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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부터 세탁까지, 마주치지 않아도 다 되는 세상! 언택트로 보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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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4. 17. 17:29

‘언택트(Untact)’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언택트는 ‘접촉하다’라는 의미의 ‘컨택트(Contact)’와 부정적 의미의 ‘언(Un)’을 합성한 단어로, 점원과의 접촉 없이 물건을 구매하는 새로운 소비 경향을 의미합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권유되는 요즘,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언택트 소비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오늘은 제가 직접 체험해 본 언택트 일상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로봇 바리스타가 만들어 준 커피를 맛보고, 문 앞에 내놓기만 하면 세탁물이 깨끗해져 돌아오는 기분,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로봇이 서빙해 주는 식당에서 점심 먹기

‘메리고키친’은 배달의 민족 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이 기술을 지원한 식당으로, 사람 대신 서빙 로봇 ‘딜리’가 음식을 서빙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식당의 규모가 큰 편임에도 불구하고 종업원이 한 명뿐이어서 무척 신기했어요. 

창가 쪽 좌석에 앉으면 큰 로봇 대신 레일을 달리는 작은 로봇이 서빙을 담당합니다. 로봇 위에 올려진 물과 식기, 음식 등을 내리고 확인 버튼을 누르면 로봇은 다시 주방으로 돌아가죠. 

로봇이 서빙하는 식당답게 주문도 비대면으로 합니다. 테이블에 안내되어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배달의 민족 앱이 자동으로 실행되는데요,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하기 버튼만 누르면 끝입니다. 스테이크, 샐러드, 파스타, 라자냐와 같은 다양한 양식 메뉴들이 있는데, 전 파스타를 주문해 봤어요.

 

통로쪽 테이블의 서빙은 딜리가 담당합니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저쪽에서 서빙 로봇 딜리가 오는 모습이 보였어요. 딜리는 4개의 선반을 장착하고 있어 한 번에 4개의 음식을 나를 수 있습니다. 

파스타를 든 딜리가 행여나 우리 테이블을 지나칠까 조마조마했는데, 정확하게 테이블 앞에 딱 멈춰 섰습니다. 테이블 번호에 맞춰 미리 세팅된 위치로만 움직인다고 해요. 딜리가 싣고 온 음식을 테이블로 옮긴 후 완료 버튼을 누르면 딜리가 싱긋 웃어 주고 돌아갑니다. 잘 가, 딜리야!

로봇이 서빙하는 신기한 식당이라 해도 맛이 없으면 손님을 끌 수 없겠죠? 제가 주문한 킹덤 새우 크림파스타와 미트 토마토 스파게티는 정말 맛있었어요. 파스타 소스도 진하고 새우와 고기의 양도 굉장히 넉넉해서 배불리 먹었습니다. 

메리고키친 
주소: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51길 7 
영업시간: 10:00 ~ 22:00 (15:30 ~ 17:00 브레이크 타임) / 월요일 휴무
문의: 070-8869-5609



  로봇 바리스타가 만들어 주는 커피 한 잔의 여유

밥을 먹었으니 이제 커피를 마시러 가 볼까요? 제가 방문한 비트(b;eat)는 2018년 초, 커피 브랜드 달콤커피가 오픈한 로봇카페입니다. 로봇 바리스타인 ‘로빈’이 직접 커피를 만들어 주는 곳으로, 제가 방문한 곳은 잠실점이지만 이외에도 여러 곳에 매장이 있습니다. 주문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앱을 이용해 주문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앱을 이용해 주문해 봤어요. 

‘비트커피’ 앱을 다운 받아 원두의 종류와 진하기, 시럽의 양 등을 입맛대로 선택해 주문하면 음료 진행 과정이 푸시 알람으로 계속 전달됩니다. 내가 주문한 커피가 완성되기까지 몇 분이 남았는지는 물론, 커피 완성 알림, 커피 픽업을 완료한 시간까지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죠. 

로봇이 컵을 꺼내 물을 받고, 에스프레소 샷 내리는 곳에 올려 놓으면 자동으로 샷이 추출되는 모습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커피가 완성되면 내 폰으로 픽업 번호가 도착합니다. 기계에 번호를 입력하면 출구가 열리고, 안에서 로빈이 만든 커피를 꺼낼 수 있어요. 일정 시간이 지나도록 음료를 픽업하지 않으면 음료가 폐기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주문 후 커피가 제조되기까지 약 1분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현재 카페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데요, 사람이 커피를 만들다 보면 아무래도 매번 계량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음료의 맛이나 양이 일정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비트에서는 딱 정해진 양으로만 만들어지기 때문에 일정한 맛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어요. 로봇이 만든 커피지만 일반 카페에서 바리스타가 만들어 준 커피 맛과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비트 b;eat 
주소: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몰 3층
운영 시간: 08:00 ~22:10


  문 앞에 내놓기만 하면 끝! 비대면 세탁 서비스

로봇이 서빙하는 파스타를 먹고, 로봇이 만든 커피를 마시고 집에 돌아오니 더러워진 운동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세탁소에 들러 세탁물을 맡기고, 다시 찾는 일이 얼마나 번거로운지 경험해 보신 분들은 모두 아실 거에요. 특히 운동화는 취급하지 않는 세탁소도 많기 때문에 맡길 곳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죠. 

그래서 요즘엔 비대면 세탁 서비스 업체가 늘고 있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도 세탁특공대 앱을 이용해 봤습니다. 침구류, 신발, 의류, 가죽 등의 세탁과 드라이클리닝, 수리까지 모두 가능하며 앱을 굳이 다운받지 않아도 카톡, 전화 등으로도 주문할 수 있어요. 

세탁특공대 앱을 다운받고 주문하기를 누르면 언제 운동화를 수거해 가길 원하는지, 세탁을 끝낸 운동화가 언제 배송되길 원하는지 등을 모두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수거 및 배송 장소도 선택할 수 있는데, 전 문 앞에 두겠다고 했어요. 더러워진 운동화를 문 앞에 내놓으니 새벽에 배달기사님이 수거해 갔습니다. 

수거 전부터 세탁 후 배송이 되기까지, 전 과정을 역시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3일 정도 기다리니 배달기사님이 세탁이 끝난 운동화를 약속된 장소에 두고 가셨어요. 맡길 때보다는 훨씬 깨끗해졌지만, 운동화 앞 부분에 얼룩이 살짝 남은 것 같아서 1:1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추가 세탁을 원하는 부분의 사진을 업체에 보내니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작업을 해 주겠다는 답변이 돌아왔어요. 비대면이라는 점이 편리하긴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소통이 제대로 될까?’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직접 사용해 보니 상담원 서비스가 굉장히 잘 되어 있어 불편함이 전혀 없었습니다. 자정이 넘은 시간임에도 질문하면 평균 3분 이내에 답변이 도착했어요. 비대면으로 세탁물을 맡기고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좋았지만, 문제가 생겨도 실시간으로 상담원과 바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매력적이었습니다. 

점심부터 저녁까지 언택트로 보낸 제 일상, 어떠셨나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진행 중인 현 시점에서는 감염 우려가 현저히 낮다는 점에서 무척 편하고 안심되었는데요, 다만 주문 방법이 대부분 키오스크, 앱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디지털 기기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언택트 소비는 생활 전반에 걸쳐 여러 분야로 확장될 것이라고 해요. 편리한 미래사회가 기대되는 마음도 크지만, 그보다 먼저 사람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감염 걱정 없이 소통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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