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9. 10:00
‘창원’ 하면 생각나는 게 ‘계획도시’, ‘NC 다이노스’가 전부인 교식이. (네, 제가 서울촌놈 맞습니다) 창원에서 교보미식회를 소개할 곳이 있을까 고민했는데 창원 옆에는 마산이 있지 않겠습니까? 마산 하면 마! 생각나는 게 마! 복어도 있고, 아귀찜도 있고 마! 창원 편이라 쓰고 마산으로 간 교보미식회 출발합니다~
마산 오동동에는 통술거리, 복집거리, 아귀찜 거리 등 맛집들이 수두룩 빽빽하게 모여있는데요, 오늘의 시작으로 복집 거리의 ‘남성식당’을 찾았습니다. 창원 마산만은 낙동강이 남해로 흘러드는 리아스식 해안에 위치해 있어 복어 서식이 용이한 지역이라고 해요. 그래서 예부터 참복, 까치복, 밀복, 은복, 졸복, 황복 등 다양한 복어들의 갖가지 조리법이 발달했습니다. 남성식당은 이 복집 거리에서 무려 3대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원조집!
참복, 까치복, 졸복, 은복까지 복 종류별로 메뉴가 준비돼 있어요. 교식이는 살이 더 쫄깃하고 탱글 하다는 참복국과 복튀김을 주문했습니다. 복수육, 복불고기, 복껍질무침 등 정말 먹고 싶은 메뉴가 많았는데 왜 전 대식가가 아닐까요? (따흐흑) 주문한 메뉴라도 집중해서 먹어봅니다!
복튀김이 시간이 좀 걸린다면서 먼저 반찬이 세팅됐습니다. 정갈해 보이는 반찬은 조미료를 넣지 않고 모두 직접 만드신 거라고 합니다. 이게 왜 믿음이 갔냐면 교식이가 묻지도 않았는데 사장님께서 자부심 뿜뿜 내시며 (찬호형처럼) 반찬 하나하나 오~랜 시간 동안 말씀해주시고 가셨어요. 플라시보 효과인지 모르겠지만(?) 진짜 반찬이 맛있었습니다. (송해 선생님이 오시면 참복국에 소주 한 병 클리어하고 가신다네요~ 사장님 피셜)
드디어 복튀김 등장! 교식이 마음이 두근 반 세근 반! 튀김의 뽀얀 비주얼부터 고소함이 막 느껴지는데요. 연기가 모락모락 뜨거울 때 얼른 집어 한 입 먹어 봅니다. 실하고 부드러운 복어 살과 숨겨진 복즙이 한입 가득! 음~ 하는 낮은 감탄사와 함께 고개가 앞뒤로 끄덕끄덕거리는 보디랭귀지로 그 맛을 인정했습니다. 첫 입은 무조건 아무것도 안 찍고! (유자폰즈 소스 따위 필요 없어요!)
그리고 이번에 복튀김을 대하는 귀중하고 소중한 자세를 알게 됐습니다. 바로 복튀김을 간장이 아닌 초장에 찍어 먹는 것인데요! 으아니 진짜 이거 너무 신세계 아닙니까? 솔직히 초장을 그렇게 애정 하지 않아 큰 기대 안 했는데 눈이 번쩍, 코 평수 확장! 초장의 달콤함과 식초의 새콤함이 담백한 튀김의 맛을 더 배가시키더라고요.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신 초장이라 훨씬 맛있었습니다. 사장님… 조금 TMT 셨지만… 자부심 인정! TMI 하고 싶으신 거 완전 인정!
자 이제는 복국 차례입니다. 맑은 지리로 참복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갑니다. 교식이가 너무 기대를 안 했던 걸까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 맛에 흠칫 놀랐습니다. 서울에서 먹던 복국과는 차원이 다른 깊은 맛. 복국이 이런거구나 하고 진심 느끼게 된 순간! 창원이라는 고장에 맛을 기대하지 않았던 저 자신을 반성합니다.
복어 살도 튼실해서 마음까지 든든! 참복이라 살이 좀 더 탱탱하고 쫄깃한 맛이 있습니다. 복요리는 흔히 먹는 음식이 아니라 한 점 한 점 소중히 먹어봅니다. 복어살과 함께 향긋한 미나리 곁들여 먹는 것도 추천합니다.
