소예요. 대형 서점에서는 볼 수 없는 책들을 골라보는 낯선 자극이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줄 겁니다. 골목 구석에 있는 서점이지만 삶의 쉼표를 찍으러 잠시 들러봐도 좋을 것 같아요. 


주소 : 서울 용산구 신흥로22가길 8 1층

영업시간 : 수요일-일요일 오후 2~7시 / 월, 화요일 휴무



신흥시장의 히든 플레이스 철든 책방

연예인 노홍철 씨가 운영해서 유명한 ‘철든 책방’이 해방촌에 있어요. 철든 책방은 신흥시장 안에 있는데요. 지도만 보고 찾아가기 힘들어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물어물어 찾아간 철든 책방은 아쉽게도 문이 닫혀 있었어요. 오픈 시간을 맞추지 못해 책방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철든 책방이 여는 날은 토요일 하루이며,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고 매주 노홍철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해요. 노홍철 씨가 직접 운영하는 곳이라 스케줄에 맞춰 책방을 여느라 오픈 시간이 일정하지 않는 것 같아요.


아쉬운 마음에 대문 앞의 계단을 밟고 내부 촬영을 시도해 보았는데요. 건물 사이로 노홍철 동상으로 추정되는 형체가 기괴한 웃음을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조금은 신비로운 느낌마저 감도는 저 골목으로 들어가 책방을 구경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다음 기회를 노리며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주소 : 서울 용산구 신흥로 99-8

영업시간 : 매주 토요일(시간 유동적)



고요함 속의 또다른 고요함, 고요서사 

철든 책방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찾아간 곳은 ‘고요서사’라는 책방이에요. 고요서사 책방도 찾아가기 조금 어려운 곳에 있었는데요. 지도 앱을 켜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겨우 책방 앞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고요서사 서점 서가에는 여성에 관한 책들이 많았던 게 특이했어요. 서점 운영자의 가치관과 취향을 운영 방식에 녹여 특유의 분위기 만들어 내는 게 독립서점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고요서사에서는 소설, 시, 에세이 중심의 책을 소개하고 있어요.


고요서사에는 유난히 여성 손님이 많았어요. 페미니즘 관련 서적이나 소설, 시, 에세이 중심의 책을 소개하고 있어서 여성 독자들이 많이 찾는 것 같아요. 요즘은 인터넷으로 책을 많이 사는데, 독립서점에 들러 인터넷 서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책을 구경하며 독립서점만의 취향을 함께 공유해보세요. 


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신흥로15길 18-4 102호

운영시간 : 매일 오후 2시~9시



치읓 서점 운영진이 생각하는 독립서점과 해방촌의 의미 

마지막으로 제가 찾은 해방촌 독립서점은 바로 ‘치읓 서점’입니다. 치읓 서점에서는 저작권의 이유로 서점 내부 촬영을 허용하지 않아 사진은 찍지 못했어요. 대신 서점 운영자와 해방촌 독립서점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직접 나눠 보았습니다. 요즘 해방촌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서점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수익이나 운영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했는데요. 치읓 서점 운영자는 조금 생각이 달랐습니다.  


Q. 요즘 해방촌이 뜨고 있어서 책방도 인기가 많아졌을 것 같아요.  

해방촌이 요즘 뜨고 있어서 그런지 서점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하지만 서점을 방문하시는 분 중 책을 사시는 분들보다 SNS용 인증샷을 찍고 돌아서는 분들이 대다수예요. 책을 정말 좋아하고 숨겨진 보물 같은 책을 찾으러 오시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는데, 단순히 서점만 구경하러 오시는 분들만 늘어난 것 같아 아쉬워요. 


Q. 혹시 책방은 취미 운영하고 계신 건가요?

책을 좋아해서 책방을 열었고, 절대 취미는 아니에요. 보통 해방촌에서 책방들은 이게 생업이에요. 끊임없이 책은 순환되고 저자와의 관계, 출판사와의 관계 그리고 트랜드에 맞춰야 하는 책의 특성 때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 바로 책방 일이랍니다.


Q. 해방촌 독립서점에 대한 의견은?

독립서점 운영하시는 분들의 공통점은 모두 책을 좋아한다는 거예요. 대형서점과는 달리 전문 서적을 세분화시켜서 인문, 철학, 시, 에세이 등 하나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게 독립서점의 매력입니다.

독립서점 운영은 돈이 안 될 것 같다며, 생활에 대해 걱정해 주시는 분들도 있어요. 이 말은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는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말로 들려서 힘이 빠져요. 그래서 독립서점 운영자들끼리 서로 뭉치고 있어요.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서로 위로하며 힘내고 있습니다!


간단한 인터뷰로 해방촌 독립서점의 의미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또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유 있는 고집에서 나오는 독립서점에 대한 운영자 삶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주소 : 서울 용산구 신흥로 23

운영시간 : 매일 오후 1시~10시(수요일 휴무)



서점을 찾으며 느낄 수 있는 것들 

해방촌 내에 있는 서점들은 큰 도로변이 아닌 대개 주택가들 사이에 있거나 지도 앱이 없다면 찾기 어려울 정도로 위치가 애매한 곳에 있었어요. 그렇게 골목을 헤매며 서점을 찾다 보니 해방촌의 전경 눈에 들어왔어요. 좁은 골목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주변에 시선을 빼앗길 수밖에 없었는데요. 


계단을 오르내리며 만난 이끼에 뿌리내린 한 송이의 꽃은 해방촌의 생존력을 상징하는 듯했고,


얽혀있는 전봇대 줄 사이로 날아다니는 비둘기들은 해방촌의 자유를


그리고 개성 있는 주민들의 가드닝은 해방촌의 예술적인 면모를 뽐내는 듯했습니다.


고요하게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킨 존재들이 모여 오늘의 해방촌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해방촌의 분위기와 독립 서점들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해방촌 독립서점에 갈 때는 핫플레이스를 찾듯 구경거리로만 가지 마시고, 그 독립 서점이 갖고 있는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 보세요. 사진으로만 남긴 서점과 눈과 마음에 담은 서점은 완전 다른 이야기를 들려줄 겁니다. 지금까지 가꿈사 프론티어 11기 박유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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