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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과 나눔 배우는 알뜰 문화 장터 '벼룩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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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5. 20. 10:28

|벼룩시장|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판매·교환해 녹색 생활과 자원 재활용을 유도하는 벼룩시장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어요.

 

 

자신에게는 애물단지이지만 남들에게는 보물단지가 될 수 있는 중고품. 나눠 쓰고 돌려쓰고 바꿔 쓰는 문화를 통해 자원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소통과 화합과 문화의 장터인 벼룩시장을 소개할게요.

 


 

 개성도 특징도 달라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지난 3월 17일부터 매주 일요일 ‘희망나눔장터’가 열리고 있어요. 이곳에서는 각종 문화공연, 다양한 체험과 더불어 벼룩시장이 열려 화제가 되고 있어요.

인천 계양구 역시 지난 3월 29일 자원 재활용을 생활화하고 건강한 기부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계양사랑 나눔장터’를 개최했어요. 이 행사는 분기 별로 열리고 있는데, 특히 이 장터에서는 종이팩 1kg를 화장지 1롤로, 폐건전지 20개를 새 건전지로 2개(1set)로 각각 교환해주는 부대 행사가 큰 호응을 얻었어요.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넷째 주 토요일마다 노량진배수지공원에서 운영된 서울 동작구의 ‘동재기 나눔장터’는 총 8,800여 명이 참여해 지역의 대표적인 행사로 발전했어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월 27일부터 나눔장터가 열려요.

제주시는 아예 어린이 벼룩시장을 별도로 운영해 어린이가 직접 주인이 되어 도서·의류·장난감·액세서리·문구류 등을 판매한 수익의 일부를 기부토록 유도하고 있어요. 재활용의 소중함과 더불어 나눔과 이웃돕기의 인식을 어려서부터 심어주는 것이에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초구 토요 벼룩시장’은 관광지로 거듭난 지 오래에요. 1998년 부터 시작해 매주 토요일 사당천 복개도로에서 800여 좌판이 펼쳐져 하루 평균 1만 여 명의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방문해요. 한편 서울 한강시민공원 뚝섬유원지에서 열리는 ‘아름다운 나눔장터’는 매번 판매자만 1,200명이 될 정도로 인파가 붐비는 인기 벼룩시장이에요. 특히 이 장터는 가족형 벼룩시장을 지향하고 있어 어린이들이 물건을 사고팔며 절약 습관 등의 경제관념을 배우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어요. 주최 측인 아름다운가게와 서울시에서는 판매액의 20% 이상을 기부토록 하고 있어요.

 

 다양한 재미, 교육의 장

 

 

이처럼 제대로 된 규모를 갖춘 벼룩시장이 최근 몇 년간 크게 늘어요. 벼룩이 들끓을 정도로 오래된 중고 물품을 판다고 해서 ‘벼룩시장(Flea Market)’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요즘 벼룩시장에 나오는 물품은 새것 못지않게 깨끗할 뿐 아니라 이른바 ‘레어 아이템’, ‘빈티지’, ‘앤티크’로 규정할 수 있는 물품까지 널려 있어요.

벼룩시장은 나에게는 못 쓰거나 불필요한 물건을 판매하고, 누군가는 꼭 필요한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에요. 아울러 중고품을 통해 서로 대화하고 흥정하며 개성도 특징도 달라요. 다양한 재미, 교육의 장 소통하는 화합의 장이 되기도 해요.

사실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남이 쓰던 물건을 구입한다는 것이 크게 환영받지 못해요. 어려웠던 시절, 속옷까지 물려 입던 가난의 기억은 새로운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집착을 키웠고, 연이은 경제적 팽창은 곧 그때의 범국민적 동경과 집착을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서 실현토록 만들었던 것이에요. 벼룩시장의 이미지 또한 예외가 아니었어요.하지만 IMF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사람들의 생각은 차츰 바뀌기 시작했고, 지구를 지키는 녹색 생활의 가치가 갈수록 크게 일상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벼룩시장 역시 꾸준히 확대되어 갔어요.

