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11. 13:30
외출이 힘들어진 요즘, 집 가까운 곳에 있는 산책길이나 공원만큼 위안이 되는 곳이 없습니다. 서울에는 여러 군데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는데요, 도심 속 역사, 문화,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둘레길은 요즘 더욱 서울시민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에도 숲길과 물길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둘레길이 있는데요. 성큼 다가오는 가을에 가족들과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송파둘레길 중 숲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장지천 길을 소개해 드릴게요.
송파구에는 외곽을 따라 흐르는 4개의 물길이 있는데요. 바로 성내천, 장지천, 탄천, 한강입니다. 이 4개의 물길을 잇는 순환형 산책로가 바로 송파 둘레길입니다. 숲길인 장지천 길을 제외하고는 ‘물길’을 활용한 서울 내 유일한 수변산책로입니다. 숲길과 생태하천이 조화를 이루는 21km의 순환형 도보관광코스로 전체를 돌아보는데 5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오늘 둘러볼 코스는 송파둘레길 중의 장지천 코스입니다. 총 4.4km에 이르며, 걷는데 1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장지천길은 송파둘레길 중 유일하게 숲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는 코스로 울창한 메타세쿼이아 길과 유아동네 숲터가 있어 아이들의 자연학습체험장으로도 제격입니다.
장지천길은 장지근린공원을 시작으로 하여 장지천 벚꽃길과 만나 가든파이브로 연결됩니다. 근린공원과 시원한 물길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는 4.4km의 도보 코스라 천천히 사색에 잠기며 산책하기에 좋아요. 곳곳에는 나뭇가지에 ‘서울 둘레길’이라는 리본이 이정표 역할을 해줍니다.
장지근린공원 입구 광장에서 출발해 걷다 보면 로즈가든이 나옵니다. 봄에 오면 형형색색 만개한 장미로 인해 더욱 이 길이 화려하고 예쁘답니다.
가을이 시작되는 계절이라 장미는 없지만 유럽수국, 배롱나무 꽃 등이 장미를 대신해 장지천길을 환하게 비춰줘 서운함을 덜어줍니다.
송파둘레길은 곳곳에 안내 표지판, 방향 안내표지판, 바닥 표지 등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원하는 코스를 찾을 수 있어요. 특히 바닥 표지는 방향 감각이 없는 사람들에게 좋은 안내판이 되어줍니다.
길을 걷다 보면 귀여운 캐릭터를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송파구의 캐릭터 ‘송송파파’랍니다. 송파의 한글 자음 ‘ㅅ’과 ‘ㅍ’을 따서 만든 깜찍한 캐릭터라네요. 단순한 듯 하지만 한글을 이용한 예쁜 캐릭터라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걷다 보면 땀도 흐르고, 목도 마르기 때문에 시원한 생수와 햇빛을 가려줄 모자는 필수입니다. 계단으로 된 오르막도 있어 조금 힘들 수 있지만 찔레꽃, 저먼 아이리스, 붉은 병꽃나무, 금계국, 민들레 등 다양한 꽃들을 만날 수 있어 걷는 재미는 쏠쏠하답니다.
장지천길에는 오물조물 소꿉놀이터, 팔랑팔랑 바람놀이터, 쿵짝쿵짝 음악놀이터, 숲속향기집이라는 귀여운 이름의 유아놀이터가 있습니다. 어린 자녀가 있다면 이곳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온몸으로 자연을 느끼는 행복한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장치천길은 성내4교에서 거여고가도로 아래를 지나 장지근린공원과 장지천으로 이어지는데요, 여기서부턴 시원한 물길을 만나볼 수 있답니다. 숲길을 벗어나서 시원한 풍경이 펼쳐지는 느낌이 새롭습니다. 보기만 해도 시원하게 흐르는 물줄기 덕분에 마음까지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
장지천 수변길은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곳곳에 벤치와 운동기구 같은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걷다가 잠시 숨을 고르기 좋습니다. 산책이나 운동하는 시민들도 자주 만날 수 있어 숲길에 비해 더 활기찹니다.
장지천 수변길을 걷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징검다리입니다. 아이들이 아주 좋아해요. 물을 건널 때 다리에 물이 튀어 시원하다며 활짝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절로 미소 짓게 됩니다.
장지천에는 큰 물고기도 살고 있습니다. “엄마, 이것 봐! 엄청 크다!” 아이들이 헤엄치는 물고기 떼를 발견하고 신기한 듯 한참 관찰하면서 재잘거립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가득한 산책 코스라 심심할 틈이 없네요.
1시간 10분이 소요되는 산책로지만 아이와 함께 꽃도 관찰하고 시원한 바람도 맞으며, 쉬엄쉬엄 걷다 쉬다를 반복하다 보니 걷기 시작한 지 2시간이 훌쩍 넘어가네요.
가든파이브까지 다다르니,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갑니다. 봄에는 벚꽃이 만개해 은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여름에는 시원한 물줄기와 싱그러운 녹음으로 청량함을 선물하며, 가을에는 울긋불긋 우아한 단풍의 매력을, 겨울에는 소복이 흰 눈이 뒤덮인 아름다운 절경을 만나볼 수 있는 송파둘레길.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경사진 곳이 없고 평지로 이어진 길이라서 온 가족이 함께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송파둘레길은 밤이 되면 야간조명이 환하게 켜지는 은하수길, 메타세쿼이아 길, 벼농사체험장뿐 아니라 유아 숲 체험원도 있어 가족과 함께 찾기에 참 좋답니다. 참붕어, 청둥오리 등 책에서만 보아오던 다양한 생태계 동식물을 만나볼 수 있기에 아이들에게 더없이 유익한 공간이랍니다. 여러분도 집 주변의 편안한 산책길을 걸으면서 코로나로 지친 일상에서 작은 위로를 얻어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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