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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대에 오른 충녕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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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8. 9. 16:10

ㅣ육아일기ㅣ

충녕이가 수술을 받았다고 하네요. 어린 나이에 힘들었을 텐데, 매우 잘 이겨냈다고 해요. 어린아이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진주종성 중이염'. 충녕이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함께 살펴보기로 해요.







"충녕아, 너 왜 이러니? ㅠㅠ"

충녕이가 '진주종성 중이염' 진단을 받았어요. CT 촬영 때 수면제를 먹었는데, 일어나서는 두 걸음도 못 걷고 비틀대다 넘어지기를 반복하는 거에요. 너무 오래 자서 일부러 깨웠는데 그게 화근이었죠. (육아 선배인 동생이 말하길, 수면제를 먹으면 스스로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일부러 깨우면 수면제에 취해서 짜증을 내고, 토하기도 한다고 해요.) 진단받았을 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대학 병원에서 의사 면담을 하고 나서야 가벼운 병이 아니란 걸 알았어요. CT 촬영을 해봐야 알 수 있지만, 뿌리가 깊으면 귀 뒷부분을 절개해서 수술할 수도 있다고 하는 거에요. 선천적으로 발병한 경우 4~5세에 많이 발견되는데 자연적으로 없어지는 경우는 드물고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한 달 전엔 없었다고 반문했더니, 아이들은 성장호르몬 분비가 원활해서 금세 자란다고 하네요. 입원 절차를 밟고, 링거 바늘을 꽂아야 하는데, 간호사가 엄마가 보면 가슴 아프니까 밖에서 기다리라며 간호사실로 데리고 들어갔어요. 충녕이 울음소리가 병원 복도에 울려 퍼졌죠.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충녕이는 다리에 링거를 꽂고 나왔답니다. 통통한 팔에서 핏줄을 찾기 힘들었던 모양이에요. 그래도 밝은 성격이어서 금세 웃음을 찾을 수 있었죠.

수술 날 아침, 수술 대기실에서 의사가 마취제를 투약하더니, 눈을 뜨고 잠들 거라고 하셨어요. 10여 분이 지나자 충녕이는 정말 눈을 뜬 채로 축 늘어지더라고요. 내 손으로 눈을 감겨주는데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불치병도 아니고 수술하면 치료되는 병인 걸 아는데도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나 봐요. 수술은 잘됐지만, 수술을 마치고 나온 충녕이에게 나쁜 엄마가 되어야 했어요. 마취에 못 깨서 계속 잠들려 하는걸 윽박지르고 울려가며 깨웠고, 4시간 내내 '물~'을 외치는 아이를 외면해야 했답니다. 시간이 지나고 음식 섭취가 가능해지자마자 충녕이는 물을 4컵이나 연달아 마시고, 식신답게 밥도 반 그릇 이상 비우더라고요. 배불리 먹고 기분 좋게 잠든 얼굴을 보면서,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죠. '우리 엄마도 내가 아프면 이렇게 가슴 졸이며 키우셨겠지….'하는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답니다.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 엄마를 들었다 놨다 하는 아들과 병원에서 보내느라 고생했지만, 덕분에 부모님의 고마움도 알고 건강의 소중함도 다시 한 번 깨달았어요.

충녕아! 제발 건강하게 자라렴! 그리고 우리 내년 여름엔 네가 좋아하는 물놀이 맘껏 즐겨보자!



<다음 호에 '마지막 화. 쌍둥이는 나 혼자서 낳았나?' 편이 계속됩니다!>



 TIP. 진주종성 중이염



'진주종성 중이염'이란 만성 중이염의 한 종류로서, 피부 조직이 고막 안쪽으로 침입하여 중이 주변의 뼈나 조직을 파괴하고, 심각한 여러 합병증을 초래하기 쉬운 병이랍니다. 때로는 안면신경마비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고, 진주종이 뼈를 포함한 주위 조직을 파괴하며 진행되기 때문에 뇌까지 퍼질 수도 있어요. 아주 심할 때는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병이죠. 그런데 아쉽게도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한 뚜렷한 예방 수칙은 아직 나온 것이 없다고 하네요.

증세로는 처음에 통증을 비롯해 귀에서 악취가 나는 진물이 흐르고, 나중에는 점점 진주종이 커지면서 압박감이 생기고 청력이 떨어지게 되며, 어지럼증을 수반하게 돼요. 그러나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귀에서 고름이 나오거나 특별한 증상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발병할 수 있기 때문에, 자칫 진단이 늦지 않을 수 있도록 부모님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할 것 같네요. 선천성 진주종성 중이염의 경우 평균적으로 발견되는 나이가 4.5세, 1:3의 비율로 여자아이 보다는 남자아이가 발병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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