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21. 14:15
제주에는 멋진 숲길이 많습니다. 비자림, 절물자연휴양림, 사려니숲 등 잘 알려진 숲길은 말할 필요도 없이 훌륭한 숲길이고요, 최근에도 새로운 숲길이 하나 둘 조성되고 있습니다.
서귀포 한림리에는 2018년 아름다운 숲길 콘테스트에서 ‘공존상’을 수상한 편백나무 숲길이 있습니다. 바로 ‘머체왓 숲길’인데요, 오늘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고요하고 평화로운 머체왓 숲길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머체왓 숲길은 어디?
머체왓은 서귀포시 한남리 사려니오름 동남쪽 중산간에 있는 마을입니다. 머체왓이라는 이름은 그 일대가 머체(돌)로 이루어진 밭(왓)이라는 데서 유래했다고 해요.
한남리는 중산간 마을이지만 중서천이 마을을 따라 흐르고 서쪽에는 섯내라고 하는 하천이 있습니다. 제주는 비가 오면 물이 땅으로 다 스며들어서 큰 비가 오지 않으면 냇물을 보기가 무척 힘든데요, 중서천은 특이하게도 사철 물이 마르지 않는 하천입니다. 덕분에 사람들도 중산간 마을 위쪽에서 살 수 있었고, 말이나 소를 키우기도 쉬웠다고 해요.
머체왓 숲길은 방문객지원센터에서 출발합니다. 방문객 지원센터에는 전망대, 식당, 족욕장,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요.
‘머체왓 숲길’이라는 간판이 새겨진 샛노란 나무 기둥을 지나면 머체왓 숲길이 시작됩니다. 나무 기둥에 말, 소, 새, 노루 등 숲에 사는 동물들이 새겨져 있었는데, 이 동물들을 숲에서 만날 수 있을까 기대가 되더라고요.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으면 너른 목장이 등장합니다. 머체왓 숲길은 1.5km의 이 목장길을 따라 곶자왈 길과 삼나무길, 편백나무길, 그리고 서중천 상류의 생태숲길로 이어지는 총 길이 6.7km의 다양한 테마 숲길이에요. 소들이 방목되는 목장을 지나면 조용하고 아늑한 숲길이 시작됩니다.
울창한 숲길로의 여행
숲길에 들어서면 울창하게 탐방객을 맞이하는 편백나무, 구실잣밤나무, 꾸지뽕나무, 동백나무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머체왓 일대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과 숲 속 옛집터, 돌담올레 등도 그대로 재현되어 있어 중산간 숲속에 살았던 제주민들의 삶도 엿볼 수 있어요.
처음 봤을 때 ‘아이들의 자연 놀이터인가?’라고 생각한 것은 바로 옛날 사람들이 숲에서 살던 집의 구조물이었습니다. 나무 기둥을 엮어 움집을 만들어 살던 모습을 재현한 것이더라고요.
숲 한가운데 이렇게 돌을 쌓아 돌담을 만들어 둔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이런 돌담이 편백숲길 내내 이어져 과연 머체(돌)왓(밭)이라는 이름이 실감났습니다. 이 돌담은 예로부터 기르는 동물들이 이탈하는 것을 막기도 하고, 외부 침입자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고 해요.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울창한 숲 속엔 햇빛이 잘 들지 않아 다른 식물은 보기가 힘듭니다. 땅바닥에는 폭신한 낙엽만 가득해서, 간간히 보이는 백량금 열매가 유난히 붉어 보였어요.
암반욕을 즐기는 서중천
편백나무 숲길이 끝나면 서중천 생태길이 등장합니다. 하천을 따라 걸으며 서중천을 감상할 수 있어요. 이 하천은 용암이 흘러내려가며 만들어진 것인데요, 울창한 나무들과 아름다운 계곡의 풍경도 멋지지만, 하천에 있는 돌에서 많은 양의 음이온이 배출되어 건강에 좋다고 합니다. 삼나무와 편백나무 숲에서 산림욕을 충분히 즐기셨다면, 서중천 바위 위에 앉아 음이온이 배출되는 암반욕도 꼭 즐겨 보세요!
습지 지역에 가면 이끼가 온 숲에 가득합니다. 나무 뿌리를 모두 뒤덮고 있는 이끼가 무척 신비로워 보였어요. 하나의 숲에 다양한 식생이 공존하는 모습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서중천 생태길을 따라 내려오면 처음 출발지인 머체왓 숲길 방문자 지원센터에 도착하게 됩니다. 6~7km 숲길을 걷는데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렸어요. 다만 아직까지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는 아니라서 중간 중간 숲길에 달아 둔 감귤 이정표를 잘 따라가셔야 합니다.
지금까지 서귀포 한남리 머체왓 숲길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머체왓 숲길은 급한 경사나 계단도 없고, 길은 대체로 편평한 편이라서 조용하고 한적하게 숲길 걷기를 하고 싶은 분들께는 최고의 숲길 코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제부터 제주도 숲 여행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머체왓 숲길’도 꼭 기억해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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