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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학생 아시아 대장정, 탐방 3일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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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9. 7. 16:00

2018 대학생 아시아 대장정 탐방 3일차가 시작되었습니다. 어제는 호찌민 시내에서 베트남 식민 지배의 역사를 간직한 건축물들을 둘러봤는데요. 오늘은 베트남의 근현대사에 아픔으로 기록된 ‘베트남 전쟁’을 깊이 들여다봤습니다. 지금부터 3일차 탐방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메콩강 바람을 맞으며 껀저섬으로

78명의 대원은 이른 아침, 호찌민에서 50km 떨어진 껀저섬으로 향했습니다. 대규모 맹그로브 숲에 원숭이가 많이 살아 ‘원숭이섬’이라 불리는 껀저섬에 가려면, 버스로만 이동할 수 없어 중간에 배를 타야 했는데요. 덕분에 메콩강의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귀여운 원숭이들이 껀저섬에 도착한 저희를 반겼습니다. 마냥 귀여워 보이지만, 원숭이들은 관광객들의 짐을 훔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했어요. 원숭이들이 반짝거리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대원들은 모든 장신구를 빼고 입장했습니다. 


껀저섬이 간직한 슬픈 비밀은?

껀저섬에서는 귀여운 원숭이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식물과 맹그로브 나무가 우거진 숲도 볼 수 있었는데요. 지금은 평화롭게만 보이는 이 섬은 사실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바로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콩과 미군이 치열하게 대치했던 전투지역이었던 것이죠. 베트남전의 대부분은 게릴라전 중심이었고, 베트콩들과 미군은 이 껀저섬에서 치열하게 싸웠는데요. 베트콩이 어디에 숨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당시 미군은 맹그로브 숲을 없애기 위해 고엽제를 살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대원들은 잠시 앉아 격렬했던 베트남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전쟁 당시 한국은 상당히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월남 파병을 통해 돈을 벌었고, 그것이 현재 한국 경제 발전의 계기가 되기도 했죠. 우리와 관련이 없었던 베트남 전쟁에 참여한 것에 대해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며, 대장정 대원들 역시 많이 고민을 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실제 역사의 현장인 껀저섬 안에서, 주변을 울창하게 메운 맹그로브 숲을 바라보며 설명을 들으니 당시 상황이 더 절절하게 다가왔습니다. 


전쟁 박물관, 상처를 들여다 보다

오후에는 전쟁 박물관으로 이동해 전쟁 당시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봤습니다. 박물관이 위치한 곳은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 정보사령부가 위치해 있던 곳으로, 박물관에는 미군이 전쟁 당시 사용한 고엽제로 인한 피해자들의 사진, 전쟁으로 인한 여러 상흔을 살필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낯설지 않은 이슈인 고엽제 후유증은 유전되어 자손까지 피해가 대물림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요. 식물의 대사를 억제해 말라 죽게 하는 제초제인 고엽제는 몇 시간 만에 잎이 타들어갈 만큼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그 후유증도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동시에, 전쟁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함을 강하게 느끼는 순간이었어요. 통일을 위한 전쟁이자 외세와 대치한 전쟁인 베트남 전쟁의 현장을 떠나 다시 호찌민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78명의 대원들은 아마 한국의 비슷한 역사를 되돌아봤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베트남의 현재, 도이 머이

호찌민 시내에 도착한 뒤, 버스를 타고 호찌민 시내 곳곳을 돌아보며 도이 머이 정책으로 개혁개방에 성공한 베트남의 다양한 발전상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도이 머이(Đổi mới)’는 베트남어로 ‘쇄신’을 뜻하는 말인데요. 베트남의 개방/개혁 정책을 일컫습니다. 아픈 전쟁을 딛고 세계 속으로 나아가는 베트남의 ‘도이 머이’를 눈으로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탐방 3일차 소감 한마디!

“전쟁 박물관에 들어서기 전에 베트남 전쟁으로 희생된 이들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는 설명을 듣고 많이 긴장했는데요. 천천히 박물관을 둘러보며 전쟁 피해자들의 모습 앞에 숙연해지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베트남 전쟁에 참여한 동시에 비슷한 전쟁을 치른 아픔을 가진 입장이라 복잡한 기분이 들었어요. 오늘 탐방을 통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제 마음을 울린 것 같습니다. 아픔을 딛고 미래로 나아가는 베트남의 현재 모습에 많은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 양영은 대원(우석대학교)


아픈 역사의 현장에서 베트남의 근현대사를 돌아본 오늘은 슬프고 먹먹한 마음이 많이 들었는데요. 내일은 또 다른 정서를 가진 베트남을 만날 수 있겠죠? 저는 4일차 탐방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지금까지 가꿈사 프론티어 13기 추상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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