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24. 14:30
초등학교 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동창이 어느 날 크게 성공해서 동창회에 나타난다면 "많이 컸네.", "전에는 대단하지 않았는데 운 좋았네.", "내가 쟤보다 못한 게 뭐야? 세상 참 불공평하네." 하는 반응이 적지 않을 것이에요. 이해는 할 수 있답니다. 성경에서조차 앞서 나가는 사람은 자기가 태어난 땅에서 환영 받기 어렵다고 하지 않던가요. 사촌이 논을 살 때 배 아픈 게 인간의 슬픈 속성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런 반응은 투자의 세계에선 중대한 실수랍니다. 투자에 성공하는 사람은 자신의 실패를 반성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성공에서 배우기 때문이에요. 재테크에 성공하는 방법은 우리의 실수나 오해를 줄이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할 수 있어요.
이번에는 재테크에 대한 오해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고, 열정까지 식어버리는 경우를 막기 위한 이야기를 나눠보려 해요. 바로 투자를 실패하게 하는 재테크에 대한 오해와 실수들을 정리하고, 이런 오해를 불식시키고 실수를 줄여 제대로 투자하는 방법을 말이에요.
모든 실패의 원인은 '집착'
부자는 기억력이 좋을까요, 아니면 나쁠까요? 그들은 필요에 따라 조절할 수 있지만 대체로 잊어야 할 것을 잘 가리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보여요. 부자들은 이런 ‘잘 잊을 수 있는 능력’을 두 가지 경우에서 효과적으로 발휘한답니다. 사실상 회복하기 힘든 투자, 불필요한 계획이죠.
우리는 실패한 투자에 얼마나 집착할까요? 3년 전에 산 주식이 이미 반 토막이 났는데 매입한 가격만 생각하고 쥐고 있는 경우가 허다한 경우가 많아요. 2006년 부동산 경기 끝물에 집을 샀다가 8년 이상 재산세와 대출이자를 꼬박 꼬박 내면서 처분하지 못하고 고생하는 사람이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 도 있을 것으로 생각 돼요. 이렇듯 투자 기회를 놓치는 것도 집착하는 실수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이 주식이 5년 전에는 지금의 반값이었는데….'라든가 '예전에 이 집을 사려고 했을 때 가격이 지금보다 30%나 쌌는데….' 하는 생각들 때문에 매수 타이밍을 놓치는 것이죠.
투자하려는 주식이나 부동산이 지금의 시장상황에 비춰 저평가돼 있다면 사는 것이고, 고평가돼 있다면 포기하는 것이 원칙이랍니다. 과거에 매달리는 실수 때문에 항상 뒷북을 치고 싶지 않다면 말이에요.
때를 잘못 고르는 실수
미국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는 펀드를 운용하는 기간 동안에 3,000%에 가까운 경이적인 수익률을 냈답니다. 비결은 적절한 때에 투자했다가 적정 시기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었어요. 단순해 보이지만 이걸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이 별로 없답니다.
실제 린치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했던 사람이라면 모두 돈을 벌어야 하지만 절반 정도는 손실을 입었답니다. 소문만 듣고 린치의 펀드를 매입했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수익률이 부진하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네' 하는 생각을 하며 환매한 결과죠.
이처럼 증시가 급락할 때 주식을 파는 실수를 많이 하게 돼요. 공포 때문에 팔아야 할 때를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랍니다. 또 다른 실수는 현재 기준으로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에요. 이건 들어가야 할 때 를 잘못 판단하는 것으로, 이런 실수를 피하려면 매달 일정 금액을 펀드에 넣는 적립식 투자가 방법이라 할 수 있어요.