이른바 합리적인 소비와 나만의 가치를 중시하는 실속파를 가리키는 프라브족(Proud Realizers of Added Value; 부가가치를 자랑스럽게 실현하는 사람들)의 출현 역시 벼룩시장의 트렌드화에 한몫했어요. 예컨대 배낭여행이나 유학 등에서 외국 벼룩시장 문화를 접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아름다운가게 등 재활용 운동에 앞장서온 단체들이 지속적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를 강조하면서 벼룩시장의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에요.

 

 도시를 대표하는 해외의 벼룩시장들

 

 

외국에서는 유명 도시마다 벼룩시장이 활성화되어 도시를 대표하는 중요한 랜드마크이자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에요.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 <노팅힐>의 무대로 더욱 화제가 되었던 영국 런던의 ‘포토벨로 마켓’은 이른바 빈티지 쇼핑의 천국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요. 런던은 남이 쓰던 물건을 물려받아 다시 쓰는 빈티지 의상을 비롯해 가방과 구두 등의 소품과 액세서리를 이용해 개성 있는 스타일을 만들기로 유명한 곳이에요.

집이 좁아 필요 없는 물건은 즉각 파는 게 일상이 된 일본 역시 벼룩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어요. 하라주쿠와 다이칸야마 등 도쿄 내의 대표적인 거리에서 주말이면 벼룩시장이 열려요. 벼룩시장을 주도하는 이들 또한 대부분이 일반인들. 일본에서는 1950〜1970년대의 가구와 소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미드 센트리 던(mid-century modern)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어요.

파리의 센 강변을 따라 펼쳐져 있는 ‘부키니스트’는 유네스코 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유서가 깊어요. 중고 책을 사고파는 상설 벼룩시장인 이곳은 옛날 소르본느 대학생들이 자주 찾던 곳으로, 가끔 희귀본이 발견되어 횡재하는 사람도 있어요. 이외에도 ‘끌리낭 쿠르’는 1920년대에 형성된 파리의 남대문시장으로 현지인과 관광객에게 진귀한 물건을 선보이고 있으며, 빈티지 의상과 잡화를 파는 몽트뢰이유 광장의 노천시장, 규모는 작지만 품질 좋은 중고가구와 골동품을 살 수 있는 ‘방브’ 벼룩시장도 유명해요.

 

 새로운 문화 트랜드로 자리매김

 

우리나라의 벼룩시장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어요. 구청 등 각 지역 단체에 서 여는 벼룩시장 외에도 문화와 공연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이색 벼룩시장이 많아 가족과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어요. 현재 이색 벼룩시장은 대부분 서울에 몰려 있지만, 점차 지방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여요.

이제 벼룩시장은 재활용을 통한 합리적 소비의 장은 물론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어요 이러한 벼룩시장의 확산 속에서 우리는 단순히 시장의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로서 참여할 수 있어요. 묵은 장롱과 서랍을 열고 더 이상 쓰지 않는 잠든 물건들을 찾아보자. 이제라도 나눠 쓰고 돌려쓰고 바꿔 쓰는 문화에 동참해보길 권해요.

 

진화하고 있는 이색 벼룩시장 

● 나이트 플리마켓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근처에 위치한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매달 첫째 토요일 저녁 8시부터 12시 사이에 열리는 나이트 플리마켓은 물건을 사고파는 것을 넘어 각종 공연과 퍼포먼스, 바비큐와 술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 선데이 플리마켓 서울 청담동 한복판 학동사거리 하나은행 옆 데일리프로젝트 앞 중앙정원에서 매달 첫째·셋째 일요일 정오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열리는 선데이 플리마켓은 패션디자이너·뮤지션·아티스트·의상 디자인과 학생들이 판매자로 참여해 이색적인 제품을 선보인다. 디자이너 브랜드·빈티지 의류·직접 리폼한 제품 등 다양한 제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 노리마켓 사진작가와 디자이너 등 패션 전문가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하는 노리마켓 (Nori Market)에서는 연예인들의 소장품을 만날 수 있다. 매달 첫째 토요일 오후 2시부터 6시 사이에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땡큐베이비 쇼룸에서 진행된다.
● 요디스 바자 매달 마지막 토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서울 서래마을 ‘스퀘어가든’ 과 ‘서래 컨시어지’ 두 곳에서 열리는 요디스 바자(Yody’s Bazaar)에는 주로 아기용품이 많다. 매달 한 번 선착순 12명씩 판매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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