사장님께 복국 맛있게 먹는 팁을 여쭤봤더니 ‘식초 1~2방울’을 떨어뜨리라고 하더군요. 시원한 국물맛에 식초라니, 살짝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식초 한 방울 떨어뜨려 다시 국물을 맛보았습니다.
여러분~ 복국에 식초 이거 꼭 기억하세요★ 진짜 식초의 재발견! 국물이 더 부드럽고 깊은 맛이 나는 게 맛의 새로운 시도였어요. 이제 국물 음식 먹을 때 식초 한 방울씩 넣어 볼 것 같아요. (그 정도로 식초의 역할이 센세이션 했다는 뜻) 복튀김+초고추장, 복국+식초의 조합을 알려준 창원은 교식이에게 이제 맛의 고장입니다!
복집 거리에서 두 블록만 건너 가면 마산 아귀찜 거리가 있습니다. 마산 하면 아귀찜, 아귀찜 하면 마산이잖아요~ 마산 아귀찜에 원조는 많은데(?) 그중에서 진짜 원조라는 ‘진짜 초가집’을 픽!
하지만 원조 아귀찜을 맛볼 생각에 기대에 부풀었던 교식이의 발목을 잡는 ‘정기휴무’.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진짜 초가집’의 정기휴무인 화요일에 마산을 찾았네요. 하지만 저에겐 항상 플랜 B가 있죠 후후후, 아쉬운 마음을 살짝 접고 차선으로 이동합니다. 총총총…
마산 현지인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오동동 아구할매집입니다. 규모가 상당해 본관과 별관이 따로 나뉘어 있고 널찍한 주차장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명절에만 쉬고 매일 운영해 발걸음을 돌리는 일이 없다는 게 장점입니다.
마산 아귀찜 식당에는 생아귀찜과 건아귀찜 이렇게 2종류의 아귀찜이 있습니다. 생아귀찜은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는 아귀찜이니까 마산에서만 먹을 수 있는 ‘건아귀찜’을 주문했습니다. 코다리처럼 아귀를 꼬들꼬들하게 말린 건아귀라니, 교식이는 새로운 도전에 몹시 흥분~
고춧가루의 매칼한 향이 코를 자극하는 건아귀찜이 등장했습니다. 건아귀로 탑을 쌓을 수 있을 정도로 푸짐한 양이 일단 마음에 들었습니다. 건아귀는 질기거나 딱딱하기보다 쫄깃했는데요. 살이 찢기는 모양으로 대충 어떤 식감일지 감이 오죠?
맛은 대단히 맛있다기보다 한 번 경험해볼 만한 맛이었습니다. 특히 건아귀라는 생소한 식재료가 주는 재미가 있어 계속 맛보게 되고, 맵싹한 양념이 건아귀와 잘 어울렸어요. 솔직히 첨엔 생아귀찜 시킬걸 그랬나 살짝 후회하는 찰나, 한 점 두 점 먹다 보니 ‘계속 땡기는데?’라는 생각이 스치면서 ‘술안주로 딱이네!’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건아귀찜에 막걸리~ 한 잔~♪(영탁 ver) 아주 딱입니다. 술은 그 지역 술을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맛이 조금씩 다르거든요. 소주, 막걸리 등 지역 술을 먹는 재미도 놓치지 마세요~
교식이가 느낀 마산 건아귀찜의 특이점은 2가지. 하나는 콩나물보다 아귀가 너무너무 많다는 것, 다른 하나는 국물의 점도가 묽다는 것! 서울에서 아귀찜을 먹으면 콩나물로 중량을 다 채운 것 같이 아귀 1/3 콩나물 2/3가 기본이잖아요. 그래서 콩나물이 싱싱한 곳으로 아귀찜 먹으러 갔는데…(는 농담) 마산 아귀찜은 오히려 콩나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국물에 전분을 풀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국물의 점도가 없고 묽었어요. 그래선지 좀 더 칼칼하고 깔끔한 맛이었어요. 마산 아귀찜의 원조는 어떻게 다른지 느끼고 싶다면 건아귀찜 한 번 경험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 반대로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새로운 맛을 만나고, 원조의 깊이를 느낀다면 인상 깊게 남겠죠. 교식이에게는 창원이 그런 곳이 됐습니다. 교식이의 추천을 참고하셔서 창원의 맛을 느껴보세요. 그럼 전 다음 맛집 준비가 바빠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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