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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시대 재테크법 2편] 젊은 부자는 왜 그렇게 많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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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5. 30. 10:00

주식시장에서 큰 돈을 벌어 빨리 은퇴하는 것. 이것만큼 강렬한 재테크의 동기는 없을 겁니다. 저 역시 1996년에 증권회사로 옮길 때, 이와 비슷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참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일단 저는 시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옮길 때에는 경기가 막 바닥을 찍고 회복되는 줄 알았는데, 1년 뒤에 외환위기가 닥쳐 주식시장이 붕괴되었으니까요. 명색이 이코노미스트라면서, 주식시장 예측은 완전 꽝이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출판시장과 언론에서는 끊임없이 주식투자로 성공한 갑부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왜 이렇게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은 것일까요? 저만 운이 없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행운의 별 아래 태어난 걸까요? 아니면 저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일까요?


저는 시장에 참여한 사람들이 많았기에 부자가 많이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저서 <블랙스완>으로 불후의 명성을 얻은 펀드매니저, 나심 탈렙은 다음과 같이 흥미로운 예를 들었습니다. 


'한 별난 재벌이 러시안 룰렛을 하면 1,000만 달러를 주겠다며 제안했다고 가정해보자. 러시안 룰렛은 6연발 권총에 총알을 한 발만 넣어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게임이다.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사건 하나가 실현되며, 각 사건의 발생 확률은 같다. 누군가 1,000만 달러를 벌게 되면 언론은 그를 찬양하고 칭송할 것이다. 대중도 겉으로 드러난 재산만 볼 뿐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하지만 가족, 친구, 이웃들이 러시안 룰렛의 (얼빠진) 승자를 역할 모델로 삼기라도 하면 어쩌겠는가?'


지혜롭고 사려깊은 사람이라면 그 속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러시안 룰렛을 하려면 어느 정도 생각과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게임을 계속한다면 결국 불행한 역사를 만나게 될 것이다. 만일 25세 청년이 1년에 한번씩 러시안 룰렛을 한다면, 그가 50회 생일을 맞이할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 하지만 이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서, 예컨대 25세 청년이 수 천명이나 된다면, 우리는 몇몇 생존자를 보게 될 것이다.'


정말 실력을 갖춘 사람도 일부 있겠지만, 청년갑부, 혹은 주식부자들의 대부분은 운 좋은 바보라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대중매체에 실리는 주식갑부들의 대부분은 또 다른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정말 부자가 맞는가?'라는 의문에 제대로 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로또 당첨된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주변사람들과의 연락을 끊는 것이라고 합니다. 로또에 당첨되는 순간 인생에서 아주 잠깐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친한 벗'으로 탈바꿈하면서 돈을 요구하기 때문이죠.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많은 부자들이 대중매체에 자신을 공개하지 않고, 은둔생활을 합니다. 


그런데 주식부자들은 왜 그렇게 대중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걸까요? 돈을 벌었으면 좋은 곳에 놀러 다니느라 정신 없이 바쁠 텐데, 대중을 대상으로 강연회도 열고, 자금을 끌어 모아서 운용도 해준다고 합니다. 이거 정말 믿어도 될까요? 제가 너무 의심이 많은 걸까요? 


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해 보시면,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를 금방 아실 수 있습니다. 주식투자로 성공한 적도 없는 사람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적도 있고, 더 나아가 운용경험도 없는 사람이 사설 자문사를 차려서 운용하다 큰 손실을 기록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소크라테스가 말했듯, 저는 '우리 자신을 아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얼마 전 논문집에서 아주 흥미로운 글 한편을 읽었습니다. 그 글의 제목은 '투자자별 순투자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정영우, 정현철(2014), “투자자별 순투자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재무관리 연구 31권 1호)'이었습니다. 여기서 '투자자'란 외국인, 기관, 개인 등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3대 매매 주체를 구분한 것입니다. '순투자'란 매수금액에서 매도금액을 뺀 것이니, 결국 기관이나 외국인, 그리고 개인투자자가 각 개별 종목에 대해 얼마나 순수하게 매집했는지를 측정한 것입니다.


논문의 제목을 다시 풀어 써보면 '개인이나 기관 그리고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이면 주가는 어떻게 되는가?'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 답은 아주 명확합니다. '개인의 주식 순매수만큼 확실한 주가 하락신호는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개인투자자의 순매수는 매도신호'라는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기관이나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각 증권사에서 작성하는 보고서도 열심히 공부할 것이며, 더 나아가 직접 기업을 방문해 경영 여건을 자세히 알아낼 수도 있죠. 


두 번째는 개인보다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 시스템이 더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기업들은 ‘주식을 매입한 후 30% 이상 하락하고, 더 나아가 종합주가지수(KOSPI)보다 20% 이상 부진할 때에는 기계적으로 매도한다’는 식으로 시스템이 짜여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한번 매입한 주식이 계속 빠지더라도, ‘원금에 대한 미련’ 때문에 마냥 보유함으로써 소위 비자발적인 장기투자자가 되는 일이 잦습니다. 결국 개미가 시장에서 큰 수익을 거두기 힘들며, 또 큰 수익을 거두었다 해도 그게 정말 능력 때문인지 아니면 '행운'의 결과인지를 구분하기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스스로의 능력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나면, 투자의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 부분을 보다 자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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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교보생명 보험1번지> 블로그에 2016년 7월 25일 업로드 된 포스팅으로, 블로거 채훈우진아빠님이 보내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일부 변경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 블로거 채훈우진아빠님은 1993년 12월부터 이코노미스트 일을 하고 있으며 <환율의 미래 / 에이지 21> <유쾌한 이코노미스트의 스마트한 경제공부/ 경제박스> 등의 저서를 출간한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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