'언제나 원금은 돌려 받아야 한다'는 오해
돈을 불리는 목적의 투자를 하는 경우에는 원금은 지켜야 해요. 하지만 보험은 다르답니다. 보험의 목적은 이자를 불리는 것이 아니라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일부 보험 광고 중 보험료를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사례가 있는데요, 이른바 '만기 환급형'으로 가입하면 낸 돈을 고스란히 돌려받으면서 보장도 받으니 일석이조가 아니냐는 것이에요. 그런데 이런 조건으로 보험에 들면 보험료가 많이 오를 수밖에 없답니다.
보험은 가입형태에 따라 순수보장형과 만기환급형으로 나눠진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나중에 낸 돈을 돌려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만기환급형이 좋다고 생각하는데요, 10년 이상 보험료를 냈는데 질병이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고, 만기에 환급금도 돌려받지 못하면 손해인 것 같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이것은 명백히 오해랍니다. 만기환급형보다 순수보장형이 보험가입자에게 더 유리해요. 만기환급형이 순수보장형보다 더 많은 사업비를 떼기 때문이죠. 따라서 보장 기간이나 범위가 똑같다면 순수보장형을 선택한 후 만기환급형과의 차액을 은행에 넣어두는 것이 이익이랍니다.
또, 만기환급형은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가 높기 때문에 10년 이상 장기 투자가 어려워요. 보험료 부담이 커지면 해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면 보장도 받지 못하고 만기환급금도 크게 줄어들어요. 그러나 순수보장형은 보험료 부담이 적기 때문에 만기까지 유지할 확률도 높아요.
원금을 지키기 위해 리스크를 무조건 회피해야 한다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랍니다. 물려 받은 재산이 엄청나게 많아서 재산을 모두 은행 정기예금에 가만히 넣어두기만 해도 이자로 평생 살 수 있다면 좋지만, 이는 일반인으로서는 꿈도 못 꿀 일이랍니다. 따라서 리스크는 회피할 것이 아니라 '관리'하면서 살아야 해요.
'남편이 죽으면 국민연금을 못 받는다'는 오해
한창 떠돌았던 국민연금 괴담은 여전히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곤 하죠. 그 가운데 남편 사망 시 국민연금 지급이 전면 중단된다는 루머는 노후 대비의 중요한 축인 국민연금 가입률을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랍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루머는 큰 오해랍니다. 여기 평생 직장생활을 한 남편 A씨와 전업주부 B씨가 있어요. 이들은 남편 연금 200만 원, 아내 연금 50만 원을 받고 있었는데, 남편이 사망한다면 아내인 B씨는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답니다.
첫 번째는 B씨 자신이 받는 연금 50만 원을 포기하고 남편 앞으로 지급되던 200만 원의 60%를 받는 것이랍니다. 남편 사망으로 지급되는 기본연금의 60%에 해당하는 돈 120만 원을 유족연금이라고 불러요. B씨가 택할 수 있는 두 번째 방법은 자신이 받아온 연금 50만 원을 계속 받기로 하고 남편사망에 따른 유족연금(120만 원)의 20%를 추가로 받기로 하는 것이랍니다. 자신 앞으로 나오는 연금 50만 원에 24만 원을 더해 총 74만 원을 받는 셈이죠.
첫 번째 방법이 더 유리한 만큼 B씨는 120만 원을 받기로 할 것이에요. 하지만 남편이 살아 있을 때 부부가 함께 받던 돈 250만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연금 수령액이 감소하는 것이에요. 둘이 살다가 혼자 살게 돼 생활비가 줄어드는 점, 국민연금이 국민 전체의 노후 대비를 위한 것이지 일부 개인에게 목돈을 몰아주는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 구조랍니다.
유족연금은 20년 이상 가입자 사망 시 기본연금의 60%를 지급하고 10년 이상~20년 미만 가입자에게는 기본연금의 50%만 지급한답니다. 10년 미만 가입자 사망 시는 기본연금의 40%만 유족에게 돌아가죠. 남편 사망 시 아내는 자신이 받던 연금을 포기하고 유족연금(남편이 받던 연금의 40~60%)을 받기로 할 가능성이 높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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